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올린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잔혹사 |
[하재근 칼럼] YTN 사장 선임 용역과 날치기, 언론은 장악되지 않아 |
대통령님 언론이 울먹이고 있습니다 YTN 사장이 용역과 날치기라는 매우 놀라운 수법으로 임명됐다. YTN직원들은 당신들이 선배 맞느냐며 울먹였다. 이 사건은 두 지점에서 놀랍다. 하나는 그 수법의 폭력성이고, 또 하나는 대담성이다. 언론사 사장을 선임하는 자리에 용역에 의한 육탄저지막이 배치된 노골적인 폭력, 그리고 그러한 폭력을 거리낌 없이 사용하는 대담함 말이다. 이 두 가지가 표상하는 것은 무얼까? 그것은 집념이다. 반드시 언론을 장악하고야 말겠다는 집념. 시오노 나나미가 카이사르를 일컬어 야심형 인간이라고 하고 폼페이우스를 일컬어 허영형 인간이라고 평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허영형 인간은 외피를 중요시하고 야심형 인간은 목적을 중요시한다. 이명박 정부는 온갖 좋은 언어로 포장된 출발에서 마치 허영형 정부인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줬었다. 하지만 용역과 날치기를 통해 고려대 동창이자 대통령의 특보출신을 언론사 사장으로 앉히는 과정에서 보인 것은 야심이다. 그것을 위해 민주적 정부라는 외양이 파괴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 정부의 언론장악에 대한 집념이 얼마나 확고한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아무리 구독재세력 정권이라고 해도 21세기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나올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대통령 특보출신 언론사 사장의 부당함은 공론장에서 거의 합의가 된 사안이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용역과 날치기. 정권 이미지의 실추까지 감수하는 거친 집념이다. 놀라웠다. -이명박 정권 언론잔혹사- 이명박 정부 들어 언론 분야에선 계속 빨간불이 켜졌었다. 인수위 시절에 벌써 언론사 간부 성향조사 파문이 터졌다. 집권하자마자 청와대 인사 의혹보도 관련 기사누락 압력 스캔들이 터져 나왔다. 곧이어 방송통신위원회를 만들고 대통령 측근인 최시중 씨를 위원장에 앉히면서 언론통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방통위의 KBS 정연주 사장 사퇴 압력이 시작됐다. 방송민영화와 대통령 측근의 언론장악이라는 괴담(?)도 빠르게 확산됐다. 청와대 고위직의 부동산이 이슈가 된 이후엔 부동산 투기 기사에 대한 외압 의혹이 불거졌다. 5월 달엔 쇠고기 촛불집회라는 초대형 폭풍이 등장했다. 이때 언론통제의 대상은 포털과 네티즌이라는 불특정 다수에게까지 확장됐다. 포털에 대한 댓글 삭제 요청 의혹 사건이 터졌다. 한편으론 PD수첩과 대립하던 가운데 EBS의 광우병 관련 프로그램 결방 압력 의혹사건도 있었다. 같은 기간 KBS에 대한 집요한 공세가 이어졌고 촛불은 여의도까지 진출하기에 이른다. 급기야 우익세력은 KBS 앞에서 일인시위하던 시민을 폭행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을 전개한 네티즌에 대한 초강경 대응이 이어졌고, PD수첩에 대한 파상공세와 함께 촛불집회 생중계 사이트 대표 구속 사태가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마침내 용역의 호위 속에 대통령의 동창이자 전 특보가 언론사 사장자리를 장악하는 사태가 터진 것이다. 괴담은 현실이 됐다. 언론잔혹사다. -인터넷이 더 중요해졌다- MBC, KBS에 대한 집요한 압박. 조중동을 위협하는 무리들에 대한 강경한 대응. 언론사 인적 쇄신. 제도권 공론장에 대한 청소가 끝나면 다음 표적은 포털이 될 걸로 보인다. 그리고 네티즌이다. 이미 검찰은 네티즌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 포털에게도 보다 강도 높은 규제와 압력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제도권에서 정론이 막힐수록 자발적 참여 공론장의 여론 형성기능이 중요해진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야심은 인터넷의 대안적 중요성을 폭증시켜주고 있다. 기존 정당에 대한 불신이 촛불집회로 발화된 것처럼, 제도권 언론에 대한 불신은 인터넷 공론장을 들끓게 할 것이다. 인터넷을 싫어할 걸로 생각되는 현 정권이 오히려 인터넷의 역할을 키워주고 있으니 아이러니다. 제도권 언론을 자신의 영토로 만드는 것에 대한 필연적인 반작용이다. 만약 이명박 정부가 언론을 100% 장악하는데 성공한다면 한국은 인터넷 공론장이 진정한 언론역할을 하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될 것이다. 이걸 기뻐해야 하나 한탄해야 하나. 어쨌든 YTN 용역들의 모습은 전율이었고, 직원들의 눈물은 안타까웠다. 대통령에게 이 언론의 눈물을 가슴에 담아달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요구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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