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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심는 마음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9. 3. 2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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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심는 마음

 

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그렇지만 꽃을 심고 가꾸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왜 그럴까? 바빠 시간이 없어서? 할 일이 많으니까 자연 여유가 없어진다. 한데도 꽃을 즐겨 가꾸는 이들을 보면 미덥다. 그들은 조그만 자투리 시간에도 화분을 손질하고, 꽃 대궁을 다듬는다. 참 부러운 심력이다. 한갓진 시간에도 딴청부리는 나와는 경향이 유다르다.

 

지금 몸담은 학교는 2015년 개교한 신설학교다. 2월까지만 해도 예정된 공사를 마치지 못해 노심초사했다. 그 덕분에 3, 3백여 새내기를 맞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학교 몸집이 커진 만큼 교정(校庭)은 손 볼 데가 한둘 아니다. 우선 울타리를 경계 지을 나무를 심고, 밭뙈기 하나만한 생태공원도 만들었다. 깔끔하게 단장된 운동장, 그를 에워싸고 도는 풀꽃나무들이 참 의좋게 자리했다.


 

근데도 관심 가질수록 헛헛한 데가 한둘 아니었다. 여러 선생님들과 의논한 끝에 철제 담에다 줄장미를 심기로 했다. 사오월, 장미꽃 흐드러지게 피면 맵살스런 향기 교정 가득 차리라. 애써 빨강, 분홍장미 사이사이 하얀 찔레꽃 120포기 무리지어 심었다. 지척에 자이아파트 담벼락엔 이미 줄장미가 살찐 울타리로 터 잡았다. 그나저나 네 살 배기 학교가 제법 의젓해지려면 손 갈 데가 많다. 집안을 부시는 일과 마찬가지로 학교도 손때 매운 만큼 때깔 나는 법이다.

 


우리 학교는 57학급 규모로 거대학교다. 그야말로 덩치가 크다. 아이들도 너무나 많다. 그래서 학교 구색을 갖추려면 아직도 할 일이 많다. 관리자의 눈에 보이는 학교보다 아이들과 학부모, 교사가 편안하게 다가서는 학교로 거듭나도록 가꾸는 게 무엇보다 먼저여야 한다. 해서 꽃을 심는 마음으로 학교 자그마한 일 하나부터 충분히 경청하고, 공감한 결과의 반영이다.

 

오고 싶은 학교, 머물고 싶은 학교, 다시 오고 싶은 학교, 진영중앙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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