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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칼럼] 지난 백년을 되새기며 새 판을 짜는 2010년으로

세상사는얘기/삶부추기는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9. 12. 3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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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칼럼] 지난 백년을 되새기며 새 판을 짜는 2010년으로


백낙청 / 계간 <창작과비평> 편집인, 서울대 명예교수

 

백낙청 2010년은 한국현대사의 사건들이 몇십주년 또는 일백주년을 채우는 이른바 '꺾어지는 해'다. 주권을 일본에 빼앗긴 경술국치(庚戌國恥) 100주년에다 한국전쟁 발발 60주년, 4·19혁명 50주년, 5·18광주민주항쟁 30주년, 그리고 6·15공동선언 발표 10주년이 다가온다.


물론 딱히 꺾어지는 해가 되는 과거만 되돌아볼 일은 아니다. 가까이는 아직 초상도 못 치른 채 1주기 곧 소상(小祥)날이 돌아오는 용산참사와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 1주년이 모두 가슴에 새길 날들이다. 게다가 2010년은 이명박정부 3년차에 지방 차원에서나마 전국적인 선거가 열리는, 그 자체로 역사를 만들 잠재력을 안은 해다. 어쨌든 이런 해에 제대로 앞길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도, 나라의 역사를 하나같이 요동치게 만들었던 지난날의 큰 사건들을 돌아보면서 그것이 남긴 유산에서 무엇을 이어가고 무엇을 바꿔낼지 고민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중 1910년 이후 주권상실의 역사는 당연히 극복의 대상이다. 식민지시대의 역사를 온통 부정하자는 것은 아니다. 남의 나라 종살이를 하는 도중에도 우리가 스스로 자기 삶의 주인으로 깨우치고 분기해서 이뤄낸 것이 적지 않고, 일본이 주인 행세를 한답시고 결과적으로 우리의 머슴 노릇을 해준 면도 있다. 그렇더라도 식민지지배로 인한 노예생활의 역사가 한반도 삶의 구석구석에 식민성의 해독을 심어준 점을 '나라의 부끄러움'으로 되새겨야 함은 물론이다.

 

2009/12/30 ⓒ 백낙청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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