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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무죄, 법원 'MB 국제망신' 제동

세상사는얘기/다산함께읽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9. 4. 2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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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무죄, 법원 'MB 국제망신' 제동
[1신 종합] 법원 "미네르바는 허위 인식도, 공익 해할 목적도 없었다" 판시
 
취재부

100일 만에 풀려난 미네르바, '표현의 자유' 논란 거셀 듯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 박대성(31) 씨가 결국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유영현 판사는 20일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로 구속 기소된 박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따라 미네르바는 지난 1월 7일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에 의해 긴급체포돼 1월 10일 구속수감된 지 100일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유영현 판사는 20일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미네르바' 박대성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CBS노컷뉴스


유 판사는 이날 "여러 사실을 종합해보면 박 씨가 문제가 된 글을 게시할 당시 그 내용이 허위라는 인식을 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설사 허위 사실이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당시 상황과 외환 시장의 특수성에 비춰봤을 때 그가 공익을 해할 목적을 갖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박 씨에게 적용한 전기통신기본법 47조 1항은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로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하면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거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하고 있는데, 재판부는 박 씨에게 허위 글을 올릴 의도는 물론 공익을 해할 목적이 모두 없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또 박 씨의 지난해 12월 29일 글이 게시된 직후 달러 매수량이 증가해 정부의 환율 방어정책 수행을 방해했다는 검찰의 주장도 "매수 증가가 박 씨의 글로 인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설사 이를 인정해도 정도를 계량화할 수 없어 단순한 개연성 정도에 불과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네르바 박 씨는 작년 7월 30일과 12월 29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경제 토론방에 '환전 업무 8월1일부로 전면 중단', '정부, 달러 매수금지 긴급공문 발송' 등의 글을 올린 것이 공익을 해치는 허위 사실이라는 검찰의 판단에 따라 지난 1월 7일 긴급체포됐고, 1월 10일 법원의 영장 발부로 구속수감됐었다.

'인터넷에 글 좀 썼다고 감옥 가둔다는 불만' 처벌하려던 검찰 '굴욕'

또 지난 4월 13일 1심 공판에서 검찰은 "미네르바가 국민의 불안 심리를 노골적으로 자극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했으며 반성의 빛이 전혀 없다."며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한 바 있다. 이날 검찰은 "박 씨가 '인터넷에 글을 좀 썼다고 감옥에 가둔다는 식'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어 마땅히 실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었다.

결국 오늘 법원의 무죄 선고로 검찰의 미네르바 구속이 무리한 것으로 판명돼 또 다시 표현의 자유 논란이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사이버 모욕죄 등을 신설해 네티즌의 정부 비판 글을 통제하려던 한나라당의 입법 전략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 미네르바 박대성 씨의 법률대리인인 박찬종 변호사는 이날 법원 판결 직후 "사법부가 살아 있음을 보여준 판결"이라고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 CBS노컷뉴스


지난 1월 검찰이 미네르바를 체포·구속할 당시에도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까지 '희한한 뉴스'라며 '한국의 언론자유가 심각하게 침해될 수 있다.', '한국이 과연 민주국가가 맞느냐.'며 거세게 비난했다. 이 때문에 네티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미네르바 구속은 '국제적 망신'이라는 자조 섞인 비난이 쏟아졌다.

박 씨의 변호를 맡은 박찬종 변호사는 오늘 무죄 선고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사법부가 살아 있음을 보여준 판결"이라며 "시국을 감안할 때 과연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할 수 있을까 우려도 했었는데, 현명하고 소신 있는 판결을 내려 준 유 판사에게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가 촛불집회 이후 인터넷 정부 비판에 재갈을 물리려고 하는 시도가 계속 있어 왔는데, 사법부가 이에 대해 제동을 걸어 준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윤증현 "미네르바 고발한적 없다"

한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미네르바의 무죄 선고에 대한 질의가 나오자 "우리가 고발한 적은 없으며 검찰에서 인지 수사를 했다"면서 "당시 우리도 증인으로 나갔다"고 밝혔다.

허경욱 재정부 제1차관도 "국제금융국 과장이 검찰에 출두해 당시 환율 상황에 대해 참고 증언을 했다."고 부연 설명하며 발을 뺐다.


2009/04/20 [16:15] ⓒ 대자보

 

미네르바 무죄 판결문 원문
유영현 판사,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 판결
 
취재부

■ 미네르바 무죄 판결문 원문 ■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피고인은 2008. 3.경부터 2009. 1.5.경까지 사이에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다음(Daum)의 `아고라` 경제 토론방에서 국내외 경제동향 분석 및 예측에 관한 글 약 280편을 작성하여 위 토론방의 게시판에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제시하였던 사람인 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인해 국내 경기가 침체되고 주가 및 부동산 가격 하락, 환율 상승 등으로 경제여건이 악화되어 국민들의 불안심리가 증폭되자 이에 편승하여 우리나라의 경제동향에 관하여 극도로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하거나 정부의 경제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던 중, 미국계 투자은행인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을 예견하고 2008년 하반기 원-달러 환율 급등을 예측하면서 큰 명성을 얻어 피고인이 작성한 글을 적게는 수천 명에서 많게는 37~38만 명이 조회하고, 인터넷 이용자들이 피고인을 전직 고위경제관료, 은행장, 기업 경영자, 증권회사 근무 경력이 있는 금융전문가 등으로 추측하면서 `경제대통령`으로까지 추종하는 상황에 이르자 이에 고취된 나머지 보다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글을 인터넷에 게시함으로써 피고인의 명망도와 영향력을 한껏 드높이기로 마음먹고,

① 정부는 재정차관을 상환하거나 무기구매대금을 지급하는 데 필요한 외국환(미국 달러, 이하 `달러`라고만 함)을 해당 부처별로 시중은행에서 환전하여 조달해 오던 중 환전수수료 지급에 따른 예산낭비를 막고 환전은행 선택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리를 차단하도록 제도를 개선하라는 감사원의 지적에 의해 2008. 2.1.부터 기획재정부에서 관리하는 외국환평형기금으로 정부 부처의 달러 수요를 충당하는 외화예산 환전 업무를 시작하였으나, 외국환평형기금 보관은행인 우리은행이 위 기금의 단기운용수익금보다 높은 보관금리를 기획재정부에 지급해야 하는 문제점이 발생함에 따라 외화예산 환전 업무를 중단하고 종전 방식으로 환원하였을 뿐 정부의 외환보유고 부족으로 인해 외화예산 환전 업무를 중단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2008. 7.말경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2475억 달러로서 세계 6위의 외환보유국임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외화예산 환전 업무의 정확한 의미도 모르면서 2008. 7.30.경 인터넷에서 "8.1.부터 외화예산 환전 업무 중단"이라는 뉴스 제목을 발견하자 그 내용을 파악하지도 아니한 채 마치 정부의 외환보유고가 고갈되어 외화예산 환전 업무가 중단된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하기로 마음먹고, 2008. 7. 30.경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피고인의 집에서 컴퓨터를 이용하여 토론방에 접속한 다음 『드디어 외환보유고가 터지는구나』 라는 제목 아래 "외환 예산 환전 업무 8월 1일부로 전면 중단...드디어 일이 터지는구나...외환 보유고 문제없다고 말로만 떠들어 대는데...이제서야...시한폭탄 핵 잠수함이 서서히 수면위로 부상하는구나...지금 외국애들 전화하고 난리가 났는데...도대체 뭔 생각으로 이러는건지..."라면서 마치 외환보유고가 고갈되어 외화예산 환전 업무가 중단된 것처럼 허위 내용의 글을 작성, 게시하여 수만 명이 열람하도록 함으로써 정부의 외환정책 및 대외지급능력에 대한 신뢰도, 우리나라 경제의 대외신인도를 저하시키는 등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하고,

②사실은 정부에서 국내 금융기관 또는 수출입 관련 기업에게 달러 대수를 금지시키는 긴급 업무명령을 발령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은 외환거래 자유국인 우리나라의 정부가 금융기관 등의 외환거래를 금지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마치 위와 같은 명령이 발령된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하기로 마음먹고, 2008. 12. 29. 13:30경 위 집에서 컴퓨터를 이용하여 위 토론방에 접속한 다음 『대정부 긴급 공문 발송-1보』라는 제목 아래 "2008. 12.29. 오후 2시30분 이후 주요 7대 금융기관 및 수출입 관련 주요기업에게 달러 매수를 금지할 것을 긴급공문 전송. -정부 긴급명령 1호- 중요 세부사항은 각 회사별 자금관리 운영팀에 문의 바람. 세부적인 스팩은 법적 문제상 공개적으로 말할 수 없음. 단 한시적인 기간 내의 정부업무 명령인 것으로 제한한다."라는 허위 내용의 글을 작성, 게시하여 약 10만 명 이상이 열람하도록 함으로써 정부의 환율정책 수행을 방해하고 우리나라 대외신인도를 저하시키는 등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하였다』는 것이다.

2. 판단
 
피고인은 검찰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각 글을 인터넷 경제 토론방에 게시할 당시 향후 경제사정의 악화에 대비하자는 경각심의 차원에서 자신이 경제관련 서적들을 읽고 터득한 경제지식과 인터넷상의 각종 경제분석 사이트에서 수집한 통계자료 등을 토대로 나름대로의 경제정보를 작성하여 인터넷상에서의 정보교환을 위하여 게시한 것을 뿐 특별한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에 대한 범의를 부인하고 있다.

살피건대, 검사가 제출하여 채택·조사한 증거들과 증인 이은모, 손병두, 이성규, 김종천, 박우엽의 각 이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외환보유고 부족으로 인하여 외화예산 환전업무가 중단된 것이 아니라 외국환평형기금 보관은행인 우리은행이 회국환평기금의 단기운용수익금보다 높은 보관금리를 기획재정부에 지급해야 하는 문제점이 발생함에 따라 외화예산 환전업무가 중단된 사실, 정부에서 금융기관 등에게 달러매수를 금지하는 긴급공문을 전송한 적이 없는 사실은 인정되나, 한편 위 증거들에다가 이 사건 공판과정에서 나타난 제반사정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외화예산 환전업무의 정확한 개념을 오해한 상태에서, 2008. 7.말 당시 외환보유고가 감소되고, 인터넷 뉴스 속보 제목에 `외화예산 환전업무가 2008. 8.1.부터 중단된다`는 내용이 게시되자 공소사실 제1항 기재 글을 인터넷에 게시한 점, 2008. 10.경에서야 피고인이 인터넷상에서 유명해진 사실을 알게 된 점, 2008. 12.29. 이전 기획재정부에서 금융기관에 대하여 달러매수 자제 요청을 한 사실이 이미 알려져 있었던 점, 피고인은 2009. 12.29. 글을 게시한 후 얼마 있다가 바로 사과한 후 이를 삭제한 점, 피고인은 인터넷상에서 수집한 자료나 기사들을 종합한 다음 자신의 경제지식을 더하여 스스로 이 사건 각 글을 작성한 점 등을 인정할 수 있고, 그러한 정황사실에다가 외환시장 자체 및 연말 외환시장의 특수성, 이 사건 인터넷 경제 토론장의 성격 등을 비추어 보면, 비록 이 사건 각 글의 구체적인 표현 방식에 있어서 과장되거나 정제되지 않은 서술이 있다 하더라도, 당시 피고인이 게시글의 내용이 전적으로 `허위의 사실`이라고 인식하면서 그러한 글을 게재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또한 `허위의 사실`을 게시한다는 점에 대한 고의가 없는 이상, 당시 피고인에게 `공익을 해할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는 보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더하여, 가사 피고인에게 허위의 사실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보더라도, 과연 피고인에게 공익을 해할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공익을 해할 목적에 대하여는 적극적 의욕이나 확정적 인식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미필적 인식만으로도 족하고, 그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는 통신행위의 동기 및 경위와 수단 및 방법, 당해 통신이 이루어진 시간 및 장소, 통신행위의 내용과 태양, 통신행위 당시의 경제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2008. 7.경에는 실제로 외환보유고가 감소되고 있었고, 2008. 12.말경은 외환시장의 특수성상 여러요인이 작용하는 시기인 점, 이 사건 인터넷 경제토론방은 누구나 접속하여 글을 게시하거나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인 점, 피고인이 공소사실 제2항의 글을 게시함에 있어 취한 단문의 보도문 형식만으로 그 내용의 긴박성이나 신뢰성이 높아진다고 볼 수 없는 점, 공소사실 제2항 글 제시 직후의 달러 매수량 증가가 피고인의 글 게시로 인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피고인의 글 게시가 일부 영향을 미쳤다 하더라도(일부 영향을 미친 점은 위 증거들에 의하면 인정되기는 하나, 이를 개량화할 수 없고 단순한 개연성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한 점만으로 바로 피고인에게 공익을 해할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피고인은 개인들의 환차손 피해를 방지하고자 위 글을 게시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점, 피고인은 자신이 인터넷상에서 유명해진 사실을 2008. 10.경에서야 알게 되었고, 이후 피고인에 대한 법적조치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공소사실 제2항의 글을 게시한 점, 피고인은 독학으로 경제지식을 터득하고 인터넷상 정보를 수집하여 이 사건 각 글을 작성한 점, 피고인의 경력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는 공익을 해할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검사가 제출하여 채택·조사한 증거들과 증인 이은모, 손병두, 이성규, 김종천, 박우병의 각 증언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영현

2009/04/20 [17:0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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