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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전어,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

한국작가회의/오마이뉴스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8. 8. 31.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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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전어,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
<축제>마산어시장 축제 및 전어축제현장을 찾아
박종국 (jongkuk600)
  
▲ 제9회 마산어시장 전어축제(9월29일부터 31일까지) 마산어시장 일원에서 열리는 제9회 어시장 전어축제는 마산 특산물과 먹을거리를 널리 알리고 관광도시 마산의 이미지를 부각하고자 열리는 행사로, 행사 당일 '대형 회무침 만들기'·남해 별신굿·모듬북 공연·2008 어시장 콘서트를 비롯해 다양한 행사가 마련돼 있다. 30일과 31일에는 CJ케이블넷 씽씽 가요특급 녹화와 힙합·록 페스티벌 등 어시장을 찾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많이 열린다.
ⓒ 박종국
전어

단풍은 위쪽지방에서부터 발그레해져 내려오지만, 가을전어 맛은 남녘에서 시작된다. 이미 지난 8일부터 8일부터 10일까지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가을전어축제가 하동군 진교면 술상마을에서 열렸다. 올해로 6회째. 고소한 전어를 앞당겨 맛볼 수 있는 전국 최고의 청정바다전어축제다. 근데 차일피일하다보니 지척에 두고서도 가 보지 못했다.

 

오죽 했으면 “전어 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고 했을까. 가을전어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입맛을 사로잡는다. 특히, 청정남해바다에서 잡힌 전어는 고소한 맛이 최고다. 뼈째 썰어 깻잎에 싸서 꼭꼭 씹는 맛은 가히 일품이다. 전어 대가리 하나에만 깨가 서 말이랬다. 탄성이 절로 난다. 그게 전어의 참맛이다.

 

오늘은 짬을 내어 마산어시장 전어축제장을 찾았다. 올해로 9회째인 전어축제는 마산 특산물과 먹을거리를 널리 알리고, 관광도시 마산의 이미지를 부각하고자 열리는 행사다. 이번 축제는 29일부터 31일까지 마산어시장 특설무대에서 '1000명분 대형 회 무침 만들기'·남해 별신굿·모듬북 공연, 어시장 ○×퀴즈, 수산물 경매, 어시장 달인을 찾아라 등 콘서트·경연행사·전시행사·풍물거리 행진 등 다양한 행사로 진행된다.

 

  
▲ 마산어시장 활어회골목 풍경 비릿한 냄새로 가득한 어시장 골목을 들어서자마자 희번덕거리는 게 모두 전어. 가게마다 전어로 수족관 함지박을 가득 채우고도 남았다. 때문에 어시장 골목은 평소와는 달리 사람 반 전어 반으로 싱싱하게 붐볐다.
ⓒ 박종국
어시장

비릿한 냄새로 가득한 어시장 골목을 들어서자마자 희번덕거리는 게 모두 전어였다. 가게마다 전어로 수족관 함지박을 가득 채우고도 남았다. 때문에 어시장 골목은 평소와는 달리 사람 반 전어 반으로 붐볐다. 축제마당은 사람구경만큼이나 먹을거리에 마음이 쏠리는 법이다. 한참을 쏘다니다보니 시장기가 돌았다. 다정스레 손님을 끄는 호객꾼(?)에 붙잡혀 아내랑 횟집 한 편에 눌러앉아 전어회 한 접시를 시켰다.

 

횟집 주인은 축제기간에는 홍보차원에서 전어를 값싸게 판다고 했다. 전어 1㎏을 1만 원이다. 덕분에 어시장 축제 주인공인 전어 판매율이 점점 오르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보다 판매가 조금 이르지만, 고소함을 깊게 느낄 만큼 벌써 맛도 좋아졌기 때문이다. 전어 가격이 1㎏당 1만에서 1만 2000원 정도로 싼 것도 판매율을 높이는 주요인이다.

 

그에 따르면 지난 주말에는 오후 7시도 안 된 시각에 전어가 다 팔릴 때도 있을 정도로 판매율이 좋단다. 평일에는 판매율이 조금 떨어지긴 하지만, 보통 하루에 20㎏ 정도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주말에는 30㎏ 이상 팔려나가고 있다. 주로 전어를 손질해서 썰어가는 소비자들이 많은데, 지난해보다 벌이가 조금 낫단다.

 

  
▲ 횟감으로 주문한 전어를 썰고 있는 아주머니 상인에 따르면 주말에는 오후 7시도 안 된 시각에 전어가 다 팔릴 때도 있을 정도로 판매율이 좋단다. 평일에는 판매율이 조금 떨어지긴 하지만, 보통 하루에 20㎏ 정도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주말에는 30㎏ 이상 팔려나가고 있다. 주로 전어를 손질해서 썰어가는 소비자들이 많은데, 지난해보다 벌이가 조금 낫단다.
ⓒ 박종국
상인

때문에 어시장 상인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을 합쳐 만들어낸 전어축제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비단 전어축제가 마산어시장만의 전유물은 아니지만, 마산어시장이 250년 역사를 가진 경남 지역의 대표적 수산물 유통 본산지로 마산 경제의 근간이 되어 왔으며, 매년 다양한 프로그램과 볼거리로 어시장전어축제를 마련함으로써 전국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그게 마산어시장 상인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소소한 힘이다.

 

채 십여 분만에 열댓 테이블에 손님이 다 찼다. 대부분 전어 얘기로 구미를 당기고 있었다. 마침내 먹음직스러운 전어회가 나왔다. 2㎏로 썰었는데 반은 뼈를 발라 송송 썰었고, 나머지는 뼈째 톡톡 잘랐다. 시장이 반찬이라 했던가. 깻잎에 전어 된장 흠뻑 찍어 마늘 한 조각에다 맵살스런 고주 한 조각을 얹어 쌈을 쌌다. 입이 불거지도록 흠씬 씹고 나니 그 고소한 맛에 누가 부러우랴. 마산어시장 전어회를 맛보지 않고서는 전어 맛을 논하지 마라.

 

  
▲ 주문한 전어를 맛깔스럽게 썰낸 전어회 한 접시 둘이서 2㎏를 주문했는데, 반은 뼈를 발라 송송 썰었고, 나머지는 뼈째 톡톡 잘랐다.
ⓒ 박종국
전어회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전어회 한 접시가 순식간에 바닥이 났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데, 아내는 내일 조상 묘소 벌초하려면 힘깨나 쓰려면 전어회 한 접시 더 먹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은근히 권했다. 하지만 더 이상 먹어서는 마침 좋았던 전어 맛을 깡그리 잊을까 봐 마다했다. 매사 과유불급이듯 지나쳐서 좋은 게 있을까.

 

  
▲ 오후 네시무렵 다소 한가해진 마산어시장 풍경 전어회를 맛나게 먹고난 시간은 오후 네시. 붐볐던 때와는 달리 한산하다. 상인의 말에 따르면 이때가 가장 한가할 시간. 때늦은 점심을 챙겨먹는다고 했다. 정작 돈 벌이가 무엇인지.
ⓒ 박종국
과유불급

이제 계절의 별미로 전어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전어가 많이 잡히는 전국 주요 항구에서 전어축제를 마련한다. 전어축제는 경남 사천 삼천포항의 전통 ‘전어 잡이 노래’ 공연을 제외하면 전어 시식과 전어 잡이 체험, 각종 공연 등 축제 행사내용이 비슷비슷하다. 그렇지만 평소보다 조금 저렴한 가격에 전어를 맛볼 수도 있다는 이점이 있는 만큼 주말에 가족나들이는 어떨까. 충남 서천 홍원항 인근 횟집들의 전어축제도 멀지 않았으리라. 기간 중에 전어회·무침·구이를 평소보다 저렴하게 대접한다는 전갈이 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임미디어 블로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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