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기 하나가 이룬 기적
박 종 국
으레 청진기 하면 목에 청진기를 걸친 의사가 떠오릅니다. 원래 청진기는 아이들이 나무 막대기 끝에 귀를 대고 소리를 듣는 놀이를 보고 프랑스의 의사 르네 라에네크가 발명했습니. 그것이 거의 2백년 전의 일입니다. 그러니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의사들이 수많은 환자들에게 이 청진기를 사용해 왔을까요.
그런데도 저는 아직 우리나라 한 여의사처럼 청진기를 가슴에 품었다가 환자를 진찰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청진기의 체스트 피스는 차갑습니다. 그래서 환자는 그것이 가슴이나 배에 닿는 순간 선뜩한 느낌을 받습니다. 특히 임산부라면 복중의 태아가 놀랍니다.
그런데 60년 전 막 병원을 차린 한국의 한 여의사(가천대 이길여총장)는 그 청진기를 자기 가슴에 품었습니다. 몸으로 덥혀진 그 따뜻한 청진기 덕분에 환자들은 언제고 편안하게 진찰을 받았습니다.
훗날 이 따뜻한 청진기 하나가 큰 병원이 되고, 대학교가 되고, 소중한 연구소와 수많은 사회 봉사 단체로 변화하고 발전했습니다. 그리하여 따뜻한 청진기 하나가 지금 병든 사회를 진찰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빛이 되었습니다.
삿된 일들로 나라 전체가 벌집 쑤셔놓은 듯 번잡한 때 숙연해지는 커다란 실천입니다. 그 청진기 하나, 베품의 원리는 아주 간단합니다.
"내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
먼저 남을 배려하는 이 사회 윤리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요.
|박종국2017-8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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