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다짐, 쉽게 박수를 치지 않겠다 | |||||||||||||||||||||||
[인민경제학 ⑫] 서민은 돈 없어, 부자는 돈 넘쳐 맘껏 쓸 수 없는 세상 | |||||||||||||||||||||||
* 2009년은 순차적으로 김수환, 노무현, 김대중을 떠나보내면서 한 시대를 확실히 마감한다. 개인적으로도 1971년 대선 이후 줄곧 38년 동안 민주당에 대해 견지하던 비판적 지지를 철회한 해이다. 때마침 절친한 친구의 신년다짐 글에 크게 공감하면서, 마치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합작인 양 그 글을 전재하다시피 조립, 가공한다.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IMF’라 불리는 국가 환란 사태부터 작년의 금융위기까지 1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래저래 먹고는 살던 기존의 행태가 깡그리 변화를 강요당했던 세월이다. 환란 당시에야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적어도 ‘민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던 사람들에게, 그래도 저들은 독재하던 자들하고는 다를 것이라는 신뢰는 있었다. 어떤 구체성을 띤 계획은 아닐지라도 십여 년 세월이면 시대의 변화를 성큼 따라잡을 정도의 시간적 여유는 저들에게 충분히 주어졌던 게 아닐까. 그래서 분할 따름이다. 오랜 세월 저들에 기대를 걸며 지지했음에도 저들은 시대적 소명인 경제민주화에 부응하기는커녕 박정희 식 관치경제에 반대한다는 명분으로 오히려 더욱 악질적인, 한마디로 국물조차 없는 미국유학파 전문가 등과 연합하여 소위 신자유주의 경제를 ‘선도적으로’ 이 땅에 들여놓는다. 힘이 아니 빠질 수 없다. 자신들을 지지했던 계층을 결국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해놓고서 인과응보로 정권까지 내놓은 마당에, 아직도 반성다운 반성은 공개적으로 한 번도 내비치지 않은 채, 입으로만 반(反)이명박을 운운하며 여기저기 정치를 한답시고 최근 깝죽대며 몰려다니는 모습이라니. 지난 날 체제비판적인 사람들이 밤새 사라짐과 동시에 중동에 가서 한 3년 고생하면 내 집을 장만할 수 있던 시절을, 학교에서 직장에서 쫓겨나 비분강개의 술 한 잔을 적시던 모습과 동시에 고교를 졸업한 자식들이 첫 월급으로 부모님의 빨간 내복을 사오던 모습을, 우리 세대 정도면 다들 기억한다. 적어도 우리가 맘속으로 지지하던 사람들이 정권을 잡으면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됨도, 학교에서 직장에서 쫓겨남도 없어짐과 동시에 부지런 하나만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고 대학을 가지 않아도 자식들 스스로 밥벌이 정도는 하지 않겠나 하던 기대가 그토록 컸었건만…. 한마디로, 인민을 분열시키고 공동체를 파괴시킨 ‘하 수상’의 세월이다. 서민은 돈이 없어 쓸래도 쓸 수 없고, 부자는 돈이 넘쳐 육체적 한계와 시간적 제약으로 다 쓸래도 쓸 수 없게 만든 ‘요지경’의 세상이다. 저들이 집권한 후 대면한 현실, 박정희 때보다 더 힘들게 변질되더니 급기야는 부스러기조차 찾기 힘들도록 우리네 삶을 심히 옥죄었던, 생각만 해도 야속한 시절이다. 자영업의 몰락, 중산층의 붕괴, 해고의 자유, 단군 이래 거꾸로 가는 쌀값, 애비와 아들이 엄니와 딸이 같이 비정규직, 천만 원 등록금 내고 대학 나와 알바로 88만원, 그 경제적 옥죄임의 고통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은 눈빛만 맞으면 “그때가 좋았어!”로 속맘을 털어놓기 일쑤다.
바로 박정희나 전두환을 가리키는 오늘의 ‘은어’다. 지금처럼 “그때가 좋았어!”가 다수 인민의 심경에 머물고 있는 한, 저들을 열렬히 지지했던 우리들은 한꺼번에 역사 앞에 패배한 거다. 이대로라면 이를 떨쳐내고 다시 일어서기조차 앞으로 지난하다. 개인적으로 이명박 정부에 더 이상 아무런 분노를 느끼지 않는다. 아니, 이전 민주정부들과는 달리 처음부터 아예 기대가 없었기에 내 스스로의 분노 정도는 충분히 삭일 수 있다. 작금의 금융경제 위기가 어디로 튈지도 아직 끝났다고 섣불리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지난 IMF 위기 당시에는 은행이자가 년 30%를 넘었다는 뼈저린 경험 하나만으로도, 이명박이 근래 금융위기를 선제적으로 방어하고 극복하고 있음 하나만으로도, 이명박 정권은 나름대로 평가할 점이 있다. 이미 내려진 역사 심판이다. 경제적 견지에 한정하여 이전의 소위 민주 정부와 지금의 이명박 정부를 비교하자면, 그리 잘났던 소위 ‘민주’ 양반들도 막상 겪어보고 나니 “그리 잘난 것도 없더라!” 서두를 일은 아니다. 마치 돌다리를 두드리듯 그리고 장애물을 우회하며 전진하는 게 인민의 인내심이자 집단지혜 아니던가. 지난 성탄절엔 예수 죽은 지 2천년이 넘었건만 아직도 그의 재림을 ‘초현실적으로’ 기다리는 사람들을 목도한다. 씨를 뿌릴 때지 거두겠다고 나설 판은 아니다. 하지만 가난한 집 제사 돌아오듯, 5달 후면 지방선거부터 시작하여 해마다 선거의 계절이다. 지금처럼 감동은 전혀 주지 못하고 겉돌기만 하는 현실 정치를 놓고서 이른바 ‘차악’ 운운하며 유권자의 선택을 요구한다는 게 얼마나 몰염치한 짓임을 저들은 과연 조금이라도 알기나 할까. 그래서 내일이면 맞는 2010년 새해의 다짐이다. 쉽게 박수를 치지는 않겠다! 지금으로선 그러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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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12/31 [10:10] 최종편집: ⓒ 대자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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