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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심력

박종국에세이/박종국칼럼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4. 5. 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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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심력



박종국

 


폐문즉시심산(閉門則是深山)이요, 독서수처정토(讀書隨處淨土).
문을 잠그면 깊은 산속이요,
책을 읽으면 어디나 정토와 같다.

서중유지보(書中有至寶),
서중유지락(書中有至樂)이다.
책 속에는 지극한 보배가 담겼고,
지극한 즐거움에 이른다.

사람이 책을 만들고, 책이 사람을 만들고,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운명을 변화시킨다. 그만큼 책과 만남은 소중하고, 책 속에 담긴 울림은 영원하다.
로마는 망했지만, 키케로의 명저는 남았다. 신라는 무너졌지만, 원효의 저술은 찬연히 빛난다. 노나라는 멸망했지만 논어는 일월처럼 변함없다.

사상이 영속한 게 책이다. 사람도, 정권도, 나라도, 주의 주장에 따라 사라진다. 그렇지만, 위대한 정신적 보고인 책은 영구불변의 가치로 남는다.
책을 통하면 정신적인 고고한 만남을 다 경험한다. 맹자를 만나고, 노자를 만나고, 플라톤을 만나며, 율곡을 만나고, 괴테를 만난다.
책 속에는 지식의 향연과 진리의 빛과 지혜의 진미와 계시의 광명과 영감의 힘과 신념의 메시지가 담겼다.
이렇듯 책을 통하면 모든 게 가능하다.

인생은 짧다. 독서할 시간이 무제한으로 주어진 게 아니다. 시간을 헛되이 하는 일처럼 어리석음은 또 없다.
독서는 정신을 목욕시키는 일이요, 영혼을 세탁하는 일이며, 생명을 정화하고, 혼탁과 경쟁과 사욕을 바로 잡아준다.
또한 독서는 거친 세상 속에서 쉽게 오염되고, 병들고, 부패하고, 때 묻고, 지쳐버리고, 좌절하는 우리의 심신을 건강하게 한다.

 


독서는 정신의 강장제요, 마음의 진정제요, 생활의 청량제다. 인간의 행동 중에서 좋은 책을 읽는 일만큼 생산적인 행동이 없고, 명저를 읽는 시간만큼 창조적인 일이 없다.
그러나 독서가 좋다고 해서 아무 책이나 마구잡이로 읽어서는 안 된다. 친구를 사귀듯이, 맛난 음식을 대하듯이 가려 읽어야 한다.
독서야말로 지혜로운 선택이 필요하다. 악서는 우리의 정신을 타락시키나, 양서는 우리의 마음을 심화시켜준다.

편식이 몸에 해롭듯이 편독은 우리의 정신을 병들게 한다. 몸에게 종합영양소가 필요하듯 우리의 정신도 다방면의 영양분을 공급받아야 한다.
그러므로 마음을 건강하게 하려면 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없는 책 읽기가 좋다. 철학, 문학, 종교, 과학, 예술, 교육을 비롯하여 정치경제, 사회문화나 취미 등 폭넓은 독서를 하여야 한다.
심오한 정신세계를 살찌게 하려면 반드시 수백 년 수천 년의 풍상을 이겨낸 고전을 읽어야 한다.

고전은 영원한 생명력을 지녔다. 바로 독서 심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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