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예요
행자예요 세살배기 푸들 행자예요. 행자라는 이름은 행복하게 자라라고 보호자가 붙여주었어요. 그냥 애칭이요. 언뜻 들으면 옛날스럽고 촌티 폴폴 나지요? 하지만 저는 행자라는 이름이 좋아요. 누구한테나 친근하게 들리거든요. 그리고 이름 값을 한다고 생김새가 암컷푸들 같아요. 겉모습만 보면 앙증맞은 여자아이거든요. 행자는 이것도 만족해요. 때마다 향긋한 삼푸로 목욕해서 보송보송한 털이 윤기가 잘잘 나요. 특히, 나풀나풀대는 두 귓털은 행자의 자랑거리예요. 아마 행자가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바람둥이였거라 말해요. 3년전, 행자는 태어나자마자 어느 손에 이끌려 낯선 곳으로 떠났어요. 형제를 두고 혼자 떠났으니 참 슬프고 외로웠어요. 겨우 눈만 떴을 뿐 혼자하는 일이 없었어요. 거의 하루 종일 집안에서만 웅크리고 지..
박종국에세이/행자 이야기
2022. 1. 17. 1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