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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참 이명박 대통령 군대갔다 왔나

박종국에세이/시사만평펌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9. 7. 2.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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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참 이명박 대통령 군대갔다 왔나
<추천칼럼> '병영국가'의 폭력 전문가들
 
채수경
 

군인들이 매스컴에 자주 등장하고 국민들이 군대 이야기에 열을 올리는 나라는 십중팔구 ‘병영국가(garrison state)’다. ‘병영국가’라는 말을 최초로 사용한 사람은 미국의 정치사회학자 H. D. 라스웰, 제2차 세계대전 중 의회 도서관 전시 커뮤니케이션 실험연구 책임을 맡아 독일 국민들이 열광적으로 히틀러를 지지했던 이유를 규명하기 위해 나치 독일의 선전 영화들을 분석하기도 했던 그는 1941년 아메리칸 사회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병영국가’를 “폭력 전문가들(specialists in violence) 즉 전쟁을 권력 강화 수단으로 써먹는 정치가들과 군부 엘리트들이 가장 강력한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국가”라고 정의했었다. 
 
전시에 국가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국가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전쟁수행에 맞춰지는 ‘병영국가’가 출현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독재자나 전쟁으로 인해 이득을 얻는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은 평화시에도 전쟁 위험을 부풀려 일부러 병영국가를 만들어나가기도 한다.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후 대한민국을 완벽한 병영국가로 만든 후 18년간이나 독재를 했던 박정희나 코딱지만한 북한이 세계 최강국 미국을 침공할 리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북한 미사일 위협을 부풀려 군산복합체의 배를 불렸던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 좋은 예다. 미국의 제34대 대통령 D. D. 아이젠하워가 1961년 1월 퇴임사에서 “미국의 안보와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는 ‘막대한 규모의 군사시설과 방대한 무기산업의 결합’ 즉 ‘군산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역설한 것도 평화시의 병영국가가 민주주의 발전에 얼마나 큰 해악을 끼치는지를 아이러니컬하게도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이었던 자기 자신이 제일 많이 절감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한국이 또 다시 병영국가 회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명박 정권이 전쟁 억제장치 역할을 해온 햇볕정책을 전면 백지화하자 체제 위협을 느낀 북한서 잇달아 핵무기와 미사일을 실험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의 초등학교에서 박정희 시대의 ‘화생방 훈련’이 재개된 데 이어 엊그제는 국방부가 현재 연중 2박3일인 예비군 동원훈련기간을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4박5일로 늘리겠다는 ‘국방개혁기본계획’을 발표한 데 대해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서민들의 반발이 증폭되고 있는가 하면 한일월드컵이 한창이던 지난 2002년 6월 29일 북한 경비정 2척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여 발생한 제2연평 해전 제7주년 기념식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부 주관 추모행사로 거창하게 거행돼 대대적으로 매스컴을 탔다.
그간 군복무 중 순직한 병사들이 한 둘이 아니건만 햇볕정책을 폐기한 데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고 북한에 대한 위협을 부풀리기 위해 제 2연평 해전 추모행사만 정부 주관으로 치르는 것도 우스꽝스럽지만 그런 분위기에 편승한 보수꼴통 언론들이 군비증강론과 핵무기 개발론까지 부추기고 있음에 조만간 박정희 독재 시절의 병영국가로 회귀하여 코흘리개들이 군가를 부르고 나이 어린 남녀 학생들이 땡볕 아래서 총검술과 부상병 치료법을 배우게 될까봐 걱정된다. 
 
‘garrison’이라는 말의 뿌리는 ‘귀중한 것을 보호하는 것’을 뜻하는 고대 프랑스어 ‘garison’, 전쟁 위협을 부풀려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사람들은 ‘귀중한 나라를 보호하기 위하여’를 외치면서 국가를 병영화하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국가보다 더 귀중한 국민의 자유와 인권이 상실된다는 것은 몰라 세계 최악의 병영국가로 지목받고 있는 북한이 비실비실 웃을 것 같다. 그런데 참 이명박 대통령은 군대 갔다 왔나? 원세훈 국정원장도 병역 면제, 윤증현 재정기획부 장관도 면제....이런 저런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은 사람들이 수두룩한 정권이 시나브로 ‘병영국가’를 지향하고 있는 것도 한국만의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다. 아직도 한반도에서는 ‘전쟁은 유혈(流血)의 정치이고 정치는 무혈(無血)의 전쟁’이라는 말이 진리로 통용되고 있다는 것을 재삼 확인한다.
 
<채수경 / 뉴욕거주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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