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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옹지마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7. 2. 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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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옹지마


박 종 국


갑작스럽게 힘든 일을 당하거나, 주체하기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흔히 '인생은 새옹지마'라고 자위하면서 그 위기를 극복해 가는 모습을 자주 목격합니다. 재난을 당하거나 경미한 자동차 접촉 사고 후에도, 성질을 부리거나 짜증을 내기보다 더 큰 사고를 내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긍정의 마음으로 대처하는 모습은 좋은 습관입니다.

새옹지마라는 말은 원나라의 승려 희회기(熙晦機)의 시에 인간만사는 새옹의 말이다. 추침헌 가운데서 빗소리를 들으며 누워 있다(人間萬事塞翁馬推枕軒中聽雨眠)라고 한 데서 비롯되었으며,《회남자(淮南子)》의 인간훈(人間訓)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북방 국경 근방에 점을 잘 치는 늙은이가 살았는데, 하루는 그가 기르는 말이 아무런 까닭도 없이 도망쳐 오랑캐들이 사는 국경 너머로 가버렸다. 마을 사람들이 위로하고 동정하자 늙은이는
"이것이 또 무슨 복이 될는지 알겠소."
하고 조금도 낙심하지 않았다. 몇달 후 뜻밖에도 도망갔던 말이 오랑캐의 좋은 말을 한 필 끌고 돌아오자 마을 사람들이 이것을 축하하였다.
그러자 그 늙은이는
"그것이 또 무슨 화가 될는지 알겠소."
하고 조금도 기뻐하지 않았다. 그런데 집에 좋은 말이 생기자 전부터 말타기를 좋아하던 늙은이의 아들이 그 말을 타고 달리다가 말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다. 마을 사람들이 아들이 병신이 된 데 대하여 위로하자 늙은이는
"그것이 혹시 복이 될는지 누가 알겠소." 하고 태연한 표정이었다.
그런 지 1년이 지난 후 오랑캐들이 대거하여 쳐들어왔다. 장정들이 활을 들고 싸움터에 나가 모두 전사하였는데, 늙은이의 아들만은 다리가 병신이어서 부자가 모두 무사했다."


이처럼 새옹지마는, 좋은 일에는 화가 따르고, 화가 일어난 뒤에는 좋은 일이 일어난다는 뜻입니다. 좋은 일에는 흔히 방해하는 일이 생긴다는 호사다마와 견주어 쓰여지기도 합니다.

인생만사 새옹지마라는 말의 본뜻은 세상에는 이런 일도 저런 일도 생기므로 일희일비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나쁜 일에도 좌절하지 말고 용기를 가지고 꿋꿋히 살아야 하며, 좋은 일이 생겼을 때도, 행동을 경솔히 하지 말고 겸손해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요?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세상에 현실과 타협해 버리는 일종의 순응인지도 모릅니다. 다시 말해서 인생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바꾸는 게 아니라, 세상의 흐름에 맞추어가겠다는 일종의 체념적인 관념이기도 합니다. 결국 새옹지마라는 말의 근저에는 순응, 체념 등의 허무주의(니힐리즘)적 부정적 요소도 깔렸습니다. 

한번쯤은 새옹지마를 부르짓고, 호사다마에 대비하는 마음도 가져봄직 합니다.


ⓒ 박종국 2017-7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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