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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현이는 엄마랑 조용히 방에 좀 들어가야겠어.” 다현이를 타이르던 엄마가 방으로 들어가자고 으름장이다. 조용한 방안에서 엄마와 둘만의 풍경은 엄숙하기 때문에 다현이는 그 벌이 가장 무섭다. 아이들이 넷인 다현이네. 언니인 소현이와 막내인 정민이는 핏줄이 다르지만 오래 전부터 한 가족이었다. 박재성(42·목사)씨는 아이가 없었던 11년 전에 큰딸 소현이를 입양했다. 하지만 4년 뒤에 쌍둥이인 다현(6살)이와 가현(6살)이를 낳게 되었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2개월 된 정민(3살)이를 또 입양했다. 그것이 2년 전이다.
“일곱 살 되던 해에 입양했다는 얘기를 해줬습니다. 커가면서 알게 되면 상처가 될까봐요. 그 얘기를 듣고 여덟 살 때까지 자신을 낳아준 엄마가 누굴까 라며 지나가는 말로 물어온 적은 있었는데 크게 상심하는 눈치는 아니었습니다.” 임씨는 아무리 한 가족처럼 지내더라도 사춘기를 겪게 되면 정체성을 고민할까봐 그것이 두려웠다. 쉬쉬하고 숨기는 것보다는 솔직하게 얘기하고 힘든 상황을 나눠 가지는 게 훨씬 좋겠다는 판단과 우리는 가족이라는 인식이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아직 정민이는 어리기 때문에 좀 더 크면 얘기할 계획이다.
소현이를 입양하고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면서 갖게 된 박씨 부부의 교육관. 나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남을 위한 삶이 되리라는 지침 속에서 이들 부부가 배운 것은 아이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남과 더불어 사는 일에서 남을 배려하는 부분이 쉬워 보이지만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보면서 저희가 깨달은 것은 부모가 실천하면 아이들도 따라온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것보다는 부모가 실천하면 보고 배우면서 크기 때문입니다.” 형편 때문에 특별한 사교육은 엄두도 못 낸다. 그러나 소현이는 교회 집사님 덕분에 피아노를 공짜로 배우고, 쌍둥이인 다현이와 가현이는 교회유치원에 무료로 다니고 있다. 아직까지는 교육비 걱정은 없지만 아이들이 좀 더 크면 걱정을 안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현재 입양한 가정에 주는 정부의 혜택은 입양 아동의 중·고등학교 수업료와 입학금이 면제되고 입양된 아이들에게만 1종의 의료보험 혜택을 주고 있다. 지난해부터 10만원씩 주는 지원금도 당해 연도에 입양된 아이에게만 혜택이 있기 때문에 소현이와 정민이에게는 해당이 없다. 임수경씨는 의료보험 혜택이 감사하다. 소현이가 아토피와 알레르기 비염이 심해 한여름에도 휴지를 달고 살만큼 코를 풀어야 하는 게 마음에 걸리지만 병원비와 약값이 도움이 되고 있다. 엄마는 알레르기 비염으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지는 게 안쓰러워 한약이라도 꾸준하게 먹였으면 좋겠는데 의료보험 혜택이 거기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주위 사람들은 제가 딸만 셋이라서 아들을 입양했느냐고 하지만 그런 것은 아니에요. 대체적으로 우리나라 입양가정이 여자아이입니다. 아들은 크면 떠날 가능성이 커서 여자아이들을 입양하는 추세이지요. 실제로 홀트 아동복지회에 가면 남자아이들이 훨씬 많습니다.”
임씨는 입양의 걸림돌인 경제적인 문제가 정부의 지원으로 해소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입양을 예찬했다. “요즘은 이유도 없이 임신이 안 되는 가정이 많은데 입양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처음에는 두려움 때문에 선뜻 결정하기가 어려웠는데 입양하고 키우다 보면 배 아파 낳은 자식처럼 귀해집니다. 친분 있는 지인 한 분도 아이가 없었는데 제 얘기 듣고 입양했습니다. 지금은 일찍 못한 것을 아쉬워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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