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경영
박 종 국
휴일 집안에 붙박여 있으면 책을 읽거나 잡문 쓰는 것 외는 덧없이 시간만 축낼 때가 많습니다. 특히 요즘 같은 때는 소일거리가 마땅찮습니다. 더군다나 매서운 추위로 어디 바깥바람 쐴만한 처지도 못됩니다. 그렇지만 도서관에 나가면 모든 일상이 흐트러지지 않고 짜임새 있게 굴러갑니다. 도서관은 절간같이 조용합니다. 마냥 읽고 싶었던 책들이 많아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이게 요즘 나만의 겨울나기 비법입니다. 근데 휴일 하루는 너무나 후딱 지나쳐 버립니다.
우리 인생에서 시간 관리처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시간은 보배 중의 보배입니다. 그렇지만 인생의 활용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시간의 활용입니다. 시간은 저축할 수 없고 대차가 불가능합니다. 시간은 인간의 가장 중요한 자원입니다. 시간이 없으면 아무 일도 못합니다. 그렇기에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소중하게 활용하는 것이 모든 지혜의 근본이 됩니다. 자신의 시간을 사랑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스스로의 인생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시간은 황금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은 황금 이상의 것입니다. 천만금을 주어도 단 일초의 시간을 돈으로 살 수 없습니다. 시간은 생명의 핵심이요, 근간입니다. 시간은 생명입니다. 시간을 사랑하는 것은 생명을 사랑하는 것이요,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생명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시간은 쏜살같이 달려갑니다.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져 있는 하루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삶의 흥망성쇠가 좌우되고, 길흉화복이 결정됩니다. 때문에 시간을 선의적이고, 생산적이며,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사람만이 인생의 대업을 성취하고 보람 있는 생애를 살 수 있습니다.
하루 24시간, 1440분, 86400초를 인생 70으로 산정하면, 날짜로 약 2만 5천 날이며, 시간으로 약 60만 시간이 됩니다. 그 중에서 3분의 1은 잠을 자는데 소용해야 합니다. 우리가 깨어 있는 시간은 겨우 40만 시간밖에 안 됩니다. 그 중에서 활동하기 위하여 공부하고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약 20만 시간이나 필요합니다. 결국 우리가 이 세상에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약 20만 시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20만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이제 저는 지천명의 나잇살을 가졌습니다. 그 동안의 제 삶을 반추해 보면 시간을 생산적으로 활용했다기보다는 덧없이 낭비했다는 아쉬움이 꼬리를 뭅니다. 하지만 후회해본들 무엇하겠습니까.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시간은 현재입니다.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에 매달려서 허우적거릴 겨를이 없습니다. 오직 현재를 사랑하고,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현재만이 살아있는 나의 시간입니다.
시간은 모든 것을 해결해 줍니다. 옳고 그릇 것이 뚜렷이 드러납니다. 오해가 이해로 바뀌고, 원한도 용서로 바뀌고, 고통도 위안으로 변하고, 슬픔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바뀝니다. 세월이 약이라고 하지요. 그처럼 시간은 모든 것을 고쳐주는 신의 영약입니다. 시간은 책보다도 더 많은 것을 깨우쳐 주고, 더 위대한 것을 가르쳐 줍니다. 시간은 역사의 현명한 판단자이며 위대한 공증인입니다. 과거 일에 연연애착하거나 쓸데없는 미련을 갖지 않아야 합니다. 더구나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의 일을 공연히 걱정하며 기다릴 까닭이 없습니다.
시간의 걸음걸이에는 세 가지가 있다는 시인 실러의 명언을 다시 곱씹어 봅니다. 미래는 주저하며 다가오고, 현재는 쏜살같이 달아나고, 과거는 영원히 정지되어 있답니다. 하여 여력이 생긴다면 끝없이 독서하고, 사색하며, 운동하고, 기도하면서 영혼의 새로운 빛과 강건한 기상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시간 경영에 충실하면 자연 정신의 안식을 얻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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