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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는 용감했다

박종국에세이/단소리쓴소리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8. 11. 1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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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는 용감했다 103
관리자(good) 2008/11/07 16:01 93069




재호군의 돌잔치를 앞둔 어느 가을 날, 엄마 아빠는 일 년 전 계획했던 행복한 나눔을 결심했다.
“항상 ‘생각’에서 ‘행동’으로 옮기기가 힘들잖아요. 작년, 큰아이 성호의 돌잔치를 앞두고 계획했던 돌나눔인데 이제야 실천하게 됐네요.”

재호네 가족의 돌잔치 나눔 계획은 일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첫째 아들 성호의 돌잔치를 한 달여 앞두고, 배기택 회원님은 한 아이의 부모로써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됐다고.
“자연스레 우리 부모님 세대를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밤낮없이 땀 흘리며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시던 모습이 떠올랐어요.”
선생님 부부는 부모님 세대의 성실한 마음가짐을 본받아서 이제 우리보다 어려운 환경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가난과 굶주림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첫걸음으로 큰아이의 돌 반지를 모아 어려운 이웃을 위한 후원금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나눔 계획은 바쁜 일상생활에 밀려 하루, 이틀, 미뤄져버렸다고.

연년생으로 태어난 둘째 아이 재호의 첫 번째 생일을 앞두고, 엄마 아빠는 다시 한 번 후원을 결심하게 된다. 일 년 전, 첫째 아이 성호의 돌 반지를 모아서 만든 후원금과 재호의 돌잔치 나눔 비용을 모두 모았다.

“어느 단체에 기부를 할까... 고민했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돌잔치 나흘 전에 예비군 훈련장에서 굿네이버스 간사님을 만나게 됐죠.” 회원님은 우리 단체에 후원하기로 마음을 정한 후, 사업내용을 살펴보면서 아동학대예방상담사업, 결식아동지원사업 등 아동들의 권리보호를 위한 일들에 구체적인 모습으로 앞장서고 있는 것에 놀랐다고 하셨다.





교육현장에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보내고 있는 선생님이기에 아이들의 생활에도 관심이 특별할 터. 학교 현장에서 함께하는 아이들에 대해 조심스레 여쭈어 보았다.
“‘결식아동’이 옛날 이야기인줄 아는 분들이 있어요. 학교에는 정말 가난해서 급식비를 못내는 아이들이 아직도 너무 많은데 말이예요. 차라리 기초생활수급자라도 되면 급식비도 지원되고 후원도 많이 받을텐데, 오히려 편부, 편모이거나 별거상태인 부모님 아래서 어렵게 살아가는 차상위계층 아이들이 많습니다. 저희 학교에 작년에 몇 백 만원 정도의 급식비 미납이 있었는데 구제방법이 없어서 졸업할 때까지 마음 졸이며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도 있었어요.”
신문이나 TV 속의 이야기로만 여기기 쉬운 이야기들. 그런데 그런 아이들과 직접 부대끼며 지내는 선생님의 마음은 어떨까.
“마음이 너무 안타깝죠.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면 이런 생각이 들어요. ‘아- 이녀석은 정말 돌봐줄 사람도 하나 없는데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까?’, ‘이 아이는 공부할 기회를 조금만 주면 더 잘 할 수 있을텐데...’라고요. 제 눈에는 아이들의 가능성이 보이는데, 막막해 보이는 현실 때문에 혹시나 아이들이 포기할까봐 걱정도 되고요.”
과연 아이들에게 나는 어떤 선생님일까, 어떤 아빠일까, 끊임없이 고민했었다는 배기택 선생님.
“착하게 살거라. 주위 사람들을 돌아보면서 살아야 해!”
말만하는 선생님이 아니라, 내가 가진 작은 것을 나누는 실천적 삶에 한걸음 다가선 것 같아서 기쁘다고 하시는 선생님의 모습에서 훈훈한 마음이 전해졌다.



흔치 않은 두 아이의 돌잔치 나눔 후, 주위 반응은 어땠을까?
수많은 돌잔치를 가봤지만 이렇게 뜻 깊은 돌잔치는 처음이었다고들 말씀 하셨어요. 특히, 결혼을 앞둔 친구나 후배들의 경우에는 자신들 돌잔치에서도 이런 뜻 깊은 일들을 하고 싶어 하더라고요. 사실 처음에는, 축하해주러 오신 분들이 혹시나 부담스러워 하시진 않을까 걱정도 했어요. 그런데 다들 참 좋았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답니다.”

두 아이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나눌 수 있는 삶을 사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멋쟁이 아빠, 배기택 선생님.
“강요하지는 않을거예요. 아빠인 제가 아이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삶을 살아가면 그게 살아있는 가르침 아닐까요? 말이나 글이 아니라, 행동을 통해서 두 아이에게 희망을 주는 아빠, 사랑을 주는 아빠가 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넌지시,
“셋째 아이를 가지시게 된다면, 또 돌잔치 나눔 해주실꺼죠?”하고 건넨 물음에 씨익~ 웃음과 함께 기다렸다는 듯 대답이 돌아온다.
“그럼요. 당연하죠!”

‘나눔’이란 나에게 여유가 있을 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들 때 곧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라는 배기택 선생님.
멋진 선생님, 든든한 아빠의 나눔 덕분에 성호, 재호는 물론, 지구촌 곳곳의 많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듯 했다.


재호야~
생애 첫 번째 나눔으로 함께 해줘서 고마워.
따뜻한 영향력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는 사람이 되길 바랄게. 그리고... 예쁜 동생이 얼른 생겼으면 좋겠다.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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