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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인권이 환하게 웃는 교문을
만들자. 또 다시 3월이 밝아온다. 새 교복을 입고, 새 가방을 메고 부푼 꿈과 설렘으로 새 출발을 할 이 땅 희망이들의 해맑은 얼굴이 떠오른다. 삼삼오오 팔짱을 끼고 재잘거리며 환한 미소로 등교하는 학생들. 시원스레 아침 공기를 가르며 자전거를 힘차게 밟고 등교하는 학생들. 하지만 이들 모두 교문을 통과하는 엄숙한(?) 순간이 되면 그들 얼굴의 해맑은 미소가 자연스레 사라진다. 이른바 교문지도. 아직도 많은 학교현장에는 '서슬 퍼런 교문지도'가 성행하고 있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구태의연함을 벗어나지 못한 교문지도 방식은 아직도 이어져 오고 있다. 지각생을 단속하고, 학생들의 두발복장을 단정히 한다는 취지에서 시행되는 교문지도는 그 취지를 살리고자 하니 어쩔 수 없이 험상궂은 분위기로 가고 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오히려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는 자연스런 교사, 학생의 아름다운 모습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심하게 말하자면 마치 교도관이 죄수의 행동을 감시하듯 위풍당당 무게를 꽉 잡고 굳은 인상을 하고 학생들의 모습 하나하나를 죽 훑어보며 복장과 두발의 잘못을 찾아내고자 하는 학생부 선생님들의 서슬 퍼런 눈빛에 대다수의 학생들은 도저히 마주칠 용기를 내지 못한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오늘하루를 시작하는 우리-교사와 학생-들의 첫 만남을 형사와 범인처럼, 그 시작을 꼭 이런 식으로 해야만 하는 걸까? 마치 못 올 곳을 오듯이, 무슨 잘못을 저지른 죄인처럼 당당히 밝은 모습으로 고개 들어 얼굴을 보지 못하고 선생님과의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 고개를 수그리고 경직된 교문통과로 하루의 학교생활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고등학생들의 또 다른 슬픈 모습이다. 직원회의 시간이 되면 학생들이 교문에서 인사를 안 한다는 몇몇 선생님들의 질타가 이어지기도 한다. 그 서슬 퍼런 분위기에서 인사를 멀쩡히 잘하는 녀석은 참 용기가 대단한 녀석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그런 날 아침 조회가 즐거울 리 없고 그 분위기가 학생들에게 전해질 것이다. 이제 빗나간 교문지도의 개념을 좀 바꾸어 보았으면 한다. 우선 우리 교사부터 환한 미소로 아침을 열어주자는 것이다. 아침 찬 공기를 맞으며 눈 비비며 교문에 들어오는 이 땅의 희망이들에게 비록 몇몇 학생은 복장이 약간은 안 좋아 보이고 머리가 규정에서 조금은 빗나갔다 하더라도 일단 하루를 보내려 들어오는 대문에서만큼은 환한 미소로 맞아주자는 것이다. 그 다음 담임선생님, 부장님, 관련 선생님들이 차분히 그 학생과 함께 문제를 풀어 보고자 하는 방향으로 바꾸어 보자. 처음에야 잘 안되겠지만 따뜻이 맞아주는 선생님들의 환한 미소를 느끼며 학생도 자그마한 변화를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처럼 혐오스런 교문지도는 우리가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차피 바뀌어 가야 할 문화라면 좀 힘들겠지만 시작해보자. 학교에서 따뜻한 사랑과 신뢰를 쌓아가는 모습을 키워가는 것은 우리 교사와 학생의 본연의 모습이 아닌가? 무서운 얼굴과 몇 번의 체벌로 근본적인 학생의 행동을 바꿀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인권은 교문 앞에서 멈춘다'라고 표현한 분도 있다. 이제 인권이 환한 미소를 지어가며 선생님들의 밝은 미소가 춤추는 교문지도를 열어보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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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7 오후 11:41 ⓒ 2005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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