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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으로 끝내주는 순대국밥

한국작가회의/[문학회스냅]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5. 12. 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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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으로 만드는 순대국밥, 국물이 끝내줘요
[맛난 이야기] 냉장고 뒤져 만드는 순대국밥
텍스트만보기   위창남(cfhit) 기자   
'순대'라고 하면 전에 동료들과 자주 갔던 서울 신림동 순대골목이 생각납니다. 그곳에는 특별한 재미가 있었는데요, 순대 먹으러 오는 청춘남녀들을 아주머니가 합석시켜서 소개팅 비슷하게 만들어 주기도 했어요. 그래서인지 순대보다도 그걸 노리고 오는 친구들도 은근히 많았습니다.

ⓒ 위창남
전 순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예외라면 순대국밥은 먹는다는 거죠. 부모님이 시골에서 올라오시면 강남고속버스터미널로 마중을 가는데, 거기서 꼭 하는 일이 있어요. 바로 그곳에 있는 순대국밥집에 들른다는 겁니다. 특이하게도 강남고속버스터미널만 가면 꼭 순대국밥 한 그릇 먹고 와야지만 후회가 남지 않아요.

순대국밥은 다 비슷할 거 같지만 집집마다 다르더군요. 어떤 집은 깔끔한 맛이 특징인가 하면 또 어떤 집은 걸쭉한 국물이 괜찮기도 합니다. 우리가 집에서 다른 음식은 만들어 먹어도 순대국밥은 잘 만들지 않습니다. 순대를 만드는 게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아주 간편하게 순대국밥을 만들 수 있습니다.

순대국밥은 고소한 들깨와 파, 순대가 어우러져 씹는 맛은 물론이고 양념장이 들어간 얼큰하고 진한 국물이 속을 확 풀어주기도 합니다. 뭐,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국에 말아 먹지 않아야 한다지만 그래도 뜨끈한 국밥의 유혹은 떨치기가 힘듭니다.

▲ 천원어치 순대
ⓒ 위창남
그럼 집에서 간단하게 순대국밥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먼저 순대가 있어야겠죠. 순대는 동네 시장에 가면 많이 팝니다. 천 원어치를 달라고 했더니 이만큼 주더군요. 간도 좀 줬으면 했지만 기껏 천 원어치 사면서 그런 말을 꺼내기가 미안해서 그냥 들고 왔습니다.

▲ 순대국밥 재료
ⓒ 위창남
순대국밥 재료로는 풋고추, 다시 국물을 만들 때 쓰는 뒤포리(말린 밴댕이), 콩나물, 대파, 당근, 다진마늘 그리고 달걀입니다. 순대만 빼놓고 다 냉장고에 있는 것이죠. 순대는 특유의 냄새가 있어요. 그래서 냄새 때문에 먹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냄새를 제거하려면 끓는 물에 된장을 조금 풀고 순대를 넣고 끓이면 냄새가 많이 없어집니다.

먼저 뒤포리로 육수를 만들어야 하는데 없으면 국멸치를 쓰셔도 됩니다. 다시물이 끓으면 씻은 콩나물 한 줌을 넣고 푹 끓여 줍니다. 다음 된장물에 끓인 순대와 풋고추 2개, 당근을 넣고 한소끔 더 끓여 줍니다. 당근은 음식에 색이 예쁘라고 넣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넣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 달걀 푼 것을 넣어준다
ⓒ 위창남
국물이 끓어 오르면 대파를 송송 썰어 넣어 주시고 그릇에 달걀을 깨트려 저어줍니다. 그걸 끓고 있는 순대국에 천천히 조금씩 붓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절대 저으면 안됩니다. 저으면 국물이 뿌옇게 되거든요.

조금 있으면 순대와 달걀로 인해 부유물이 조금 뜨는데 숟가락으로 몇 번 걷어내 주면 됩니다. 새우젓과 들깨가 있으면 환상이겠지만 없다면 그냥 깨소금으로 간을 맞추셔도 됩니다. 후추를 마지막으로 넣고 그릇에 담아 내오면 맛난 순대국이 완성됩니다. 양념장이 없으면 고춧가루를 넣으면 되고 여기에 밥을 말면 천 원으로 만들었다고는 믿기 힘든 맛난 순대국밥이 됩니다.

▲ 순대국밥이 완성
ⓒ 위창남
순대국밥 잘하는 집에 가서 한 그릇 잘 드시고 오셔도 좋지만 이렇듯 집에서 간편하게 만들어 드셔도 좋습니다. 천 원으로 만들었다고 궁상떤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있는 재료로 만드는 나만의 요리로 활용하세요. 지금 냉장고를 뒤져 보세요. 숨어 있는 요리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릴 겁니다.
2005-12-02 15:46
ⓒ 2005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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