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신문]창녕사람 우세는 군수들이 다 시킨다?
- 이종구(사회2부 부장대우)
하종근 창녕군수가 지역 골재채취업자들로부터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에 창녕군민들은 충격과 배신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록 지난 12일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은 면했지만 군민들은 각종 강연에서 ‘변화와 개혁’을 강조했던 하 군수가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고 있다.
특히 법원의 기각 사유가 혐의가 없어서가 아니라 ‘도주 우려가 없고 관련자들의 진술과 물적 증거가 확보돼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어 방어권 행사를 보장하기 위해서’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하 군수의 ‘특정세력의 음모’ 주장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물론 군민들과 공무원들은 내년 람사총회 준비와 산토끼놀이동산 조성 등 굵직한 군정현안이 쌓여있는 상태에서 혹시 군수가 구속돼 군정에 차질이 오지 않을까 걱정하던 차에 영장이 기각되자 한숨 돌리고 있다.
하지만 군민들은 지난해 11월 취임한 하 군수가 젊은 CEO 출신 군수답게 청렴하고 열정적으로 군정을 끌어갈 것으로 믿고 있었는데,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다는 그 자체에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것’이 아닌지 스스로를 의심하고 있다.
군민들의 충격이 큰 것은 하 군수가 골재채취업자들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는 데도 있지만 ‘또 창녕군수가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다’는 데 있다. 창녕군은 전임 김종규 군수가 군 발주공사와 관련해 뇌물을 받은 죄로 법정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뒤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되자마자 대법원에서 형량 확정으로 물러나 보궐선거를 치르는 등 말 그대로 우세(창피)를 다 당했다.
그런데 1년이 채 안돼 또 현직 군수가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자 군민들은 창녕사람 우세는 군수들이 다 시킨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군민들은 하 군수가 이번 사건을 ‘관내 골재 채취를 민간에서 공영으로 전환하려는 자신을 음해하려는 특정세력의 조직적 음모’라고 주장하며 뇌물수수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지만 이를 완전히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군민들은 군수 본인이 아무리 떳떳하다고 주장하더라도 검찰이 전혀 혐의가 없는 사람을 구속시키려 하지 않았을 것이고, 설사 혐의가 없다 하더라도 수억원대의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측근을 단속하지 못한 책임은 있다는 반응이다. 연초부터 창녕군내에는 공무원 인사와 군에서 발주하는 각종 공사의 하도급계약에 측근들이 개입하고 있다는 소문이 꾸준히 흘러나와 하 군수의 단속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있었다.
반면에 이번 사건을 놓고 일부 뜻 있는 군민들은 선거 때마다 돈을 요구하는 창녕군민들의 낮은 의식수준이 이 같은 뇌물수수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창녕군공무원노조 홈페이지에서 한 네티즌은 “창녕지역에서 돈 받고 표 찍어주는 게 일반화되니까 돈 안 쓰고는 당선되지 못한다는 공식이 성립됐고, 선거에 돈을 들이부었으니 당선자는 뇌물을 받게 된다”면서 “문제는 돈 받고 표 찍어주는 유권자가 문제이고 그러다 보니까 뇌물수수라는 악순환이 생긴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번 사건이 하 군수 주장대로 특정세력의 군수 측근을 이용한 조직적 음모인지, 하 군수가 직접적 개입 또는 간접적으로 알고는 있었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다만 군민의 여론대로 군수가 개입 또는 인지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측근을 단속하지 못한 책임은 있기 때문에 지역 여론의 비난 화살은 피할 수도 없고 피하려고 해서도 안된다.
덧붙여 일부 여론과 같이 창녕지역에 선거 때마다 금품수수가 관행화돼 왔다 하더라도 그것이 뇌물수수 혐의의 면피용이 될 수도 없다. 현재로서는 사법부의 판단을 지켜볼 뿐이다.
대선, 삐딱하게 읽기 <2> '녹색' 대통령을 보고 싶다! (0) | 2007.10.01 |
---|---|
대선, 삐딱하게 읽기 <1> 취업 고민 20대, '확인 사살'한 이명박 (0) | 2007.10.01 |
한국무교의 현황과 대안, 학술세미나 (0) | 2007.09.26 |
'경제대통령 대망론'의 함정 (0) | 2007.09.23 |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규 (0) | 2007.09.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