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그들만의 나라, 참 슬프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돌아도 너무 돌아버렸다.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을까 말까한데, 빤한 일, 불 보듯 손금 보듯 너무나 빤한 일을 ‘아니다’고 버틴다. 의사라는 사람이, 그것도 한 나라 최고의 수준을 담당하는 자존심도 깡그리 내팽개친 채 ‘그것도 소신이다’고 국감장에서도 버럭버럭 댄다. 그 꼬락서니가 그다지 좋게 보이지 않는다. 소신의 그런 게 아니다.
‘사망진단서 내용이 같은 의사로서 부끄럽고 죄스럽습니다’는 양심고백 의사도 나섰는데, 동문후배들이 결기를 모으고 사망진단서에 대해서 소신피력을 해 달라는데, “백남기 농민은 갑자기 심장이 멎어 사망했다”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아직도 모르쇠로 일관한다. 거기다 더해서 한 정당 원내대표는 “백남기 투쟁본부에 이적단체가 개입했다며 즉각 해체를 주장했다” 대체 왜 이러나. 정말이지 미처도 톡톡히 미쳤다.
얼마 전 국회파행을 빌미로 골방단식을 했던 어느 당 대표는 요즘 목에 힘을 주고 닭 벼슬을 꼿꼿하게 세웠다. 그는 대통령에 과잉충성하고, 숱한 비리몽니 자체를 어물쩍 물 타기함으로써 일등공신 내시로 스스로 등극하였다고 자화자찬이다. 어설픈 단식기도는 세간의 웃음거리가 되고도 남아 지금껏 회자되지만, 더욱이 가관인 처사는 링거를 곶은 채 수해현장을 방문하는 어처구니다. 대체 그런 자세로 무얼 하겠다는 건지.
되레 백남기를 죄인 취급하는 그네들당, 말에 씨도 안 먹히는 소리하고 희희낙락하는 꼴을 보자니 숨이 턱턱 막힐 노릇이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국감장에서 되먹지도 않는 깡패, 시정잡배 같은 언사로 마구 잡이로 생떼 쓰는 그들을 보면 신물이 난다. 어쩌자고 그런 작자들을 지역구 대표자로 뽑았단 말인가. 무조건 공개입찰 해야만 된다는 억지논리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는 교육수장의 낭패스런 얼굴을 보면 이 나라 썩어도 너무 골고루 썩었다.
무능하고, 무지하며, 무대포인 나라, 국가·가계부채 사상최대, 청녕실업률 사상최고, 출생률 사성최저…, 그 뿐만이 아니다. 정치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엉망인 나라. 오직 그들만의 나라, 참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