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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음식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7. 5. 2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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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음식

 

박 종 국

 

식량자급율이 채 28%밖에 안 되는 우리나라의 경우, 기본 먹을거리 전량을 외국에서 수입해서 해결한다. 가까이 중국을 비롯하여 미국, 호주, 태국, 베트남 등 가히 다국적이다. 이렇듯 수입산 음식이 다 나쁜 먹을거리는 아니다. 다만 이동거리상 신선함 유지가 문제다.

 

그 중 거의 전량을 수입하다시피한 밀가루의 폐해는 너무나 심각하다. 단언컨데 밀가루 음식 자체는 나쁘지 않다. 문제는 수입과정에서 발생한다. 수입 자체가 워낙 먼거리를 이동해야 하기에 그 과정에서 좀벌레를 퇴치해야 하고, 운반과 저장, 도정과정에서 투여되는 발색제 등으로 이미 개미도 먹으면 취사량 밀가루가 되어 버린다.

 

근데도 밀가루를 주식으로 하는 나라에서는 별반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는 충분한 지역먹을거리, 로컬푸드이기에 우리의 경우와 우려가 덜하기 때문이다. 들판을 보아도 예전 같지 않다. 한창 밀보리 이삭 익어 톡톡 불거지는 논밭에 심겨진 밀과 보리를 만나기는 가뭄에 콩 나듯 하다. 그나마 경작되는 규모는 자급자족 수준을 면치 못한다.

 

몇해 전 명퇴를 하면서 귀농한 선배는 호기좋게 우리농산물 생태귀농을 했다. 무엇보다 농약과 비료를 덜 사용하는 유가농 농법을 고집했다. 잡풀과 계분으로 퇴비를 만들어 썼다. 지렁이 오리 농법에도 귀가 얇아 봤다. 오뉴월 땡볕에도 잡초와 분연히 맞섰다. 그러나 결과 무참한 참패였다. 고추며 마늘, 참깨 등속의 결과는 고사하고, 눈으로 봐도 먹을거리가 못되었다. 배추를 비롯한 푸성귀는 아예 풀벌레 차지였다.

 

그럼에도 생태귀농에 성공하여 유기농 착한 먹을거리를 생산해내는 농부들이 많다. 농촌에 살아보면 그들은 참 위대하다. 그런데 조금만 눈을 돌려 경작 면적이 좀 넓어지면 입장이 달라진다. 이때부터는 기계의 힘과 농약, 비료에 의지하지 않으면 올바른 먹거리를 생산하지 못한다. 그것도 영농위탁과 공동방제로 농사짓는다.

 

이를 근거로 볼 때, 광활한 중국땅, 더 넓은 미국땅 켈리포니아 벌판에서 재배되는 수입산 먹거리에 자행되는 폭거(?)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 일례로 동남아에서 들여오는 수입산바나나는 유통과정에서 농약에 목욕을 한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그것들 하나하나는 생산자에서는 너무나 착한 먹거리다.

 

당뇨나 성인병 한둘 만난 중년이면 식이요법을 병행한다. 나 역시도 근 십년 이상 고혈압으로 특별히 가리는 음식이 몇몇이다. 친구들의 경우 밀가루음식을 입에 대지 않는다. 가능하면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려는 심산이다. 중년건강에 밀가루음식이 치명적이라는 얘기다. 밀가루는 생산과 유통과정은 물론, 조리 시에도 다량의 소금 투여가 문제다.

 

그나저나 이런 밀가루 폐해를 빤히 꿰뚫어 보면서도 너무나 즐겨먹는 나는 이미 건강유지 측면에서 치명적이다. 어제 저녁에도 애써 콩을 삶고 갈아서 콩국수를 만들어 열무김치 얼음 동동 띄워 한 그릇 바웠다. 그러니 해산달 가까운 뱃살이 줄어들 기미가 없다.

 

(이 글은 제분업자나 제과제빵, 중식당, 각종 면류생산자의 업태를 폄하하기 위해 쓴 글이 아니라, 제 개적인 의견 피력일 따름입니다. 예를 든 사안은 삭품영양학적으로 검증된 자료가 아님을 밝혀둡니다.)

 

|박종국 2017-29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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