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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가면 질경이는 쑥만큼이나 눈에 많이 띄는 풀이다. 옥토에서 자라기를 마다하고 척박하기 그지없는 자갈길에서 많이 자란다. 질경이는 시골 아이들에게 무료함을 달래주던 추억의 풀이기도 하다. 질경이를 뜯어 제기를 만들어 찼던 시절이 엊그제 같기만 한데... 그때의 기억 때문인지 질경이보다 '제기풀'이란 이름이 더 친숙하게 들린다. 질경이가 어느 정도 자라면 줄기 하나가 올라와 씨앗을 맺는데 그 줄기를 가지고도 놀았다. 내 줄기와 친구의 줄기를 서로 걸어 잡아당겨서, 먼저 끊어지는 쪽이 지는 게임이었다. 배고픈 시절에 질경이 밥으로 끼니를 때우던 분의 얘기를 들어보면, 밥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였다고 한다. 질경이에 밥풀 몇 개가 붙어 있을 정도였다고 하니, 얼마나 배고픈 시절이었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런 질경이를 가지고 맛의 호기심으로 또, 참살이를 위해 먹는다는 게 아이러니다. 질경이풀 하나에서 시대의 변화가 느껴진다. 질경이를 한 주먹 뜯고 나서 쑥과 개망초, 씀바귀도 뜯었다.
질경이밥을 짓는 동안 개망초와 씀바귀를 한데 섞어 된장에 무쳤다. 쑥국도 끓였다. 된장 물에 멸치와 쑥 고추를 넣고 한소끔 끓였더니 향긋함 가득한 쑥국이 만들어졌다. 질경이밥을 담기 위해 밥통을 열었더니 은은하게 전해져 오는 향취가 마치 추억처럼 아련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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