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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마음을 가진 ‘우리’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8. 1. 1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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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마음을 가진 ‘우리’

 

박 종 국

 

아프리카의 깊은 숲속 한 부락의 원주민들에게는 세계 어느 곳에도 없는 풍습이 전해진다. 바로 ‘용서 주간’이다. 날씨가 좋은 때에 실시되는 이 풍습은 모든 사람들이, 누구에게나, 어떤 잘못이라도 용서해주기로 서약하는 주간이다. 그것이 오해이든 사실이든 상관없이 모두 용서해준다.

 

용서주간, 매사 바쁘게 사는 우리에게 부러운 일이다. 우리는 조그만 일에도 쉽게 분개하고 용서하는데 인색하다. 자기 마음속에 사랑을 베푸는 그릇이 작기 때문이다. 사랑은 눈부신 햇살 같은 기쁨만으로 이루어진 꽃이 아니다. 사랑은 괴로움과 슬픔과 아픔과 눈물을 딛고 설 때 아름답다. 그런 사랑만이 상처 난 사람을 치유한다.

 

자기 마음속에 사랑이 깃들었을 때 마음껏 나누어야한다.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된다. 사랑은 남에게 준다고 해서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 ‘나’보다 ‘우리’라는 말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사랑을 나눠 보면 안다. 사랑의 실천은 자신에게서 그치지 않는다. 사랑은 전염성이 워낙 강해서 금세 퍼져나간다.

 

사랑하면 사람의 모습도 바뀐다. 그가 누구이든 상관없다.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에는 알 수 없는 아름다움이 스몄다. 아무리 어렵고 힘 드는 일이라도 관심을 가지면 그때부터 참다운 삶의 길이 열린다. 하루하루 자기 속에 든 교만과 이기심을 덜어내고, 주위 사람들을 위해 어두운 밤 등불을 들 때 비로소 참 행복을 알게 된다.

 

시인 타고르는 ‘사랑’을 ‘이해’라고 했다. 상대방의 고민이나 슬픔, 불만의 깊이는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아야 이해하게 된다. 사랑은 주는 사람뿐만 아니라 받는 사람 모두를 배려해 준다. 인생은 소유하는 게 아니라 주는 베풂이다. 그런데 지금 세상은 가지면 가질수록, ‘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우리’라는 따뜻한 말은 사라진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우리’가 필요한 때이다.

 

꾸중과 원망, 질책들이 사람을 변화시키기 보다, 사랑과 용서가 사람을 변화시킨다. 내가 먼저 실천하는 조그만 사랑이 나를 바꾸고, 내 주위를 바꾸며, 나아가 세상을 바꾼다. 그런 신념을 가진 사랑을 하고, 그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만이 영혼을 울려주는 음악가가 된다.

 

삶은 단 한권의 책이다. 일생을 통하여 단 한 번밖에 읽지 못하고, 다시는 되돌려 읽을 수 없는 책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한정된 이 삶의 책을 읽으면서 작은 기쁨에 너무 들뜨고, 조그만 아픔에 절망한다. 지레짐작으로 모든 걸 너무 쉽게 포기한다. 사소한 일에 얼굴 붉히며, 자잘한 일에 쌍심지를 돋궈가며 시기하고 질투하는 일이 잦다. 생각을 담지 않고 말을 함부로 한다. 그러니 눈알 부라리며 싸우는 일이 많아진다.

 

사물의 껍데기는 자기를 보호하고 감추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그 속의 진실은 껍데기와 관계가 없다. 중요한 일은 외모나 옷차림보다 그 사람의 마음이며,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보려 하는 사람에게 더 잘 보이고, 들으려 하는 사람에게 더 잘 들리며,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잘 느껴진다.

 

아름다움은 일부러 꾸밀 때 나타나지 않는다. 모든 게 아름다울 때는 제자리에 서고, 사람다운 향기가 담뿍 묻어나는 순간이다. 좋은 향기를 지닌 사람으로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며, 스스로의 삶에 충실할 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남들이 먼저 그 아름다움을 느낀다. 누구나 그대다울 때 가장 아름답다.

 

한번쯤 상대방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독화살을 던지지 않았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물건이나 돈을 잃어버렸을 때는 찾으려고 애를 쓰면서도 왜 잃어버린 자신의 마음을 찾으려고 애쓰는 마음이 덜한 지. 새핸 얼굴을 씻듯 마음을 부시는 데도 부지런을 떨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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