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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국립공원 전환’ 신중하게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1. 7. 28.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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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국립공원 전환’ 신중하게 
박혜자 : 호남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광주여성재단 추진위원장

이메일 : hj_p@naver.com
기사 게재일 : 2011.07.27  
  
퀴즈 하나. 우리 지역의 재산은 누가 관리해야 할까. 답은 우리 지역 자치단체다. 그렇다면 한라산은 누가 관리해야 할까. 뻔한 답이지만 한라산은 국립공원이므로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그 뻔한 답은 지난 40여 년 동안 지켜지지 않았다. 1970년 한라산 국립공원 지정 당시부터 지금까지 한라산은 제주도가 관리해 왔다. 즉 소유권은 국가이되 그것을 가꾸고 관리하는 책임은 자치단체에게 위임해 왔다. 재산을 남에게 관리해 달라고 위임하려면 관리비를 내야 하지만 그러한 관리비도 없이 위임해 왔고 자치단체도 별다른 요구를 하지 않고 지내왔다.


그러던 한라산 국립공원 관리사무가 지방분권촉진위원회 결정에 의해 얼마 전 국가로 환원 결정됐다. 이에 따라 한라산국립공원의 보전·관리계획 수립을 비롯해 자발적 협약사항, 규정에 의한 행위허가, 자연공원의 원상회복과 금지행위 단속, 그리고 공원입장료 및 공원점용료 징수 등의 업무가 국가사무로 귀속된다. 국가사무는 국가가, 지방사무는 지방이 스스로의 책임 하에 처리하도록 하는 것은 지방자치의 기본이다. 이제야 그 기본이 바로 세워진 것이다.
그런데 제주도는 한라산국립공원 관리권을 제주도가 계속 유지하게 해달라고 야단이다. 한라산 국립공원 관리가 국립공원관리사무소로 넘어가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지질공원인 한라산을 지역실정에 맞게 보전하거나 개발하기 어렵게 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국립공원 ‘한라산’ 관리의 역설

 

제주도하면 한라산을 떠 올리는 만큼 우리 광주하면 무등산을 떠올리게 된다. 무등산이 우리지역에서 갖는 의미는 한 번이라도 무등산을 가보면 알 수 있다. 주말이면 산행을 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돈 들이지 않고 평소차림 그대로 올라도 된다.  등산이 다소 부담스러우면 그냥 선인들의 자취를 따라 옛길을 걸어도 좋다. 무등산은 옛길과 둘레길을 통해 그 넉넉한 품을 누구에게나 내어준다. 무등산이야말로 광주 시민들의 일상생활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도심권에 인접해 있어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오를 수 있다는 것은 광주가 지향하는 창조도시의 중요한 요건 하나를 충족시켜 준다. 창조도시를 이끌어 가는 창조계급은 입지결정에 있어 ‘어메니티’(amenity, 쾌적함)를 중시하는데 이것을 바로 무등산이 채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역민들의 무등산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각별할 수밖에 없다. 

 

지역사회 득과 실 따져봐야

 

최근 광주시는 도립공원 무등산의 국립공원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무등산의 품격과 가치는 말할 것도 없고 지역민들의 관심을 생각해서 국립공원으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생각인 듯하다. 국립공원으로 전환하더라도 한라산국립공원처럼 광주시가 관리를 위임받아 지역 특성에 맞게 보존하고 개발할 수 있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한라산국립공원 관리사무의 국가 환원으로 소유권에 따른 관리책임이 명확해진 만큼 국립공원의 관리를 지방에게 이관하는 것은 어렵게 되었다.         


이제 우리도 무등산도립공원을 국립공원으로 전환하기에 앞서 어떤 것이 우리 지역에 이득이 될 것인지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지방분권촉진위원회에서 한라산국립공원 관리사무의 국가환원을 결정하기 전에 제주도에 수차례 의견조회를 했지만 대수롭게 여기지 않아 열람조차 하지 않았던 제주도 공무원들의 태만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한라산이 중요하다면서도 정작 그와 관련된 공문을 책상서랍에 사장시킨 적이 우리에게는 없었는지 살펴볼 일이다. 공무원의 태만이 시정을 돌이킬 수 없게 만드는 만큼 공무원은 언제든 깨어 있어야 한다.   
 
출처 :  http://news.sarangb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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