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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잡이 유전에 대한 지식

박종국에세이/왼손잡이비애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0. 1. 27.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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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과 뇌는 반대

 

대부분의 사람들은 밥을 먹거나 글씨를 쓸때, 일을 할때 오른손을 주로 사용합니다. 나이가 드신 어른들은 왼손을 쓰는 사람들에게 왼손을 쓰는 버릇은 좋지 않으니 고치라고 말씀하시기도 하지요. 왼손을 쓰는 사람들은 전 인류의 약 10%정도라고 합니다.

보통사람들과 어떤 차이점이 있기에 왼손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걸까요? 어떤 손을 사용하는가는 뇌와 관련이 있습니다. 사람의 뇌는 사용하는 손과 반대로 발달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오른손잡이의 경우 왼쪽 뇌가 발달 되어 있으며, 왼손잡이의 경우에는 오른쪽 뇌가 발달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10명 중 9명의 사람들이 왼쪽 뇌를 우성으로 가지고 있고 1명은 오른쪽 뇌를 우성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이 비율은 오른손잡이 대 왼손잡이의 비율과도 거의 일치합니다.


왼손잡이에는 천재가 많다?

 

혹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어 본 일이 있나요? '왼손을 쓰는 사람은 재주가 많다' 혹은 '천재 중에는 왼손잡이가 많다' 정말 왼손잡이 중에는 재주가 많은 사람들과 천재들이 많은 걸까요? 역사적으로 유명한 위인 중에는 왼손잡이가 많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알랙산더 대왕, 레오나르도 다 빈치, 모차르트, 나폴레옹, 처칠, 슈바이처, 빌 게이츠, 클린턴 등.

그렇지만 이들이 아닌 유명인들 대부분이 오른손잡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왼손잡이는 역시 적은 숫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왼손잡이들이 똑똑하다는 말은 그리 근거가 없는 말은 아닙니다. 오른손잡이들이 오른손만을 사용하는데 비해, 왼손잡이들 중에는 양손을 사용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손의 사용은 뇌의 발달과 관계가 있습니다.

양손을 사용하는 것은 오른쪽 뇌와 왼쪽 뇌를 골고루 발달시켜 줍니다. 오른쪽 뇌와 왼쪽 뇌가 균형 있게 발달한 왼손잡이 중에 똑똑한 사람들이 많을 수 있다는 이야기는 이해가 되지요?

 

 

무엇이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로 만드는가?


 '왼손잡이 유전자'가 두뇌 영역 배 치에 영향을 미쳐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를 결정한다

왼손잡이가 되는 것은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로, 그 유전 조절 체제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왼손잡이를 결정하는 것으로 밝혀진 일명 '왼손잡이유전자'의 두 대립 유전자 중 하나인 D는 대부분 사람들이 공통으로 갖고 있는 두뇌 영역 배치를 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두뇌의 구조는 오른손잡이가 되게 하며, 언어중추를 좌뇌에 위치하게 하고, 또한 머리카락이 시계방향으로 나선 형을 그리며 나도록 한다.

이러한 D와 대립하는 C는 어느 쪽 뇌에서 어느 영역이 발달 할지를 결정 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좌뇌와 우뇌에서, 각각의 특정 두뇌 영역이 발달할 가능성이 확률적으로 50%가 된다.

이러한 체제에 따르면, 이 유전자의 D만 갖고 있는 사람은 모두 오른손잡이가 된다. 머 리카락의 시계방향나선형 배열과 위에서 말한 대부분의 사람이 갖는 공통의 두뇌 영역 배치도 마찬가지이다.

C만 갖는 사람은 왼손잡이가 될 가능성이 50%이다. 동시에 다른 모든 두뇌 영역의 발달이, D만 갖는 사 람과 반대쪽 뇌에서 일어날 가능성도 50%이다. 이러한 이유로, 일란성 쌍생아 중 한 명은 오른손잡이가, 다른 한 명은 왼손잡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C와 D 모두를 갖고 있는 사람은 왼손잡이가 될 가능성이 25%이다. 또한 각각의 특정 두뇌 영역 발달이, D만 갖는 사람들과 반대쪽 뇌에서 일어날 가능성도 25%일 것이다.
 
만약 당신이 왼손잡이라면, 적어도 하나의 C를 가지고 있으리라. 하지만 오른손잡이 중에도 C를 가진 사람이 있을 것이다. 또한, 머리카락의 배열이 반시계방향의 나선형을 이루는 것도 C 보유의 단서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오른손잡이는 시계방향 가마 가져

 

오른손잡이는 시계방향 가마 가져

오른손잡이 중 90% 이상에서 정수리 가마의 소용돌이가 시계방향으로 돌게 됩니다. 반면 왼손잡이나 양손잡이는 가마의 방향이 반반인 것으로 조사가 되었지요.
미국 암연구소 유전학자 아마르 클라 박사는 길을 지나는 사람들의 머리를 보다가 우연히 이런 연관성을 발견했습니다.
오른손잡이나 왼손잡이나를 결정하는 요인은 후천적이기보다 선천적일 가능성이 크다.
클라 박사에 따르면 손의 우선권을 결정하는 유전자는 동시에 가마의 방향도 정하는데, 우성(R)일 때 오른손잡이가 되게 하고 열성일 때는 우선권을 지정하지 않다고 하네요. 따라서 모두 우성(RR)이거나 우성, 열성 유전자를 각각 하나씩 갖고 있을 때(Rr)는 오른손잡이가 되고 시계방향 가마를 갖습니다. 둘 다 열성인 유전자(rr)일 경우 확률은 반반이고, 클라 박사에 따르면 왼손잡이를 지정하는 유전자는 없다고 하네요.

이에 대해 미국 신경과학연구소 랄프 그린스판 교수는 “이 유전자는 초기 배아에서 비대칭적인 세포 분열을 유도할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습니다.

오늘날 사람들 중 약 90%가 오른손잡이 입니다. 이런 현상이 유전의 결과인지 학습에 따른 것인지를 두고 아직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학습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왼손잡이 부모 사이에서도 오른손잡이 아이가 흔히 태어난다는 사실을 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발견을 적용하면 위의 현상이 유전론에 모순되지 않습니다. 아이가 부모로부터 받는 열성 유전자(rr)는 손의 우선권을 지정하지 않기 때문이죠. 따라서 손의 우선권이 서로 다른 일란성 쌍생아가 존재하는 현상도 설명됩니다.

 

참고로.... 인간에게 나타나는 우성과 열성 유전자중 몇가지
 
우성                         열성


흑발              :          금발
대머리           :          정상
곱슬머리        :          생머리
이마선 곡선    :          이마선 직선
갈색눈           :          푸른색 눈 
쌍거풀           :          외꺼풀
주근깨 있음    :          주근깨 없음
귓불 분리       :          귀불 부착
습한 귀지       :          건조한 귀지
보조개 있음    :         보조개 없음
갈라진 턱선    :         둥근 턱선
혀말기 됨       :         혀말기 안됨
육손              :          정상
오른손잡이     :          왼손잡이 

 

 

가르마는 왜 생길까?

 

모발이식 전문가인 경북대병원 김정철 교수는 "가르마는 딱히 정해진 것이 아니고 머리를 빗는 습관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물론 머릿결은 원래 가마에서 시작된 모발의 성장 방향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라며 "다만 머리를 빗는 쪽, 즉 가르마가 생기는 쪽에 탈모가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머리 빗는 방향을 달리해서 가르마를 바꾸는 것도 좋다"고 했다.
고운미피부과 김동석 원장은 "가르마는 가마의 방향과 직결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사람의 대부분, 즉 90%가량은 가마가 오른쪽(시계방향)으로 돈다는 것. 따라서 가르마는 왼쪽에 위치해 있으며, 오른쪽으로 머릿결을 넘기기가 쉽다는 뜻이다. 김 원장은 "거의 대부분 왼쪽 가르마를 택하는데 그 이유는 가마 때문"이라며 "10% 미만이 오른쪽 가르마를 택하는데, 그 이유는 가마의 방향이 반시계방향이거나 탈모 때문에 일부러 머리결을 바꿔서 보다 풍성하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물론 왼손잡이의 경우, 머리 빗기가 편하다는 이유로 가르마를 오른쪽에 두는 경우도 있다. 실제 왼손잡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평균 8~12%를 차지한다. 외국 유명 인사 중에도 왼손잡이라서 오른쪽 가르마를 둔 사람들이 많다. 영화 배우인 찰리 채플린, 톰 크루즈가 대표적이고, 영국의 전설적인 록 아티스트 데이빗 보위(물론 헤어 스타일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사이먼&가펑클의 폴 사이먼도 왼손잡이다.

파슈미용실 수석헤어디자이너 이완희(35)씨는 "가마 방향으로 가르마가 결정되는 것은 맞지만 실제 가르마는 어떤 방향으로 빗어내리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가마 회전 방향이 정수리를 지나면서 거의 대부분 없어지고, 앞머리 쪽으로 내려올 때 앞쪽으로 직선 형태를 띠기 때문에 굳이 가마 방향에 맞춰서 머리를 빗을 필요는 없다는 것. 여성들의 경우, 가마의 방향과 상관없이 헤어 스타일에 따라 가르마 방향을 왼쪽에서 오른쪽이나 가운데로 바꾸는데, 탈모를 예방하고 모발을 풍성하게 보이는 효과가 있다.

 

 예 : 가마의 회전방향

                                   

 오른손잡이일 확률: 90%이상           왼손잡이일 확률 : 25%~50% (?)

 

 

왼손잡이 유전자를 발견하다.

 
<왼손잡이의 두뇌는 다르게 설계되었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의 연구팀은 어떤 유전자가 정신분열증과 같은 정신병을 야기할수 있다고 믿는다.
LRRTM1 유전자는 말하기나 감정과 같은 특정기능을 수행하는 두뇌의 특정영역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활을 하는 것 같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저널 Molecular Psychiatry에 게재되었다.

두뇌는 비대칭적으로 활동하도록 설계되었다.

오른손잡이에서 두뇌의 왼쪽 부분은 말하기를 조절하고, 오른쪽 부분은 감정을 조절한다. 반면 왼손잡이에서는 반대로 나타난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LRRTM1이라는 유전자에 의한 것이라고 말한다.

옥스포드대학의 Dr Clyde Francks 교수 연구팀은 "우리는 이러한 연구의 발견이 두뇌의 비대칭적인 활동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비대칭 활동은 인간두뇌의 근본적인 특징이며, 많은 정신병에서 이러한 비대칭 활동의 균형은 깨어진다." 고 말한다. 그러나 Dr Francks 박사는 손의 사용과 정신분열증과의 관계에 대해서 왼손잡이들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고 말한다.

그는 "정신분열증을 유발하는데는 개인마다 많은 요소들이 있으며 왼손잡이의 대다수들이 이러한 문제를 겪지는 않을것이다. 리는 이 유전자의 정확한 기능을 모른다." 고 말한다.

10%의 사람들이 왼손잡이이다.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 사이에는 어떤 중요한 차이점이 있음을 제시하는 증거가 있다. 호주의 과학자들은 지난해, 컴퓨터 게임이나 스포츠활동처럼 어떤 일을 수행할 때에, 보다 빨리 생각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프랑스의 과학자들은 왼손잡이가 손싸움에서 모다 장점이 될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또한 왼손잡이는 어떤 질병과 사고에 대한 보다 큰 위험성과 관련이 있는거 같다고 말한다.

 

 

왼손잡이에 관한 9가지 진실


1. 인구의 90%는 오른손잡이이며, 일부 양손잡이를 포함한 나머지 10%는 왼손잡이다.

2. 부모 모두 오른손잡이일 경우 자녀의 92%는 오른손 잡이가 된다. 부모가 모두 왼손잡이일 경우 자녀의 50% 정도가 왼손잡이가 된다.

3. 왼손잡이가 되는 것은 가계의 내림이다. 예를 들면 영국 왕실의 Queen Elizabeth Ⅱ,Prince Charles, Prince Willam 모두 왼손잡이다.

4. 남성이 여성보다 왼손잡이일 확률이 높다. 왼손잡이 어머니와 오른손잡이인 아버지의 자녀는 오른손잡이인 어머니와 왼손잡이인 아버지보다 왼손을 쓸 확률이 높다.

5.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일란성 쌍둥이라도 18%는 서로 다른 손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성 쌍둥이 사이라도 일반 형제들 사이에서와 비교해 볼 때 서로 다른 손을 쓰는 확률이 더 높다.

6. 오른손잡이는 뇌의 좌반구가 언어능력을 담당하지만 왼손잡이의 경우 우반구 언어 능력의 30% 이상을 나누어 담당한다.

7. 나이 든 사람보다 젊은 사람들 중에 왼손잡이가 많다. 왼손잡이가 수명이 짧은 경향 때문이라고도 하지만 현재 나이 든 사람들은 오른손을 쓰도록 훈련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8. 상당수의 천재적인 학자, 예술가, 운동선수들은 왼손잡이이며, 범죄자들 중에서도 왼손잡이가 많이 발견된다.

9. 지난 30년간 Jimmy Cater,아들부시를 제외하고는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모두 왼손잡이였다. Ronald Reagun 또한 오른손으로 글을 쓰고 식사를 했으나 영화에 출연할 때에는 왼손을 써서 로프를 휘두른 것을 볼 때 그는 선천적으로 왼손잡이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대통령들의 왼손잡이 전통은 잠시 중단될 것 같았다. 저번 대선 주자에 출마했던 앨 고어와 조지 부시는 모두 오른손잡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번에 출마했던 존맥케인과 배럭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모두 왼손잡이다.

 

▲ 왼쪽부터 왼손으로 서명하는 존 매케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와 배럭 오바마 미국 대통령 

 

*유명한 왼손잡이들 : 알렉산드, 시저, 나폴레온, 마를린 먼로, 채플린, 로보트 레드포드, 오프라 윈프리, 미켈란 젤로, 피카소, 베토벤, 이승엽 등

 

왼손잡이는 오른손잡이와 비교해 알코올 중독자일 확률이 더 높을뿐더러, 희귀성 장질환인 ‘크론병’을 앓을 확률이 더 높고, 작은창자에 염증이 잘 일어나 자주 화장실을 가는 경우가 많다.

 


왼손잡이, 임신초기에 결정된다

 

임신 10주면 태아가 왼손잡이인지 여부가 결정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최소한 세 살이 지나야 알 수 있다는 일반적인 학설과는 사뭇 어긋나는 것이다.

영국 북아일랜드 퀸스 대학의 피터 헤퍼 박사는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임신 10주에 태아가 왼손을 빨면 왼손잡이, 오른손을 빨면 오른손잡이가 된다고 밝혔다고 BBC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헤퍼 박사는 오른손 엄지를 빤 태아 60명과 왼손 엄지를 빤 태아 15명을 지켜 본 결과 10-12세가 되었을 때 오른손을 빤 태아는 60명 모두 오른손잡이였고, 왼손 엄지를 빤 태아는 3분의 2가 왼손잡이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헤퍼 박사는 또 임신 15주의 태아를 관찰한 결과 10명 중 9명이 오른손 엄지를 빨았다고 밝히고 이는 일반 인구의 오른손잡이 비율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헤퍼 박사는 임신 초기에 태아는 두 손 중 어느 한 쪽을 더 쓰기 시작한다고 밝히고 임신 10주면 태아가 손을 빨기에는 이른 시기지만 손을 이리저리 움직이게 되고 대부분의 태아는 왼손보다는 오른손을 움직이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헤퍼 박사는 임신 10주 태아의 움직임은 뇌나 의식의 통제에 따른 것이 아니고 척수신경이나 근육의 통제에 의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뇌로부터 신경이 신체에 연결되는 것은 임신 20주가 되어야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람이 왼손 또는 오른손잡이가 되는 것은 뇌의 발달을 반영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학자들은 믿고 있다.

그러나 헤퍼 박사의 연구결과는 왼손-오른손잡이 결정이 뇌가 신체의 움직임을 통제할 수 있기 훨씬 전에 나타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헤퍼 박사는 뇌가 태아의 움직임을 조종한다기보다는 태아의 움직임이 뇌의 발달에 어떤 방법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런던 대학의 발달생물학자 스티븐 윌슨 박사는 태아의 움직임이 반드시 뇌의 비대칭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면서 헤퍼 박사의 연구결과에 회의를 표시했다.

 

 

왼손잡이 아이, 억지로 고치려고 하지 마세요 
 

우리 사회는 모든 게 오른손잡이를 위해 만들어졌다. 자연히 왼손잡이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러모로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고, 어른들은 아이가 왼손잡이로 자랄 조짐이 보인다싶으면 오른손을 사용하라고 닦달하게 마련이다.

현재 왼손잡이 인구는 전인류의 10퍼센트선. 아이가 자라 손을 갖고 놀 수 있는 시기가 되면 자연 왼손이나 오른손 중 어느 한쪽 손을 더 많이 사용한다. 손가락 빨기, 노리개 가지고 놀기, 기어다니면서 물건 잡기 등….

그러나 처음에 왼손을 더 잘 쓴다고 꼭 왼손잡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아이는 돌 때부터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두세 살 때까지도 성향이 드러나지 않는다. 대체로 다섯 살 때까지는 우세손이 결정된다. 일부 전문가는 7~8세가 되기 전 아동은 우세손에 대한 선호가 완전히 결정되지 않는다고 한다.

학자들 가운데는 왼손잡이, 오른손잡이가 태어날 때부터 결정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유전되는 것은 아니다. 왼손잡이 아이의 부모 중 80퍼센트는 오른손잡이였다는 연구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는 아이들이 왼손을 사용하면 기를 쓰고 말리는 부모들이 많았다. 유치원이나 학교의 책상, 운동기구, 악기 등 교육용품들은 모두 오른손잡이용으로 만들어져 아이들이 불편을 겪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 더욱이 '쓰기'는 종이의 위치와 연필잡는 법부터 다르기 때문에 왼손잡이들이 가장 불편을 겪어야 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아이가 왼손을 사용하면 엄마들은 거부감을 느끼고 오른손을 사용하게 한다.

하지만 왼손사용을 '고쳐야 할 나쁜 버릇'으로 취급하면서 오른손을 쓰도록 심하게 닦달하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긴다. 부모의 주의와 닦달이 아이를 오른손잡이로 만들었다 해도 아이가 온전한 오른손잡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수저 들기, 쓰기와 같은 중요한 몇 가지 운동을 오른손으로 한다고 해도 그 외 다른 행동은 여전히 왼손으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오히려 부모의 심한 간섭이 간혹 다른 부분의 발달에 장애를 일으키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말을 잘하던 아이가 더듬기 시작한다거나 읽기, 쓰기가 갑자기 곤란해지는 학습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는 것.

왼손잡이 아이에게 강제적으로 오른손을 사용하게 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글씨만은 오른손으로 쓰도록 지도하는 게 필요하다. 양손을 골고루 사용해 뇌를 발달시키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뿐 아니라 학교, 사회생활을 하는 동안 왼손잡이가 겪어야 하는 불편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 일상생활에서는 아이와 자연스레 왼손을 이용해 만들기를 하는 등 함께 놀면서 아이에게 자신감을 주는 것이 스트레스를 주는 것보다 긍정적이다.

 

◆ 검사! 우리 아이 우세손은?

우리 아이는 과연 어느 손이 우세손일까? 다음 테스트를 통해 우세손과 그 정도를 점검해 보자. 모두 ○이면 강 왼손잡이, 4문항이 ○이면 약 왼손잡이이다. 반대로 4문항 이상이 ×이면 오른손잡이다.

 

1. 그림을 그릴 때 왼손으로 크레파스를 잡는다.
2. 왼손으로 공을 던진다.
3. 왼손으로 칫솔을 쥐고 닦는다.
4. 구슬꿰기 놀이를 하는 데 왼손에 실을 잡고 있다.
5. 장난감 칼로 뭔가 써는 시늉을 하는데 왼손에 칼이 들려 있다.

 


감성지수 높이려면 양손을 다 쓰는 게 좋다 
 

왼손잡이 아이 가운데는 '양손잡이'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부모가 간섭하지 않더라도 오른손잡이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혼자 터득해서 오른손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최근 EQ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학자들은 "양손을 사용하게 됨에 따라 양쪽 뇌가 균형 있게 발달해서 더 우수한 머리를 가질 수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왼손과 왼발을 자주 사용해 오른쪽 뇌를 발달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오른쪽을 관장하는 왼쪽 뇌는 기억력과 논리력, 언어표현 같은 지적능력을 담당한다. 반면, 왼쪽을 관장하는 오른쪽 뇌는 주로 직관력이나 예술적 감각 같은 감성을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므로 오른손잡이는 왼쪽 뇌가 발달해 있고, 왼손잡이는 오른쪽 뇌가 더 발달해 있는 셈. 양손잡이도 원래는 왼손잡이였으니 마찬가지다.

보통 10명 중 9명이 왼쪽 뇌를 우성으로 가지고 있으며, 이 숫자는 오른손잡이 대 왼손잡이 비율과 일치한다.

특히 왼손잡이는 오른쪽 뇌의 가운데 부위가 확실하게 발달해 있다고 한다. 왼쪽 손발의 운동과 감각을 관장하는 부위다. 오른쪽 뇌가 감성이나 감정을 관장하기 때문에 오른쪽 뇌의 중앙쪽에 있는 운동과 감각을 관장하는 부위가 발달하면, 오른쪽 뇌의 다른 부위에도 영향을 끼쳐 EQ가 높아질 가능성도 커진다는 얘기다.

양손잡이들에게 나타나는 또 다른 뇌의 특징은 언어능력에서도 찾을 수 있다. 오른손잡이의 언어능력은 대부분 왼쪽 뇌에서 담당하지만 왼손잡이의 언어능력은 오른쪽 뇌로도 일부 흩어져있다. 왼손잡이의 경우 왼쪽 뇌가 언어기능의 70퍼센트를 담당하고, 나머지 30퍼센트는 오른쪽 뇌에 언어기능이 있거나 뇌 양쪽에 퍼져있다고 한다.

연세대 정신과학교실 민성길 교수팀이 발표한 논문에는 손잡이에 따른 학업성취도를 비교한 흥미로운 결과가 나타나 있다.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 사이에 산수나 사회, 자연 등의 학업성적에는 별 차이가 없었지만 언어능력을 반영하는 국어에서는 왼손잡이들이 저조한 경향을 나타냈다. 비록 이러한 경향이 있다 해도 낙담할 필요는 없다. 언어능력을 상대적으로 많이 담당하는 왼쪽 뇌를 다칠 경우, 오른손잡이의 언어능력은 크게 손상되는 데 비해 왼손잡이의 언어능력은 계속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왼손잡이나 오른손잡이 모두 양손을 쓰도록 노력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양손을 사용함으로써 좌우뇌의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주의해야 할 것은 아이의 우세손 결정에 부모가 지나치게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점. 왼손잡이 본래의 특성을 이해해주는 상태에서 천천히 오른손을 쓰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왼손 못쓰게 하니 말까지 더듬어... 
 

올해 다섯 살인 우리 집 아이가 왼손을 자주 쓰기 시작한 것은 세 살 무렵이었다. 두 돌이 막 지나 걸음도 제법 익숙해졌고, 기분이 내킬 때는 숟가락질도 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던 어느 날 혼자서 밥을 떠먹으려고 애쓰는 아이를 보고 있는데, 왼손으로 숟가락질을 하는 게 아닌가.

그때는 그저 아이들이 커갈 무렵 나타나는 양손을 모두 사용하는 경향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실 당시는 양손을 모두 잘 썼다. 하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아이는 오른손을 잘 사용하지 않기 시작했다.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릴 때, 소꿉놀이를 할 때, 밥을 퍼내거나 과일을 자를 때, 칫솔질을 할 때 모두 왼손을 사용하고 있었다.

시부모님은 혀를 끌끌 찼다. "저런, 왼손으로 숟가락질 하냐. 아직 어리니까 고칠 수 있다. 어려서부터 왼손을 사용해 버릇하면 평생 왼손잡이니, 당장 못쓰게 해라. 왼손잡이로 기를 테냐?"

이후 아이에게 왼손을 사용하지 못하게 계속해서 주의를 줬다. 숟가락질 할 때는 옆에 지키고 앉아서 오른손을 사용하게 했고, 놀이를 할 때도 일일이 간섭했다. 하지만 아이는 무의식중에는 계속 왼손을 사용했다.

지나친 간섭 탓이었을까. 아이는 오른손을 사용하기 시작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 숟가락질도 하려 하지 않았고, 그림도 그리지 않았으며, 무의식중에 왼손을 사용할 때는 심하게 당황했다. 때로는 말을 더듬었고, 때로는 눈치를 살폈다. 무척 위축됐다.

왼손잡이 아이를 오른손잡이로 만들다가 아이를 잡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이가 이런 증세를 보인 뒤부터 모든 주의와 간섭을 그만뒀다. 아이는 점차 원래대로 돌아갔고, 전형적인 왼손잡이로 커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엄마인 나 자신은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게 사실이다. 왼손만 사용하게 되면 불편한 게 어디 한두 가지인가. 아직도 '아이가 좀더 크고, 조금만 더 이해할 수 있다면 그때는 오른손도 함께 사용하도록 해야지.' 하는 마음은 그대로다.

 

 

"고쳐야 할 것은 왼손잡이가 아니라 왼손잡이에 대한 사회적 편견입니다."

 


손의 비대칭은 인류 진화의 원동력

 

과학동아 2004년 12월

 
‘인체는 좌우대칭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한쪽 손으로는 능숙하게 글씨를 쓰면서 다른 쪽으로는 연필을 쥐는 것도 어색할까. 그리고 능숙한 쪽이 대부분 오른손인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면서 가끔씩 이런 의문을 갖게 된다. 지난 수천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생각해왔고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여러 가지 답을 제시해왔다. 오른쪽은 신성하고 왼쪽은 불경하다는 믿음도 그 중 하나다. 성서에도 축복받은 양은 하나님의 오른쪽 천국으로 가고 저주받은 염소는 왼쪽의 영원한 불구덩이에 떨어질 운명이라고 쓰여 있다.

19세기 영국의 의사인 필립 헨리 파이-스미스는 오른손잡이가 많은 것은 전쟁의 결과라고 해석했다. 즉 인류는 원래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가 반반이었는데 어느 날 방패를 발명했다. 그런데 심장은 왼쪽에 있으므로 왼손에 방패를 쥐는 오른손잡이가 싸움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높았다는 일종의 자연선택 이론이다.

그러나 고고학 유물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200만년 전에 살았던 현생 인류의 먼 조상인 호모 하빌리스도 오른손잡이가 다수였다는 것이다. 물론 이 무렵은 방패가 없었을 때다. 그런데 이들이 오른손잡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오른손잡이가 석기를 만들 때는 왼손으로 돌을 고정하고 오른손으로 내려치는데 이때 떨어져 나간 조각에는 뒤틀림이 있다. 고고학자인 니콜라스 토드는 180만년 전의 돌조각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이들 대부분이 오른손으로 내려쳤을 때 떨어져 나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150만년 전 호모 하빌리스가 썼던 이쑤시개의 마모된 패턴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대부분 오른손으로 이쑤시개를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의 심리학자인 스탠 코렌과 클레어 포락은 인류가 남긴 벽화와 조각품에 나오는 인물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실시했다. 기원전 3000년 이전 것을 비롯해 1000점이 넘는 작품을 분석한 결과 창던지기 등 기술이 필요한 동작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오른손을 사용했다. 한편 왼손을 사용한 경우는 약 8%로 오늘날 왼손잡이 비율인 10%와 비슷했다.
결국 인류는 200만년 전 이미 대부분이 오른손잡이였고 최소한 지난 5000년 동안 그 비율이 거의 바뀌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인류를 오른손잡이로 만들었을까. 오른손잡이가 유리하다면 왜 이토록 오랜 시간이 지나는 동안 왼손잡이는 도태되지 않고 일정한 비율로 살아남았을까.


헷갈리는 통계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의 가계를 조사해보면 여기에 유전적 요소가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런데 통계를 자세히 보면 오른손잡이는 우성, 왼손잡이는 열성이라는 단순한 유전이론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7만명 이상의 아이를 대상으로 행한 영국의 한 조사를 보면 부모가 모두 오른손잡이일 경우에도 자녀의 9.5%는 왼손잡이다. 한쪽만 왼손잡이일 경우는 19.5%가, 둘 다 왼손잡이일 때는 26.1%가 왼손잡이였다. 분명히 관계는 있는데 설명이 안된다.
왼손잡이가 열성이라면 부모가 둘 다 왼손잡이일 때는 자녀도 모두 왼손잡이여야하기 때문이다. 부모가 O형 혈액형일 경우 자녀도 O형인 것처럼 말이다. 일란성쌍둥이 가운데 20% 정도는 우세한 손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도 해석이 난감한 문제다. 유전자가 동일한데 어떻게 서로 다를 수 있을까.

물론 손의 선호도가 후천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 결과를 나름대로 해석한다. 우리는 양쪽 손을 다 능숙하게 쓸 잠재력이 있는데 이미 오른손잡이에 맞춰져 있는 사회에 적응하면서 대다수가 오른손잡이가 된다. 다만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을 모방하므로 부모 중 왼손잡이가 있을 경우 자녀가 왼손잡이일 확률이 약간 더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해석은 점차 설득력을 잃고 있다.
영국 퀸즈대 피터 헤퍼 박사는 초음파검사를 통해 15주된 태아 1000명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9명 꼴로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더 자주 빤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현재 오른손잡이 비율과 일치하는 수치다. 이들 중 75명에 대해 조사한 결과 오른손을 빠는 태아 60명 모두 태어난 뒤에도 오른손잡이가 됐고 왼손을 빠는 태아 15명 가운데 10명이 왼손잡이가 됐다. 이 결과는 우세한 손을 결정하는데 유전자가 어떤 식으로든 관여함을 시사한다.
영국 런던대 심리학과의 크리스 맥마누스 교수는 유전자의 영향력을 새롭게 해석해 이 딜레마를 풀었다. 그에 따르면 오른손잡이, 왼손잡이 유전자가 있는 게 아니라 오른손잡이를 결정하는 D유전자와 그 돌연변이로 좌우를 선택하는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C유전자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로부터 각각 D유전자를 받을 경우, 즉 DD형은 오른손잡이가 되는 반면 각각 C유전자를 받은 CC형은 오른손잡이나 왼손잡이가 될 확률이 반반이다. 왼손잡이 부모에서 오른손잡이 자녀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면 부모로부터 D와 C를 하나씩 받은 DC형은 어떻게 될까. D가 우성으로 생각해 오른손잡이라고 계산하면 데이터를 설명할 수 없다. 반면 둘이 반반씩 기여해서 오른손잡이가 될 확률이 75%(100×0.5(D) + 50×0.5(C))이고 왼손잡이가 될 확률이 25%(50×0.5(C))라고 가정하면 문제가 해결된다. 이화여대 생물학과 여창열 교수는 “유전자가 하나만 있으면 충분히 영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따라서 이와 같은 가정이 유전 법칙을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맥마누스 교수는 현재 왼손잡이가 10% 내외인 것으로부터 D유전자와 C유전자의 분포비가 8:2라고 계산했다. 이 가정을 적용하면 부모 모두 오른손잡이일 때 자녀의 8%, 한쪽이 왼손잡이일 때는 19%, 둘 다 왼손잡이일 때는 30%가 왼손잡이인 것으로 계산돼 위의 통계와 잘 들어맞는다. ( 자세한 계산은 아래 오른손,왼손잡이 결정의 유전학에 )

 
손의 비대칭 뇌의 비대칭

 

아직 유전자를 찾지는 못했기 때문에 확신할 수 없지만 D유전자 가설은 우세 손에 대한 현상을 잘 설명한다. 그럼에도 궁금증은 여전히 남아 있다. 왜 우리는 양손 모두를 능숙하게 쓰지 못하나. 그리고 왜 대체로 오른손을 잘 쓰게 됐을까.

많은 과학자들이 뇌의 진화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즉 200만~300만년 전에 인류의 뇌가 급팽창하면서 기능의 비대칭이 진전되고 그 결과 손의 비대칭이 나왔다는 주장이다. 인간의 뇌 가운데 다른 유인원과 특히 다른 부분은 좌뇌에 존재하는 언어영역과 운동영역이다. 그 결과 인간은 말을 하게 됐고 손, 특히 오른손을 매우 능숙하게 쓸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뇌와 근육을 연결하는 신경은 좌우가 교차되므로 좌뇌는 몸의 오른쪽에 주로 관여하기 때문이다.
신경학자인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캘리포니아대 프랭크 윌슨 교수는 “인간 고유의 특징인 언어와 정교한 손동작이 왜 주로 좌뇌에 의해서 조절되는지는 아직 미스터리”라며 “아마도 우뇌에 이미 시각정보를 처리하는 영역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호주 멜버른대의 마이크 니콜스 교수는 좌뇌가 이런 역할을 맡게 된 것은 정보를 처리하는 속도가 우뇌보다 빠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두 소리 사이의 간격을 좁혀가며 둘을 구분하는 한계점을 찾는 실험을 통해 오른쪽 귀(좌뇌)가 왼쪽 귀(우뇌)보다 10~15% 정도 더 민감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좌뇌가 담당하는 언어와 정교한 손동작은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 혀와 목의 근육이 움직이는 순서와 간격이 조금만 어긋나도 부정확한 발음이 나오기 때문이다. 3m 떨어진 목표물을 향해 공을 던질 때 공을 놓는 시점이 1000분의 4초만 빠르거나 느려도 위아래로 25cm나 벗어난다.
좌뇌와 우뇌의 신경망을 분석한 결과 좌뇌가 더 복잡한 것으로 나타났다. 침팬지나 다른 원숭이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현상이다. 그렇다면 유독 인간의 좌뇌 신경망이 더 발달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크리스 맥마누스 교수는 “심장이 왼쪽에서 발달하는데 관여하는 유전자 가운데 하나가 약간 돌연변이를 일으켜 뇌의 왼쪽이 좀더 빨리 자라도록 유도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실제로 좌뇌는 우뇌보다 약간 더 크다.

그렇다면 인류는 왜 우뇌도 발달시켜 양쪽 손이 다 능숙하게 하지 않았을까. 프랭크 윌슨 교수는 “사냥감을 향해 돌이나 창을 던질 때 잘 맞추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며 “따라서 한쪽 손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성공 확률이 더 높다”고 설명한다. 어설프게 양쪽에 분산투자하는 것보다는 한쪽에 집중한 것이 생존에 더 유리했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심리학자 이브 기아드는 이런 차이가 왼손과 오른손이 분업을 통해 효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즉 주연과 조연이 있어야 드라마가 완성되듯이 손동작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우세한 손은 미세한 동작에, 나머지는 큰 동작에 적합하게 진화했다. 오른손으로 글씨를 쓸 때도 왼손은 쉬지 않고 종이의 위치를 조절하면서 오른손이 정밀한 작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틀’을 잡아준다.
뜨개질도 양손의 협력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뜨개질바늘이 들어갈 자리를 왼손으로 계속 조절해줘야 오른손의 동작이 진행될 수 있다. 기아드 박사는 “한쪽 손이 틀을 잡고 상황을 정돈한 뒤에야 나머지 손이 활동을 시작한다”며 “왼손은 오른손이 할 일을 알고 있고 오른손은 왼손이 방금 한 일을 알고 있다”고 설명한다.

 
왼손잡이가 살아남은 이유

 

15주된 태아의 90%는 오른손가락을 주로 빠는 것으로 나타나 우세한 손을 결정하는데 유전자가 관여함을 시사한다.

그렇다고 언어영역과 운동영역이 100% 좌뇌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만일 그렇다면 인류는 모두 오른손잡이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왼손잡이의 뇌는 좌우가 뒤바뀐 상태일까. 아니면 운동영역만 우뇌에 자리하고 있을까. 또는 함께 진화해온 언어영역과 쌍으로 이동했을까.
중풍으로 좌뇌가 손상된 사람은 대체로 언어장애가 후유증으로 남는다. 좌뇌에 언어영역이 있으므로 예상되는 결과다. 그런데 일부는 언어장애를 겪지 않는다. 또 우뇌가 손상된 사람이 언어장애를 겪기도 한다. 언어영역의 위치도 어느 정도 유동적인 것이다. 운동영역과 쌍으로 움직이기 때문일까.
우세한 손과 언어영역의 위치를 조사한 결과들은 그렇지 않음을 보여준다. 한 예를 보면 오른손잡이의 95%가 언어영역이 좌뇌에 있고 5%는 우뇌에 있다. 왼손잡이의 경우는 70%가 좌뇌에, 30%가 우뇌에 있다. 우세한 손과 언어영역이 분명 연관돼 있지만 쌍으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크리스 맥마누스 교수는 우세한 손을 결정하는 유전자인 D와 C가 여기에도 관여한다고 주장한다. 즉 DD형은 언어영역이 전부 좌뇌에 위치하고, DC형은 75%가 좌뇌에, 25%가 우뇌에 놓인다. CC형은 좌우가 반반이다. 한편 언어영역과 운동영역의 위치는 각자 독립적으로 정해진다. 즉 DD형은 둘 다 좌뇌에 놓이는 한가지뿐이지만 CC형은 네가지 경우가 다 가능하다(둘 다 왼쪽, 둘 다 오른쪽, 한쪽에 하나씩 놓인 두 가지).

왼손잡이가 10%인 경우 이 가정을 적용하면 오른손잡이의 7.8%, 왼손잡이의 30%가 우뇌에 언어영역이 자리하는 것으로 계산돼 위의 데이터를 잘 설명해준다.
맥마누스 교수는 “우세한 손을 결정하는, 즉 운동영역의 위치를 결정하는데 관여하는 유전자가 언어영역 뿐 아니라 뇌의 비대칭 전반에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뇌의 한쪽에만 놓이는 영역이 12가지 있다고 하자. DD형인 사람은 12가지 모두 교과서에 나오는 표준 자리에 놓여있을 것이다. 즉 언어영역과 운동영역은 좌뇌에, 공간분석영역과 색채인식영역은 우뇌에 자리한다. DC형인 사람은 75%인 9개 정도는 제자리에, 3개는 반대 위치에 놓이게 된다. 뇌 구조가 다소 바뀌는 셈이다. CC형의 경우는 대략 절반이 바뀌게 된다. 표준인 DD형과는 뇌 구조가 많이 다른 것이다.

뇌는 대단히 복잡하고 정교한 기관이다. 그렇다면 뇌 구조가 표준에서 벗어나면 불안정해져 생존에 불리한 것은 아닐까. 실제로 왼손잡이처럼 뇌의 구조가 다른 경우 난독증, 말더듬이, 자폐증, 정신분열증 등 신경계의 문제로 발생하는 질환에 걸릴 확률이 평균값보다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나와있다.
그렇다면 이런 구조의 유동성을 일으키는 C유전자는 왜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고 있는가. 맥마누스 교수는 “뇌의 구조에 적당한 변동이 생기면 오히려 특정한 기능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다”며 “따라서 DC형인 사람은 뇌의 구조가 경직된 DD형이나 흐트러진 CC형보다 생존에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DC형인 사람은 75%가 오른손잡이이고 25%가 왼손잡이다. 왼손잡이의 비율이 평균값인 10%보다 2.5배나 높다. 흥미롭게도 예술가나 천재 가운데 왼손잡이의 비율이 평균값보다 높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나와 있다. 알렉산더 대왕, 미켈란젤로, 나폴레옹, 찰리 채플린, 마를린 먼로, 클린턴 등 유명한 왼손잡이들도 많다.
오른손잡이의 경우 DC형일 확률은 27%인 반면 왼손잡이는 80%나 된다. 소수라는 이유만으로 가위질에서 전철 개찰구까지 하루에도 수없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살아가야 하는 왼손잡이들. 아직까지 완전히 증명되지는 않았지만 뇌와 손에 대한 최근의 연구결과는 이들이 인류의 소수정예임을 시사하고 있는 셈이다.

 
오른손, 왼손잡이 결정의 유전학

 

오른손잡이를 결정하는 D유전자와 기능하지 못하는 C유전자가 8:2로 존재하고 둘이 대등하게 기여한다고 가정하면 우세한 손과 관련된 통계를 설명할 수 있다. 즉 DD형은 100% 오른손잡이이고 DC형은 75%가 오른손잡이, 25%가 왼손잡이다. 한편 CC형은 각각 50%의 확률을 갖는다.

 

1. 전체 평균의 경우
D유전자와 C유전자가 8:2로 존재한다.
cf.괄호안은 확률
자녀가 오른손잡이일 확률 : 100×0.64(DD) + 75×0.32(DC) + 50×0.04(CC) = 90%
자녀가 왼손잡이일 확률 : 25×0.32(DC) + 50×0.04(CC) = 10%

 

2. 부모가 모두 오른손잡이인 경우
오른손잡이에서 D유전자와 C유전자의 비율은 84:16이다.
D유전자의 비율: 100×0.64(DD) + 0.5×75×0.32(DC) = 76 (84%)
C유전자의 비율: 0.5×75×0.32(DC) + 50×0.04(CC) = 14 (16%)

자녀가 오른손잡이일 확률 : 100×0.71(DD) + 75×0.26(DC) + 50×0.03(CC) = 92%
자녀가 왼손잡이일 확률 : 25×0.26(DC) + 50×0.03(CC) = 8%

 

3. 부모가 모두 왼손잡이인 경우
왼손잡이에서 D유전자와 C유전자의 비율은 4:6이다.
D유전자의 비율: 0.5×25×0.32(DC) = 4
C유전자의 비율: 0.5×25×0.32(DC) + 50×0.04(CC) = 6
자녀가 오른손잡이일 확률 : 100×0.16(DD) + 75×0.48(DC) + 50×0.36(CC) = 70%
자녀가 왼손잡이일 확률 : 25×0.48(DC) + 50×0.36(CC) = 30%

 

4. 부모 한쪽이 오른손잡이, 한쪽은 왼손잡이인 경우
자녀가 오른손잡이일 확률 : 100×0.34(DD) + 75×0.56(DC) + 50×0.10(CC) = 81%
자녀가 왼손잡이일 확률 : 25×0.56(DC) + 50×0.10(CC) = 19%

 
좌뇌와 우뇌는 영원한 협력자

 

19세기 프랑스의 의사인 폴 브로카는 좌반구의 특정 영역에 손상을 입은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운동성 실어증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오늘날 ‘브로카영역’으로 불리는 이 자리는 언어운동을 관장하는 부위다. 그뒤 많은 과학자들이 뇌의 특정 부위와 기능을 연구해 ‘뇌지도’를 만들었다. 전체적으로 좌뇌는 주로 언어능력에 우뇌는 시각능력에 관여한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정보는 좌뇌와 우뇌의 협력 속에서만 제대로 처리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좌뇌가 언어를 담당한다고 해서 우뇌의 역할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좌뇌의 경우 단어와 문법에 관여한다. 반면 우뇌는 발성의 운율에 관여할 뿐 아니라 은유, 풍자, 유머 등도 여기서 나온다.
뇌의 한쪽이 고장나거나 우뇌와 좌뇌의 커뮤니케이션 통로인 뇌량이 절단된 경우 환자는 아주 간단한 과제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 간질이 발작할 경우 뇌 전체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뇌량을 절단한 15세의 소년에게 행한 실험이 그 좋은 예다.
연구자들은 수술 전 환자에게 각각의 손으로 정6면체를 그려보게 했다. 소년은 양손 모두 제대로 그렸는데 다만 왼손의 선(?)이 다소 흔들렸다. 오른손잡이이므로 예상되는 결과다.
뇌량 절제 수술이 끝나고 같은 과제를 줬다. 왼손으로 그린 그림(?)은 6면체임을 알 수 있지만 선이 몹시 흔들리고 길이가 맞지 않는다. 왼손을 조종하는 우뇌는 3차원 공간은 이해하지만 직선을 긋거나 선이 만나는 지점을 정확히 인지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한편 오른손의 경우는 선은 안정돼 있으나 입방체가 아니었다(?). 오른손을 조종하는 좌뇌는 직선을 서로 만나는 지점까지 정확히 긋게 하지만 3차원 공간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쉽게 그릴 것 같은 간단한 그림도 뇌량을 통해 좌뇌와 우뇌가 정보를 교환하고 종합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 뇌량(corpus callosum) |
좌우 대뇌반구가 연접된 부분으로 신경섬유의 큰 집단이다. 좌뇌와 우뇌의 의사소통 통로다. 뇌량이 절단된 사람은 정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과제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우연히 선택된 비대칭

 

자동차는 도로의 오른편에서 달린다. 오른손잡이에게는 우측통행이 자연스러워서일까. 그러나 자동차 우측통행과 오른손잡이와는 상관이 없다. 가까운 일본을 비롯, 영국과 영연방에 속한 나라의 상당수에서 왼쪽 도로로 차들이 다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곳들에서는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다. 2000년 현재 전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자동차 우측통행을, 나머지가 좌측통행을 택하고 있다. 그렇다면 자동차는 원래 어느 방향으로 달렸을까.
그 기원은 말의 통행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른손잡이가 말을 타려면 왼쪽에서 올라타야 하므로 말은 좌측통행을 했다. 이에 따라 마차도 좌측통행이 많았지만 통행량이 많지 않은 곳에서는 제각각이었다. 그런데 나폴레옹이 권좌에 오르면서 우측통행을 선언한다. 주인이 말을 타고 갈 때 오른쪽에서 쫓아가던 하인들의 입장을 배려한 것이라고 한다. 아무튼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나라별로, 심지어 한 나라에서도 지역에 따라 좌측통행과 우측통행이 혼재돼 있었다.
그러나 지역간, 국가간 통행량이 늘어남에 따라 어느 한쪽으로 통일해야할 필요가 생겼고 그 결과 우측통행으로 바꾸는 나라들이 하나 둘 늘어났다. 스웨덴의 경우 좌측통행을 고집하다가 1967년에야 우측통행으로 바꾸었다. 도로표지판을 전부 바꿔야하는 등 엄청난 비용이 들었지만 인근 노르웨이와 핀란드를 비롯해 유럽 여러 나라들과 보조를 맞추려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일본은 1859년 영국의 영향으로 좌측통행을 택한 뒤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제시대에는 좌측통행을 하다 1946년 미군정 시절 미국을 따라 우측통행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철도는 아직 좌측통행이 남아있다. 철도의 연장선인 지하철 1호선의 통행방향이 나머지와 반대인 것도 그래서다.
현재 좌측 통행인 나라를 보면 대부분 섬나라이거나 험준한 산맥으로 국경이 나뉘어 통행이 어려운 나라들이 많다. 굳이 통행방향을 바꾸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이 이런 나라에서 운전을 하다가 자칫 큰 사고를 당할 수 있다. 한적한 곳에서 무의식적으로 오른쪽 도로를 타다가 정면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계바늘이 시계방향으로 도는 것도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1271년 경 처음 시계가 나왔을 때만 해도 바늘이 도는 방향이 제각각이었다. 그러다가 1550년 시계가 본격적으로 양산되기 시작했는데 이때 시계방향으로 결정됐다. 일단 방향이 정해진 뒤 모든 제조업자들이 이 방향을 따르게 된 것이다. 이때 만일 반대 방향을 택했더라면 오늘날 시계반대방향이 시계방향으로 불릴 것이다. 이처럼 반반의 선택확률에서 한쪽을 택할 경우 모두 그쪽으로 쏠려 원칙처럼 자리잡는 현상을 ‘냅킨 딜레마’라고 부른다.
원형 식탁에 둘러앉은 사람들 앞에는 포크와 나이프가 나란히 놓여있다. 그런데 집주인은 무심코 냅킨을 그 사이에 놓아두었다. 이럴 때 어느 쪽 냅킨을 집어야 하는지 모르는 손님들은 집기를 망설이고 있다. 이때 누군가 한 사람이 왼쪽의 냅킨을 집으면 나머지 손님들도 따라서 왼쪽의 냅킨을 집어 어색한 상황이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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