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일콘
좇을 수 없는 성공스토리 대신 실패의 과정을 모으고 나누는 움직임들이 활발하다.
인생을 성공이나 실패로만 구분짓지 말자는 취지다.
2008년 실리콘벨리에서 시작된 '페일콘'은 벤쳐 사업가들이 모여 자신의 실패담을 공유하는 행사다.
국내에서도 지난 주말 광화문광장에서 쓰라린 실패의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인 '실패박람회'가 열렸다.
'실패를 넘어 도전으로'란 주제로 행정안전부와 중소벤쳐기업부가 마련한 행사였다.
한 때 피자프렌차이즈사업을 벌려 대박을 터트렸지만 수차례 파산을 겪은 '성신제피자'의 성신재씨.
전재산을 송두리채 날려버린 방송인 홍석천씨.등이 실패담을 풀어놓았다.
문재인대통령도 폐막식에 박람회장을 찾아
"국민 모두의 마음을 응원합니다"
라는 글을 남겼다.
실패박람회를 한번 열렸다고 세상이 갑자기 바뀌지는 않는다.
과정이 아닌 결과를 중시하는 한국사회에서 성공이 아닌 실패로 끝난 사람들의 이야기는 쉽게 잊혀지지 때문이다.
실패를 허락하지 않는 한국과는 달리, 실패가 낙인이 되지 않는 나라도 많다.
에릭와이너는 '아이슬란드는 실패를 찬양하는 나라'라고 썼다.
이 한마디에 아이슬란드로 떠난 사람. 그는 공사판, 식당, 과수원에서 일하며, 30년 가까이 신춘문예에 매달렸지만 빈번히 낙선한 작가 강은경씨다.
자신이야말로 패배자라고 여겼던 그는 되레 실패를 찬양한다는 말에 오랜 꿈을 접고 아이슬란드로 떠났다.
소설가가 되려다가 노년의 문턱에 들어선 패배자!
아이슬란드 호숫가에서 만난 할머니에게 그는 고해성사를 하듯 인생의 추레한 시간을 늘어놓았다.
그랬더니 할머니는 다그치듯 말했다.
"당신, 인생 실패한 사람 맞아요? 쓰고 싶은 글 쓰며 살았잖아요.
그랬으면 됐지. 왜 실패자라는 거죠?
당신에겐 사는 게 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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