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치꼬치 물으면 역효과, 이야기 많이 들어주어야
첫 아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설렘과 걱정이 많을 새내기 학부모들을 위한 교실이 열리고 있다.
참교육학부모회 경남지부는 지난 13일 진해 지역을 시작으로 각 지역 지회별로 새내기학부모교실을 열고 현직 초등 교사를 모시고 예비초등학생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을 일러주고 있다.
또한 헌내기 학부모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내기 학부모의 역할에 대한 강의와 질의 응답 시간을 가지고 있다.
지난 13일 참교육학부모회 마창진지회가 진해 여성의 전화 교육실에서 가진 첫 새내기학부모교실 현장을 다녀왔다.
이날 첫 강좌에서는 박시동(창원 봉림초) 교사가 ‘우리 아이 학교 가요, 무엇을 어떻게 하죠’라는 주제로, 이어 정혜란(가정법률상담소장) 마창진지회장이 ‘새내기 학부모 되기’를 주제로 강의와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집에 오면 편하게 들어줘야
새내기 초등학생 시기는 부모로서 자녀를 보듬어 주고 위로해 주고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학교라는 새로운 환경이 처음에는 설렘으로 다가오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남들로부터 소외감을 느낄 수 있고 내가 남보다 참 못하다는 느낌을 스스로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와의 관계 맺기로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것도 일방적 대화보다는 많이 들어주고 격려해주는 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학교를 다녀온 아이에게 관심을 나타내는 것이 중요한데 대개 ‘알림장’을 본다든가 질문공세부터 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선생님의 말씀, 친구의 태도 등 모든 것이 궁금해 꼬치꼬치 묻는다면 아이가 괴로워하는 수도 많다.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으므로 아이의 관심 분야에 귀 기울여 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아이 말만 듣고 모든 걸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것. 아이들은 일어나는 상황을 자신이 재해석해서 자기에게 맞게 설명하므로 주의해서 들어야 한다고.
학습지와 학원 선택은 조심스런 일이어야 한다고 한다. 학부모라면 내 아이가 학습면에서 월등하기를 바라겠지만 아이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이 생길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
초등학교 시절엔 학습능력보다는 바른 태도나 적절한 운동능력, 창의력 등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학부모는 교육의 한 주체다
학교 교육의 주체는 누굴까. 이에 한 학부모는 ‘교장 선생님’이라는 대답으로 좌중을 한바탕 웃음으로 이끌었지만 뼈 있는 대답이었다는 것에 또한 공감했다.
학교에서 교장선생님의 권한이 그만큼 중요하고 또한 막강하다는 현실을 대변한 것이리라.
정혜란 지회장은 새내기 학부모가 되면 무엇보다 학교를 제대로 이해하고 학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부모의 학교 참여 방법은 다양한데 특히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 운영위원으로의 참여와 학부모회의 회원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밖에 학교도서실 봉사, 학교급식운영참여활동, 교복공동구매, 명예교사 활동, 교통안전봉사, 상담자원봉사 등 다양한 참여활동을 펼칠 수 있다.
특히 학부모가 되면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게 되는데 학교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참여하는 것은 많은 상처를 입을 수 있다고 한다.
아이에게는 교사와 학부모가 머리를 맞대고 학교 운영을 논의할 때 최고의 교육적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것.
하지만 학부모가 학교에 참여하면 어떤 이익이 오겠지 하는 기대를 갖고 활동하는 학부모들이 있는데 멀리 내다보면 아이에게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고 전체 교육 환경을 흐리게 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담임교사와의 만남이 내 아이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눈도장’을 찍는 통과의례로서가 아니라 아이의 건강문제, 가정생활, 고민, 아이의 학교생활을 함께 이야기해 아이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혜란 지회장은 “학부모가 각종 학교 행사의 들러리나 물주의 역할을 벗어나 학부모의 건강한 역할을 할 때 우리 교육의 미래는 밝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기 기자>
멋진 그림 (0) | 2004.02.17 |
---|---|
새내기 학부모가 해야할 일 (0) | 2004.02.17 |
시간을 정복한 사람 (0) | 2004.02.16 |
그게 사랑인거야/공지영 (0) | 2004.02.15 |
용기와 두려움 (0) | 2004.0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