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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멸망

세상사는얘기/다산함께읽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8. 5. 1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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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멸망

 
송 재 소 (성균관대 명예교수) 

 

    얼마 전에 작고한 영국의 천재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인류의 멸망을 이끄는 여러 가지 요인을 경고한 바 있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핵전쟁, 지구 온난화, 슈퍼 바이러스, 인공지능 로봇, 소행성과의 충돌 등이 인류 멸망의 요인으로 꼽힌다. 이 중 소행성과의 충돌을 제외하면 모두가 인간이 만들어낸 재앙이다. ‘인류 멸망’이라는 거대담론이 우리의 일상적인 삶과는 다소 동떨어진 느낌이 없지 않지만, 지구상의 인간이 자초한 재앙인 만큼 인류 전체가 심각히 고민해야 할 사안임에 틀림없다. 그중에서 핵전쟁과 지구 온난화 문제를 짚어본다. 


지구상의 모든 핵이 없어져야 


   북한 핵의 폐기를 둘러싸고 관련 당사국들이 숨 가쁜 외교전을 펼친 결과 어느 정도 긍정적인 성과가 나오리라는 전망이 밝은데, 이는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왕조시대에나 있을 법한 3대 세습 국가인 북한 정권의 무모한 도발로 인한 핵전쟁의 위험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킹 박사가 경고한 핵전쟁의 위험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핵보유국들의 핵도 완전히 폐기되어야 한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면 위험하고 미국이나 러시아 또는 중국은 핵을 보유해도 된다는 논리는 난센스다. 핵을 보유한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고 여기에 인간 본래의 공격성이 발동되면 어느 때나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미국을 비롯한 기존 핵보유국들만 정의의 사자(使者)는 아니다.


    또 우발적인 핵전쟁의 위험도 상존한다. 컴퓨터가 오작동할 수도 있고 지도자들이 순간적인 실수로 핵단추를 누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인류의 멸망을 막기 위해서는 지구상의 모든 핵이 없어져야 한다. 


병든 지구를 살려야 


   지금 지구는 병들어 있다. 지구를 병들게 한 주범은 온난화인데 온난화를 촉진하는 가장 큰 요인은 이산화탄소의 증가로 인한 온실효과로 알려져 있다. 지구가 온난화하면서 북극의 얼음이 녹고 지구 곳곳에 기상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사하라 사막에 38cm의 폭설이 내리고 인도에서는 모래 폭풍이 불어 140여 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지난해 겨울에는 극심한 가뭄과 한발로 미국 애리조나주 나바호 인디언 보호구역 내 그레이 마운틴에서 야생말 200마리가량이 폐사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지구 온난화는 대기의 순환 패턴을 바꾸어 때아닌 한파와 폭염, 폭설과 홍수가 빈발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의 가을 기온이 영하 38도를 기록하는가 하면 파키스탄 남부 도시 나와브샤의 기온은 섭씨 50.2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제 지구는 더 이상 건강한 지구가 아니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인류가 지구 온난화를 되돌릴 수 없는 시점에 가까이 와 있다”며 “때가 되면 지구는 섭씨 460도의 고온 속에 황산비가 내리는 금성처럼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2018년 3월 20일 자 중앙일보)


    참으로 끔찍한 일이다.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세계 각국은 2005년에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규제하는 도쿄 의정서를 체결했고 2016년에는 197개국이 파리 기후변화협약을 체결했다.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지구를 온난화하는 결정적 원인이 아니라는 학설도 있지만 지구 온난화를 저지해보려는 이러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이산화탄소는 화력발전소, 제철공장, 시멘트공장이나 자동차의 운행 과정에서 석유, 석탄 등의 화석연료가 연소될 때 많이 배출된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이산화탄소는 인간이 이루어낸 산업화의 부산물인 셈인데, 과학과 기술의 발전에 따른 산업화가 절대선(絶對善)이 아님을 이제는 깨달아야 한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인류에게 위험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호킹 박사의 경고를 귀담아들을 만하다. 우리는 ‘인간이 지구를 병들게 하는 암세포다’라는 말이 실감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북극곰이 살 수 없는 환경이라면 결국 언젠가는 인간도 살 수 없게 될 것이다.  
 

글쓴이 / 송재소


·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
· 퇴계학연구원 원장

· 저서
〈중국 인문 기행 2〉,〈중국 인문 기행 1〉창비, 2017/2015
〈시로 읽는 다산의 생애와 사상〉, 세창출판사, 2015.04
〈다산시 연구〉(개정 증보판), 창비, 2014
〈다산의 한 평생〉, 창비, 2014
〈역주 다산시선〉(개정 증보판), 창비, 2013
〈한국한시작가열전(송재소와 함께 읽는 우리 옛시)〉, 한길사, 2011
〈한국 한문학의 사상적 지평〉, 돌베개, 2005
〈한시 미학과 역사적 진실〉, 창작과비평사, 2001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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