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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는 촌수가 없다

요리조리쿡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4. 8. 14.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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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는 촌수가 없다
<포토에세이>예쁜 내 친구들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김민수(dach) 기자   
시골 생활을 하면서 만나는 친구들이 있다. 나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나이가 많은 친구들도 많지만 서로 나이를 비교하기가 쑥스러울 정도로 어린 친구들도 있다. 그뿐 아니라 그 친구들은 반가워서 다가가도 슬금슬금 도망가는 것도 모자라 깜짝 놀라 "후다닥!" 자리를 뜨기도 한다. 서로 통하지 않는 말로 대화를 나누면서도 말로 하지 못할 멋진 대화를 나누곤 한다.

그 친구들은 내 친구일 뿐만 아니라 모두의 친구이며 우리 아이들의 친구이기도 하다.

ⓒ2004 김민수
ⓒ2004 김민수
ⓒ2004 김민수
ⓒ2004 김민수
정확하게 그 친구들의 이름도 알지 못한다. 그냥 '잠자리'라고 나는 그들을 부르고, 그들은 나를 '사람'이라고 부른다. 어떨 때는 상냥하게 그 이름을 불러줄 때도 있지만 어떤 때는 그냥 그렇게 불러주는 것이 오히려 편할 때가 있다.

ⓒ2004 김민수
그들도 집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집은 화려하지 않고, 때가 되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아니, 그냥 넓은 나뭇잎 아래가 그들의 집일 때가 있고, 돌 틈도 그들의 집인 경우가 있다. 그의 주소는 "제주도 한라산 중산간도로의 으름덩굴이 우거진 숲 속"이다. 우편번호는 도로의 번호를 따라 1112번이고.

ⓒ2004 김민수
ⓒ2004 김민수
ⓒ2004 김민수
물과 친한 친구들도 있다. 그들이 아직 존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그래서 고맙다. 어린 시절 고사리 손에 언젠가 한번씩은 그 어떤 느낌들을 주었던 것들이기에 더욱 고맙다. 우리 아이들도 내가 그랬듯이 그들을 친구 삼아 지낼 수 있기를 소망한다. 내 아이들의 아이들이, 그 아이들의 아이들과 또 그 아이들의 아이들이….

ⓒ2004 김민수
ⓒ2004 김민수
하늘을 나는 멋진 친구들도 있다. 물론 사람에게 길들여져서 날기를 잊어 버린 것도 있지만 도시와 가까우면서도 도시의 그 쓰레기통을 탐하지 않는 산비둘기와 우리가 아닌 자연에서 뛰어 놀면서 적들로부터 아내와 새끼들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수탉의 잰걸음이 예쁘기만 하다.

모두가 다 예쁜 내 친구들이다.
그리고 내 아이들의 친구들이다.
그러고 보니 자연에는 촌수가 없다.
김민수 기자는 제주의 동쪽 끝마을에 있는 종달교회를 섬기는 목사입니다. 책 <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생겼다?>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오마이뉴스에 실리지 않는 그의 글은 <강바람의 글모음>www.freechal.com/gangdoll을 방문하면 보실 수 있습니다.

2004/08/11 오후 4:33
ⓒ 2004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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