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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바람이 불면 떠난다 했고, 바람이 불어오기 전에 떠난다고도 했다. 또 누구는 생활하는 그 곳이 익숙해지면 떠난다고 한다. 여행자가 잠시 머물다 가듯, 사람들은 지구별에 온 순간부터 어떤 형태로든 어딘가로 떠난다. 떠난다는 행위는 단순하게 물리적 이동의 차원을 넘어서 내면의 세계를 살찌우는 단계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의 양은 인생의 양이라고 했나 보다. 나는 왜 떠날까? 여행을 위해서라기보다,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과 음식, 그리고 자연과 환경이 그리워지기 때문이다. 특히 제 철에 난 음식을 본 고장에서 맛보는 즐거움은, 내가 머뭇거리지 않고 떠나게 해 주는 원동력이다. 해~서! 이번에도 맛 기행을 시작해 보련다. 지역은 정해졌다. 올 봄부터 가보리라 마음 먹었던 완도에서부터 시작한다. 그 이후 일정은 며느리도 모른다. 전혀 계획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저 흘러가는 구름 따라서 맛보고 싶은 음식 따라서 마음이 동하는 대로 내 몸은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또 참살이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레 청정지역 완도로 눈을 돌리게 한다. 건강에 좋은 먹을거리가 완도에는 많이 나기 때문이다. 이 곳의 전통적인 특산품인 김과 멸치를 비롯해서 미역과 다시마 등 각종 해산물이 그렇다. 최근 들어서는 전복이 완도의 상징음식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완도 산 전복이 전국 생산량의 70프로를 차지하고 있다 하니 이제 완도 하면 전복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이처럼 환경도 살아 있고 맛도 있으면서 영양가 높은 특산품을 자랑하고 있으니, 군 슬로건인 '건강의 섬 완도'가 허위과장광고에 걸릴 염려는 없겠다. 자 그럼 해설은 이쯤에서 끝내고 본격적으로 맛 기행을 떠나 볼까요? 완도로 추울~발. 완도는 생각보다 멀다. 강남 센트럴시티에서 5시간 30분을 달려서 도착한 완도. 예전에 나에게 처음으로 바다를 보여주었던 완도. 휴가라고는 2~3번밖에 가지 않았던 내 20대 때, 여름휴가를 보냈던 곳 중에 한 군데가 완도 정도리 해수욕장이었다. 이처럼 나와 각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는 완도는 언제가도 고향처럼 편안하게 반겨준다. 완도의 별미 전복회덮밥
이웃 블로거가 소개해준 아시나요 식당을 찾았을 때 상호가 참 인상적이었다. 트로트 제목 같기도 하고, 오래된 찻집 분위기도 풍긴다. 식당의 주인이자 음식을 손수 다 만들고 계시는 김정자(49) 사장님께, 먼저 상호에 대해 물었더니 사연이 재밌다.
이 집은 바다에서 나는 생선이나 장어를 이용한 탕 요리 전문이지만 오늘은 이웃 블로거의 소개대로 전복회덮밥을 맛보기로 했다. 전복, 혹 전복 모르시는 분 안 계시겠죠? 또 전복사고 할 때 끔찍한 그 전복으로 알고 계시는 분도 안계시겠죠? 없다고요? 그럼 됐고요. 전복은 맛과 영양 면에서 자연산과 양식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한다. 완도 앞바다에서 풍부하게 있는 해초류를 먹고 자라기 때문이다. 굳이 차이점을 들라면 자연산은 양식보다 조금 더 바다의 염도가 느껴지면서 바다 내음도 진하게 풍긴다는 것이다. 전라도 말로 자연산에는 개미(깊은 맛)가 있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완도에서 먹는 전복은 자연산과 양식을 따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전복 주산지답게 신선한 전복은 양식이라 해도 도심의 자연산에 비해 결코 맛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전복이 어느 정도 신선한지는 수족관에 붙어 있는 전복을 떼내고자 할 때 잘 알 수 있다. 한번 제대로 붙으면 틈새에 칼을 집어넣어 떼내려고 해도 잘 떨어지지 않고 칼이 부러질 정도라고 하니. 전복의 흡입력과 신선도가 그저 놀라울 뿐이다.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바로 앞에 있는 섬 주도가 발길을 붙잡는다. 부둣가에 앉아서 밤바다를 친구 삼아 캔맥주를 하나 비웠다. 내일은 뭐 하지? 어딜 가지? 생각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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