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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부산일보>에 만평을 연재하고 있는 손문상이 그린 '보금자리'라는 만화는 충격적이다. 화장실에서 식사를 한다는 설정이 다소 과장됐을 수는 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가 실제 생활에서 겪는 참담함은 이보다 나을 것이 없다는 주장도 없지 않다. 통근버스 승차를 거부당하고, 같은 일을 하면서도 정규직보다 훨씬 적은 임금을 받고, 심지어 산재로 사망했을 경우에도 위로금에서 차별을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 손문상은 이들의 일상을 좇아가며 양극화 시대의 그늘을 비판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하고 출판사 창작과비평사가 펴낸 인권만화책 <사이시옷>은 우리의 일상 속에 뿌리깊게 자리한 갖가지 형태의 차별을 보여줌으로써 혹, 우리가 입으로만 평등을 외치고 있는 것이 아닌지를 돌아보게 한다. 아픈 성찰의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 장애인, 비혼모... 사각지대에 서 있는 그들 손문상이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이야기하고 있다면, 영화주간지 <씨네21>에 만화를 연재하는 정훈이가 비판의 메스를 들이댄 분야는 학력과 직업에 대한 차별이다. 그의 작품 '해리포터와 호구왔다 마법학교'는 일류대 만능, 고시패스 만능의 세태를 꼬집으며, 학생들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생의 조건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자고 권한다. <천하무적 홍대리>로 독자들에게 친숙한 홍윤표는 남녀차별법, 출신지역차별법 등의 해괴한 법률이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여지는 서기 2106년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비록, 만화적 상상력이지만 남자와 여자, 도시와 시골, 예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차별하는 것이 법제화된 미래사회는 사람을 질리게 한다.
이번 책에 필자로 참여한 정훈이는 '작가의 말'을 통해 "입시현장으로 내몰리는 학생들의 인권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자는 뜻"에서 만화를 그렸다고 한다. 어린 초등학생까지 '경쟁의 정글'로 편입돼 밤 10시가 넘도록 이런저런 학원에 기계처럼 출석해야 하는 상황을 보며 그들에게도 인권이 있음을 말해주고 싶었으리라.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는 물론, 정부와 언론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는 취재후기를 들려준 손문상은 인권만화책 <사이시옷>이 비정규직을 포함한 소외받고 홀대받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켜 주길 소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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