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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하고자 하는 열정 그 자체에 있습니다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2. 5. 1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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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의 일상이야기 2012- 126

 

행복은 하고자 하는 열정 그 자체에 있습니다

 

박 종 국(교사, 수필가)

 

영국의 어느 일간지가 ‘누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할까’라는 제목으로 현상모집을 한 적이 있습니다. 거기에서 1위로 당선된 것이 모래성을 쌓는 어린아이였으며, 2위가 아기를 목욕시키는 엄마이고, 3위가 큰 수술을 가까스로 성공하고 막 수술실을 나서는 의사였으며, 4위가 작품의 완성을 앞두고 콧노래를 흥얼대는 예술가였습니다. 공감하십니까.

 

어린이가 모래성을 쌓는 것을 어른들의 시각에서 볼 때 그것은 하찮은 짓에 지나지 않습니다. 불과 한두 시간 지나면 파도가 씻어가 버립니다. 그러나 아이들한테는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없습니다. 그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꿈을 쌓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아기를 목욕시키고, 의사가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일, 예술가가 자기 작품에 열정을 쏟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는 일 자체에 흠뻑 빠져들 있기에 행복합니다.

 

누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할까? 행복은 누구에게나 다 골고루 주어진 것도 아니고 원한다고 다 찾아오는 것도 아닙니다. 우연히 만나는 경우도 있고, 부단한 노력의 결과 찾아들기도 하고, 욕심 부리다 하루아침에 놓쳐버리는 수도 있습니다. 행복은 하고자 하는 열정 그 자체에 있습니다.

 

행복은 원래 몸이 약해 힘이 없고 불행은 몸이 튼튼하고 힘이 세었습니다. 불행은 자기 힘만 믿고 행복을 만나기만 하면 못살게 구박했습니다. 행복은 불행의 등쌀에 못 이겨 피해 다니다가 마침내 하늘로 다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는 주신 제우스와 상의를 했습니다.

 

제우스는 행복으로부터 자초지종을 듣고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네가 여기에만 있겠다면 당장은 불행을 피할 수 있어 좋겠지만 너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인간들도 생각해야 될 게 아니냐. 그러니까 이렇게 하려무나. 여기서 있다가 꼭 필요한 사람이 있을 때 바로 직행하도록 해라. 그러면 불행한테 붙들릴 염려도 없고 꼭 만나야 될 사람도 찾아갈 수 있으니 좋지 않으냐?”

 

이렇게 되어 인간은 좀처럼 행복을 만나기가 힘들고 불행만 자주 만나게 되었습니다.

 

행복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저마다 이야기하지만, 아직 ‘이것이다’고 딱 잘라서 매듭지어 놓은 것은 없습니다. 행복의 정도는 사람에 따라 다르고, 또한 그것은 인간의 내적욕망의 소산입니다. 때문에 행복지수라는 것을 제시하여 그 가치를 적당히 가시화시켜 볼 수 있을 뿐입니다.

 

저는 지금, 여기라는 말을 곧잘 씁니다(Here and Now). 그렇습니다. 그 어떤 행복이라도 현실을 딛고 선 위치에서 맛보아야합니다. 아이들을 만나는 순간, 그 맑은 웃음하나로 숱한 걸림돌이 다 걷힙니다. 오늘처럼 햇살 좋은 날은 아이들 웃음소리가 한층 더 명료해집니다. 아이들과 하나 되어 토닥입니다. 그게 바로 제가 젊게 사는 비결입니다. 2012.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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