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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운전기사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5. 11. 2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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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운전기사

 

오전 9시 10분, 군포 출발 서울행 군포 교통 5623버스에 올라탔다

그런데 타자마자 운전기사의 인사말이 색다르다
승차 손님에게 헤드 마이크를 끼고
‘안녕하세요?’ 하는 것까지는 특별할 일이 없었는데,
타는 사람마다 모두에게 인사를 건넨다.

그리고 출발 할 때마다,
‘출발합니다! 손잡이를 잡으세요’

라고 부드러운 멘트를 해 준다.

운전기사의 말 속에서 느껴지는 훈훈함은
누군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매우 다정하고 진정성이 묻어나는 말투였다.

정거장마다 같은 표정으로
모든 승객들에게 매번 똑같이 하는 걸 보고
‘좀 괜찮은 별난 기사구먼’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한 아주머니가 버스에 탔고,
비닐봉지와 여러 짐을 의자 옆에 놓은 채 자리에 앉았다.
교차로 신호에 버스가 정차하자 갑자기 버스기사가
운전석 문을 열고 나오더니
“아주머니 어디까지 가세요?”

라고 묻는 게 아닌가?

아주머니는 엉겁결에 목적지를 대답했고,
‘그럼 이따 내릴 때 앞문으로 내리세요!’

라고 운전기사는 말했다.
5분 남짓 걸려 아주머니의 목적지에 도착한 남부시장.
그때, 운전기사는 운전석 문을 열고 나와
승차하는 앞문을 열더니 아주머니 손에 든 짐을
직접 내려주고 승객을 붙잡아 주었다.

누가 보면, 전용 세단을 운전하는 전용 기사가
모시는 사람이 내리는 걸 살펴주는 모습과
영락없이 똑같아 보였다.

수많은 정거장에 멈추고 출발하는 반복되는 일이라
버스기사의 친절한 말은커녕 급출발, 급정거가 보통인데...,

그날 아침, 내 삶의 현장에서 만난 운전기사는 정말 인상 깊었다.

 

- 새벽펴지 가족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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