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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당신을 슬프게 하는가l

박종국에세이/단소리쓴소리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7. 7. 13.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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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당신을 슬프게 하는가

 

김천우

 

사랑도 아니었다네
아낌없이 바쳤던 젊음의 빛바랜 꽃잎들
떠나보낸지 오래되었다네

 

비파를 타는 짚시의
아름다웠던 추억마져 사라져 버릴 때
뜨거운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네

 

미움도 아니었다네
그들의 깊은 상처에 단지 한줌의 먼지처럼
묻어있을 뿐이지 나만의 사유는 아무것도 없었네

 

미움도 사랑도 부질없는 신파극
애당초 기다림이란 애꿎은 말들일랑
지나친 세월속에 묻어두고 왔다네

그렇게 질기게 살아왔네

누가 할퀴고 떠난 폭풍우를 잡겠는가
그리움도 아니었네

단지 잊혀지지 않고 가슴을 파고 드는건
그리워서가 아니네
그 어떤 위로도 할 수가 없었네
참말로 뼈아프게 외로웠다네

 

뒤돌아 보면 아찔한 절망위의 세월
그토록 모질고 모진 바람을 막고 살았는지
알 수가 없다네 참말로 알 수가 없었네

 

거울을 마주하고 마주치는 눈빛
아득한 곳에서 현기증 같은 멀미가 몰려오네
바로 그것이었네
이 사람의 아픔이었네

 

기다림도 아니었다네
저 굽이치는 강물속에 던져 버리고
저문 강변에서 육신의 빈 껍질을 벗어 버렸네

 

뼈마디가 아프도록 슬픈 작별을 해 보았는가
석별의 변주곡이 웅웅 거리는 귓전에서 맴돌 때
빈 들녘의 빛 그림자처럼 잡을 수 없는

모래알 같은 사랑

아직도 불씨처럼 남아있는
석양의 노을같은 추억
한가닥 바람처럼 누군가를 애통하게
사랑하고 있다는 신화같은 사실이라네

 

누가 그토록 당신을 슬프게 만들었는가
바로 당신, 당신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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