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곡초등학교 논술반 □ 2009년 6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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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년 반 이름
그날 하루 종일 영달이와 나는 장바닥을 쏘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물론 점심도 저녁도 고스란히 굶을 수밖에 없었다. 이따금 공중 수도로 달려가서 찬물로 배를 채우곤 했을 뿐.
이윽고 해가 지고 어둑신한 땅거미가 덮이고 있었다. 그러자 그처럼 많은 사람들로 떠들썩하니 붐비고 있던 장바닥이 어느새 한적한 곳으로 바뀌는 것이었다. 썰물이 미려가듯 사람들이 스르르 빠져 나가 버리자 빽빽이 들어차 있는 점포마다 바삐바삐 물건들을 거둬들이고 덧문을 닫아걸기 시작했다.
새들도아마지금쯤모두숲속의자기네둥지로돌아갈것이다.토끼나다람쥐들도아늑한보금자리로찾아갈것이다.어느골목에선가는또장난꾸러기아이들을부르는엄마의정다운목소리가하늘저편으로퍼져나가고있을지도모른다.
바야흐로어둠이내리기시작하는황혼은언제나고향과보금자리를생각케하고그곳에두고온사람들을사무치게그립게한다.더구나아무데도갈곳이없는사람들은얼마나외롭고서러운것인가.
곧 밤이 되었다. 여전히 장바닥을 서성거리고 있던 영달이와 나는 더 어둡기 전에 잠잘 곳을 마련해야 했다. 마침 어느 점포 앞에 기대 세워 놓은, 물건을 쌓아 놓은 진열대가 눈에 띄었다. 영달은 길가에 널려 있는 헌 가마니를 두 장 끌고 왔다. 한 장을 진열대 밑 땅바닥에 깔고 또 한 장은 이불처럼 덮을 생각이었다. 나는 영달이가 하는 대로 그 진열대 밑으로 기어들어가 가마니 위에 웅크리고 앉았다. 순간 뜨거운 눈물이 주르르 내 뺨에 흘러내렸다.
어둠속이라영달은아마내가울고있다는것을모르고있나보았다.눈물이자꾸내뺨을흘러내렸다.하지만나는터져나오려는울음을억지로삼켜야했다.
만일영달이가내가울고있다는것을알게되면“임마,바보같이울긴왜울어?그럼너혼자다른데가!다른곳에가서실컷을란말이야.”하고또대뜸화를낼것만같았던것이다.나와는달리영달은슬프거나외롭지않은모양이었다.아니설령마음속으로는그렇다고해도영달은경험이많으니까꾸욱참고있는지도모른다.
하지만 나는 달랐다. 정말 나는 이런 곳에서 밤을 새워 보기는 처음이었다. 이따금 아버지에게 쫓겨나 우리 동네 뒷산으로 뼁소니를 친 적은 많았다. 그리고 어둑신한 무렵이 될 때까지 우두커니 산마루에 앉아 있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그때는 바로 산 아래 집이 있었고, 또 으레 누나나 형이 “점득아! 점득아!"하고 소리쳐 부르며 나를 찾으러 오게 마련이었다.
/자료 : 손춘익(1981),『작은 어릿광대의 꿈』, 창작과비평사. 162-164쪽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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