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정치와 최악의 정치
최고의 정치와 최악의 정치송 혁 기 (고려대학교 한문학과 교수)“각자 농사지어 먹고, 각자 옷 만들어 입으며, 자기 풍속을 편안히 여기고, 자기 일을 즐기면서 늙어 죽을 때까지 가까운 이웃 나라조차 왕래할 일이 없는, 그런 나라를 이루는 게 최고의 정치다.” 무위자연의 사상가 노자가 꿈꾼 세상이다. 문명의 발달이 없으면 욕망도 줄어들어 모두가 행복하게 산다는 생각은, 도연명의 무릉도원처럼 오랫동안 이상향의 모습으로 그려지곤 했다.하지만 일찍이 사마천은 이를 정면으로 부정했다. 사람이 눈과 귀, 입과 몸, 그리고 마음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온갖 좋은 데 노출된 지 이미 오래여서, 제아무리 기가 막힌 이론과 말솜씨로 설득하려 한다 해도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는 게 그 이유다. 따라서 이제 최고의 정치란 사람의..
박종국에세이/단소리쓴소리
2024. 6. 11. 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