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아름다운 모습 하나
오래전에 외할머니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사 손주들 입에 밥들어가는 게 제일 좋은기라."
그만큼 외할머니는 밥이 최고였고, 밥심으로 사셨습니다. 그런데 여든여덟에 돌아가신 외할머니 평생을 까막눈으로 사셨습니다.
그래도 문리에 밝아 셈도 잘 하셨고, 귀도 참 밝으셨습니다.
방학 때 외할머니댁에 가면 매끼니때마다 고봉밥을 챙겨먹어야 했습니다. 그때그시절 별다른 군입거리가 없던 때라 꽁보리밥일망정 게 눈 감추듯 한 그릇 비웠습니다.
배가 부르면 감나무 그들아래 놓인 평상 엎드려 숙제를 하거나 책을 읽었습니다. 워낙에 연필심이 흐릿해서 침을 데데 묻혀가며 숙제를 하고, 덜렁덜렁 빨빨대며 신명나게 놀았습니다.
그러자면 외할머니 크게 다그쳤습니다.
"에끼 이놈들! 아까운 밥 먹고, 배 다 꺼준다! 밥값해야지. 책 좀 읽어라."
까막눈인 게 한이 된다며 부지런히 책 읽기를 닦달 하셨던 외할머니.
그 덕분에 지금의 제가 책벌레가 됐고, 글 쓰는 작가로 거듭났습니다.
오늘 셋째시간 도서관에 가 보니 참 아름다운 모습 하나 눈에 띄었습니다. 3학년 6반 아이들이 담임선생님과 예쁘게 앉아 책을 읽었습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든지 하나하나 야무지게 꼭꼭 담았습니다.
담임 김정민 선생님은 4~6학년이 참여하는 독서동아리도 운영합니다.
아이들, 책 읽으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소용 없습니다.
그보다 선생님이 먼저 책 읽고, 엄마아빠 어른들이 책 읽는 모습을 보이면 저절로 따라 읽습니다.
책 읽는 좋은 버릇은 어릴 때일수록 몸에 좋습니다.
기쁜 속식하나, 다음달 학교예산으로 2,500권의 아동도서를 들여놓기로 했습니다. 선생님들과 학보모회의 한결같은 바람이었는데, 학교운영위원회도 흔케히 심의하였답니다.
창작동화를 비롯해서 수많은 읽을거리, 갓 지은 밥처럼 따끈다끈하게 준비합니다. 벌써 새책, 그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는 듯 합니다.
리더(Reader)는 리더(Leader)입니다. 책 읽는 아이가 지도자요, 희망입니다.
이참에 우리 학교 아이들 모두 책벌레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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