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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돈을 들여 섬에 사는 아이들의 육지체험을 해오고 있는 박유미(39) 교사. 그녀의 교육방식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1989년부터 교직생활을 해오고 있는 그녀는 시쳇말로 '섬마을 선생님'이다. 집에서는 세 아이의 엄마이면서 방학을 이용해 교육대학원에도 다니고 있는 학구파기도 하다. 그녀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에는 바다만큼이나 순수하고 깨끗한 어린이 6명이 다니고 있다. 아이들은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지만 힘들 때나 즐거울 때나 함께 생활하면서 친형제·자매보다도 정겹게 지낸다. 화제의 학교는 전라남도 고흥군에 있는 남양초등학교 우도분교. 40여 가구가 살고 있는 우도는 하루 두 번 물길이 열려야 들어갈 수 있는 마을. 흔한 문방구, 가게, 보건진료소 하나 없지만 아이들은 바다를 닮아 순수하기만 하다. 이 아이들이 다니는 우도분교는 등·하교 시간부터 일반적인 학교와 다르다. 부모들이 바다에 나가는 '물때'에 따라 학교 가는 시간이 들쭉날쭉한 것. 등교하는 길에 해돋이를 보는 것도 다반사. 이 아이들을 데리고 박 교사가 육지로 체험학습에 나선 것은 지난해 3월 분교 근무를 시작한 직후부터. "2학년인 한 아이가 1000원을 주고 500원짜리 과자를 사면서 거스름돈을 받아오는 것을 모르더라구요. 동전 구분도 잘 못하구요. 어떤 아이는 토끼가 새끼를 낳는지 알을 낳는지 헷갈려 하더라구요."
육교는 어떻게 생겼는지, 지하도는 또 어떻게 생겼는지 발품을 팔며 직접 두 눈으로 확인했다. 극장에 가서 영화도 보고 목욕탕에도 갔다. "한 번은 목욕탕에 같이 가서 아이들의 등을 밀어주고 있는데 한 아이가 '선생님의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합니까?'하고 묻더라구요. 정말 기특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선생님이 할머니가 되거든 갚아라'고 했죠." 이를 두고 박 교사는 아이들에게 노후 걱정을 덜어줄 든든한 보험(?)을 들어놓았다고 표현했다.
학습용 부교재를 사서 아이들이 직접 만져보고 붙여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그녀의 체험교육 가운데 하나. 심지어 아이들을 집에 와서 놀도록 하고 부부 모임에 데리고 나가 또래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이들은 박 교사를 엄마처럼 따르고, 그녀는 아이들을 친자식처럼 돌봐주면서 한 가족처럼 단란하게 지내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러나 그녀에게도 안타까움이 있다. 광주나 서울 등 대도시 학교와 자매결연이라도 맺어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견학기회를 주고 싶은데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것. 동료 교사들이 호주머니까지 털어 보태지만 경비를 충당하기에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이달 하순께 강원도에서 하는 2박3일 부부모임에 아이들도 데려갈 예정"이라는 박 교사는 "(아이들에게)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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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3 오후 2:15 ⓒ 2005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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