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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본죽'

요리조리쿡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6. 3. 1.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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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가 마비될 만큼 '죽'만 쑤었습니다"
[인터뷰]프랜차이즈 '본죽' 개발자이자 사장, 최복이 시인
텍스트만보기   김현자(ananhj) 기자   
"책만 읽고 '본죽'에 관심을 두면서 부인이 남편을 참 잘 만났다는 생각을 하였고, 같은 여자로서 참 부러웠는데 와서 보니까 그게 아니네요. 제 생각과는 반대로 남편이 아내를 참 잘 만났고, 이런 부인을 둔 남편은 행운일 거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최복이 사장님, 만나보니 참 대단해요. '나보다 나이 어린 사람이 이렇게 당차고 아름답게 사는데 그간 나는 뭐했는가. 한 가정에 여자의 힘이 정말 중요하구나' 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답니다." - 교육생

ⓒ 김현자
느닷없는 방문에도 최대한 시간을 내주고, 약속이 있어서 먼저 일어나는 최복이 사장에게 "흉 좀 보겠습니다"라고 하니 "많이 보셔도 됩니다"라며 서슴없이 웃는다.

그녀가 떠난 후 한참 동안 세 명의 교육생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삼일 동안 죽 만드는 법부터 신선한 재료 구입까지 비법을 교육받고 며칠 후면 체인점의 당당한 주인이 될 사람들이었다. 교육 첫 날인 오늘 오전 내내 가르쳐 주는 대로 죽을 쒀 보았는데, 그야말로 '대충대충 적당히'도, '어림짐작'도 절대로 없다고 한다.

"땅콩 반쪽, 참기름 아주 쪼금이라도, 덜 들어가고 더 들어가고까지 기가 막히게 알아낸다는 데요. 뿐만인가요. 국산을 쓰는지, 수입산을 쓰는지, 싼 것을 쓰는지 최상품을 쓰는지 까지 맛만으로도 알아낼 정도라네요.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서 귀신으로 통한다잖아요." -교육생

그녀는 천성적으로 태어나기를 우리와는 다른 혀의 감각인가 싶었다.

"음식을 무척 잘했던 것도 아니고, 그냥 집에서 아이들 먹을 것 해 먹이는 정도였습니다. 죽 장사를 한다고 하니까 친정어머니는 울면서까지 말렸습니다. 종가집 며느리인 어머니 음식 깊이가 오죽했겠어요. 어머니의 음식은, 전통적인 맛과 절도가 배어있는 음식이었지요. 이런 어머니이니 그야말로 '죽'은 시장에서 한번 맛있게 사먹는 음식이거나, 환자의 음식이었을 뿐이지요. 우리 속담에 "죽 쒀서 개준다"는 말도 있잖아요. 사업을 하다가 부도까지 갔었고, 그로 인해 우울증으로 입원까지 했음에도 죽 장사를 하겠다고 고집을 꺾지 않으니 울면서 말리실 법도 하지 않겠어요?

처음에 죽을 개발한다고 수도 없이 쑤면서 일년 가까이 식구들이 죽만 먹고 살다시피 했습니다. 처음 6, 7개월, 그 이후 4개월 동안 눈만 뜨면 죽을 쑤고, 하루에도 셀 수도 없을 만큼 맛을 보다 보니 나중에는 혀에 마비가 오더라고요. 혀가 맛은커녕 아무런 감각도 느끼지 못하는 지경이 되고 말았습니다. 한참 후에 결국 혀의 감각을 찾았을 때는 땅콩 한쪽까지 소홀히 다루면 안 된다는 음식에 대한 철칙으로 다시 살아나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우연히 '본죽'의 이야기를 담은 <꿈꾸는 죽 장수>란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읽기 전까지 '본죽'은 나에게 넉넉한 자본을 바탕으로 비교적 안정 있게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배부른 프랜차이즈에 불과하였고, 이런 편견이 있는지라 매체를 통하여 소개되는 이들의 성공사례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마침 불황 속에 장사가 안 되어서 심란하던 중에 이 책을 우연히 접하였는데 책을 통하여 어정쩡한 나의 현재를 어떤 식으로든 가닥 잡아 보는 계기가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다.

"사람들은 본죽을 얘기할 때 김철호를 말하지만, 내가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의 윗 부분이라면, 정작 그 배를 떠 있게 만드는 바다 속의 가라앉은 부분은 바로 당신이야" - 꿈꾸는 죽 장수에서

절망은 받아들여야만 하는 절대적인 운명이 아니라, 의지에 따라 스스로 선택하는 것 아닐까? 그 무엇보다도, 강한 그녀를 통하여 어정쩡한 제자리 걸음인 나의 가능성을 다지고 싶었다.

ⓒ 김현자
"…부도가 나고 하루 아침에 주저앉게 되었는데 남편은 아침에 나가 밤에 들어오면 되지만, 저는 눈만 뜨면 셀 수도 없이 빚 독촉 전화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정말 죽고 싶고 도망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그런데 도망갈 수도 없었고 아플 수도 없었습니다. 시부님과 함께 살고 있었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려면 참고 견디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아파도 아프면 안 되는 며느리, 엄마였습니다. 속으로는 무너져도 꼭 해야 하는 도리나 역할이 있었고, 계속되니까 나중에는 제 스스로도 아무런 의지가 없더라고요. 의지가 없다는 것마저도 의식이 없을 만큼…."

담담하게 말하던 그녀의 눈자위가 붉어지고 언뜻 눈물이 보였다. 그녀에게 살아오는 동안 제일 아픈 시절임에는 틀림없었다.

"저도 남들이 보기에 절망이라고 생각하는 여러 차례의 고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만나고 싶었습니다. 절망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다시 일어서면서 자신에게는 더 모질어지고 남에게는 그만큼 더 관대해지고… 남의 불행 앞에 내 스스로도 주체하지 못하는 눈물은 어쩔 수 없고, 누군가의 아픔 앞에 말 한 마디 보태 위로해주어야 하는데 그 말 한 마디로 섣불리 위로가 되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할까요? 백 마디 말보다 만원 한 장이 더 절실하던 때가 제게도 있었거든요. 그렇지 않나요?"(필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었다. 목 메임이 있는 것이 분명하였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하는 순간 캄캄했고 아득하였습니다. 살아갈 자신도 힘도 아득하였으며, 보이지 않는 어떤 막연한 대상에 대한 원망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모질고 힘든 때를 이겨내고 보니 오히려 제게 고난은 축복이자 행운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부도나기 전에는 제 앞의 것에만 연연하고 제 것이 남에게 갈까봐 꼭 끌어 쥐고 전전긍긍했지요. 그런데 어려움에 처하고 보니 이런 제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비로소 보였고, 다른 사람들의 아픔이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제게 가장 힘든 시기였지만 제가 가장 많이 클 수 있는 때였고, 저를 위한 하나님의 배려였습니다."

ⓒ 김현자
다른 사람의 아픔을 헤아린다는 것…. 오늘날 본죽의 본점인 대학로 점의 사장은 최복이 그녀다. 본죽의 모든 것이 시작된 곳이며, 본죽의 모든 맛과 기술을 만들어 낸 그녀이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를 두었다고 한다. 그래서 대학로 점과 계동 점에서 나오는 수익금으로는 대학로 노숙자 200명(5시)과 천안의 노숙자 200명(12시~1시)에게 밥을 제공한다고 한다. 또한 나아가 앞으로 더 많은 사회사업에 삶의 가치와 보람을 두고 싶다고 한다.

워낙 당차고 의지가 확고해 보여서, 아이들 교육에는 어떤가 싶어 물어보니 과외 한번 시키지도 않았는데 이번에 대학(이화여대 언론영상학과)에 합격했다면서 대견스럽다며 뿌듯해 한다. 물론 앞으로도 다른 아이들 역시 특별한 과외는 계획에 두고 있지 않다고 한다. 일단 아이가 스스로 공부를 해낼 수 있다고 믿고 맡겨 보고 싶다고. 큰 아이에게도 그랬더니 당당히 합격했다고 한다. 이들 가족에게는 사랑과 믿음이 참 견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부가 바쁘지만 매일 메일을 주고받는다고 한다.

위기는 사람을 크고 깊어지게 한다. 옳다. 그런데 간혹 사람에게 상처 받았으니 사람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사는 사람도 있고, 물질적인 것을 모두 잃었으니 재산을 모으는 것에 삶을 걸고 물질의 노예가 되어 사는 사람들이 있는데 결코 옳지 않다. 나 역시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 절망이라고 생각할 만큼의 고비를 여러 차례 겪고 보니 많이 잃어 본 만큼 물질에 애착이 없어진다. 또한 다른 사람에게는 관대해지고, 그 대신 자신에게는 더 모질어지는데 이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본죽 최복이, 내가 그녀를 만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본죽의 화려한 성공이 아니었다. 한 남자의 아내로서 아이들의 엄마로서 강하고 아름다운 그녀가 보고 싶었고, 불황에 이렇게 해보아도, 저렇게 해보아도 적자만 되풀이 하면서 흔들리고 있는 내 스스로의 힘과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시인 최복이는 누구?

ⓒ한솜/김현자

"나는 법을 잊어버린 새 같습니다. 자라기를 멈춘 나무처럼 그렇게 서있습니다. 삶의 지도를 생각합니다. 어디를 지나 또 어디로 갈 것인지, 삶이란 결국 무인도처럼 잠시 스쳐 지나가는 것은 아닐지, 스친 것조차 모르고 그냥 지나치는 것은 아닐지…. 시간의 가벼움에 더는 아파하지 않겠습니다. 많은 사람들 속에 늘 분주했지만, 고통 속을 헤매 일 땐 모두 저만치 등을 돌리고 있었습니다. 서운해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고통은 자기완성으로 가는 필수조건이므로.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가슴이 무너져도 잠잠히 끝나지 않은 길을 갈 것입니다. 가슴 바닥에 흥건히 고인 물기를 닦으며 수척해진 영혼을 달랩니다. 그래도 미소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아직 사랑해야할 일이 남은 까닭입니다."-고독한 날의 사색
※기사에 적합하도록 임의대로 붙여 쓰거나 문장 부호(. ,)를 덧붙였습니다.

본죽 김철호 사장의 부인으로 오늘의 본죽이 있기까지 일등공신이라는 것만으로 알고 있었는데 뜻밖의 이야기를 접했다. 만남의 의미를 실어 시집 한 권을 선물하고 싶다고 제의를 해왔는데 받고 보니 자신의 시집이었다. 앞서서 동시집 <미루나무 길>을 냈으며, 3월 중에 두 번째 시집 <사랑의 묘약>이 나올 예정이라고.

시집 <고독한 날의 사색>에는 오늘의 자신이 있기까지의 최근 몇 년 간의 고통에서 오는 자기성찰이 느껴지는 글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한솜 2005.6. 값은 6000원)

충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였으며, 1994년에 문학평론,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하였으며 성균관대 국어 국문학 석박사 학위 과정을 준비 중에 있다고 한다. / 김현자

절망은 운명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는 것
김철호의 <꿈꾸는 죽장수>를 읽고
텍스트만보기   김현자(ananhj) 기자   
인생에는 참고 버텨내야 할 시기가 있다

▲ 혼을 담은 죽, 본죽 이야기 <꿈꾸는 죽장수>
ⓒ 거름
'꿈꾸는 죽 장수? 꿈꾸는 죽장수라... 어떤 내용일까?'

다른 책을 읽다가 궁금한 마음에 잠시 훑어나 보자고 펼쳐 들었다가 손에서 놓지 못하고 다 읽고 나니 새벽 3시 20여분이다. 나도 모르게 3시간 동안 정신없이 빠져 들었다. 책을 모두 읽고 나서도 쉽게 잠들지 못했다. 이 책의 무엇이 나를 꼼짝 못하고 책에 빠져들게 했을까?

"... 하지만 나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희망을 믿지 않으면 그것은 영원히 멀어지지만, 희망을 믿고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기회가 찾아온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나는 포기하지 않은 소망과 꿈은 결국에는 이뤄진다는 것을 좀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침체되어있거나 안타깝게도 절망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나의 경험담이 누구에게도 가능한 희망으로 비춰졌으면 하는 욕심도 내어 본다."
- 책 속에서


때로는 눈시울까지 붉어지면서 한참 동안 읽었다. 힘들고 모진 세월을 살아 내고 있는 나에게 이만한 위안이 없었다. 지금 비록 힘들지만 내가 희망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들, 스스로 자신을 버리는 순간 절망이란 시작된다는 것, 내가 희망을 버리지 않는 한 결국 언젠가는 삶의 꽃이 활짝 피어 나리라는 것을 저자가 고스란히 보여 주고 있었다. 지금 참아내고 걸어가는 것이 옳은 길이라고 강하게 믿고 있었지만 모르는 사이에 자꾸 주눅 들고 있던 나의 희망이었다.

지난해 느닷없는 화재로 전소하고 어떻게 살아내고 있는 그간이던가? 나는 위안을 받고 싶었는지도 모르겠고 그 위안을 이 책에서 찾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읽는 동안 몇 번이나 눈시울이 붉어지곤 했다. 한밤중에 몇 시간 동안 정신 없이 빠져 들었던 것은 내가 올바르다고 믿고 있는 것을 저자를 통해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인생에는 참고 버텨내야 할 시기가 분명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며칠 전에 이렇게 만났다.

절망은 운명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다

<꿈꾸는 죽 장수>는 '본죽' 김철호 사장의 성공 스토리다. 무엇이 오늘의 본죽을 가능하게 하는가?

지금 비록 웃고 있지만 저자는 7년 전에 그야말로 잘나가던 목욕용품업체 우신을 정리해야만 하는 절망에 처했다. 주변 사람들은 명의 변경을 해서라도 훗날을 도모하라고 했지만 스스로 나서서 채권을 정리하며 채권단으로부터 "자금을 대줄 테니 다시 시작해 보면 어떠냐?"는 제안까지 받았다고 한다. 아이들 적금까지 털어 모두 정리하고 저자에게 남은 것은 채권단이 딱하다며 준 봉고차 한 대가 전부였다.

그렇지만 그대로 무너질 순 없었다. 재기를 꿈꾸며 요리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공사판에서 벽돌이라도 져날라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만 하는 가장이, 수강비조차 없는 처참한 신세로 요리학원을 다니겠다니 주위 사람들이 욕할 법도 했다. 주위 사람들이 보기에는 무책임한 가장이었다. 가장 대신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던 아내가 쓰러지면서 저자는 생계를 위하여 호떡 장사를 했다. 그것도 양복 입은 호떡 장사였다.

양복을 입은 호떡 장사? 스스로에 대한 존중이었다. 언젠가는 반드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자신에 대한 독려였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찾아 든 고난이었지만 스스로 절망을 선택하지 않았다. 선택했다면 희망이었다.

친구의 도움으로 음식 장사를 하려는 사람들의 창업컨설팅 회사를 시작했지만 결국 놓아야 하는 어려움이 다시 찾아 들었다. 그리고 남의 창업만 리모델링해 주던 부부가 창업을 하겠다고 하자 많은 사람들이 반가워했다. 그러나 이들 부부가 하겠다는 것은 다름 아닌 '죽'이었다. 3년 전, 당시만 해도 시중의 죽집들은 명색만 겨우 유지하고 있는 정도였다. 그런데 이들이 하필 죽집을 하겠다며 얼마 되지 않는 돈을 무모하게 걸고 있었다.

이뿐이랴. 보증금이 모자라 이들 부부가 선택할 수밖에 없던 점포는 '죽집'으로는 부적합한 이층이었다. 그것도 2년 사이에 4명이나 망해서 나간 점포를, 돈이 모자라 보증금을 깎고 월세를 올려 간신히 계약했다. 돈에 궁한 부부는 죽이라는 고전적인 이미지와는 동떨어진 고급 카페 분위기의 인테리어 공사를 했다. 정말 어이없는 사람들이었다. 이제나 저제나 다시 망해 나갈까? 주변 사람들은 수군거렸다. 이렇게 시작한 것이 바로 본죽이었다.

그런데 3년 만에 '본죽'은 많은 사람들이 주목 받는 고급 브랜드 죽의 대명사가 됐다. 아울러 가맹점 모집 광고 한 번 없이 스스로 찾아든 사람들에 의해 창업 3년 만에 470개의 가맹점이 생겼으며, 이들이 하루 4만 7천 그릇을 팔고 연간 1천 6백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7년 전에 아이들 적금까지 털어야 했고 먹고 살기 위해 호떡 장사를 했던 이들에게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혹자들은 본죽을 홍보하는 책쯤으로만 섣불리 판단할지도 모르겠다. 글쎄? 다 읽고 나서도 그럴까? 책을 읽는 동안 이들 부부의 동반자로서 아름다운 사랑을 보았다. 인간으로서 어떤 경우에도 근본을 저버리지 않으려는 양심도 보았다. 내 것이 아닌 것에는 미련을 두지 않고 다시 털고 일어나 걸을 수 있는 과감한 용기도 보았다.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는 음식 장사의 가장 중요한 것도 보았다. 고난 앞에서 사람이 어떻게 헤쳐내야 하는지 또한 유감없이 보았다.

'죽 쒀서 개 준다'는 말이 있다. 형편 없는 상황, 보잘 것 없는 것이 죽이었다. 게다가 노인이나 어린아이, 환자나 먹는 음식 또한 죽이었다. 그러나 한편 약한 사람들의 살이 되고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 죽 아니던가?

저자의 희망의 끈은 남들이 미처 보지 못하는 것까지 희망으로, 새로운 삶으로 바꿀 수 있는 가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저자의 말처럼 어려운 시기에 급하다고 쉬운 길을 택하는 대신 인간의 근본을 저버리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이 이런 것들을 가능하게 하지 않았을까?

고난은 원하지 않아도 누구에게나 찾아든다. 절망하고 좌절하느냐 아니면 다른 길을 가느냐, 어차피 선택해야 한다면 희망을 선택하라고. 그것은 자신만이 가능하며 희망은 물론 절망까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절망은 자신이 선택하면 찾아드는 것이지 운명으로 찾아드는 것은 아니라고... 저자는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부디 희망을 얻었으면 싶다.
관련
기사
"혀가 마비될 만큼 ' 죽 ' 만 쑤었습니다"
<꿈꾸는 죽장수-혼을 담은 죽, 본죽 이야기>

-거름출판사, 2005. 10 .28, 1만원
2005-11-16 11:41
ⓒ 2006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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