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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팝니다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9. 7. 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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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팝니다


  어느 날 신문광고에 아버지를 판다는 기사가 실렸다.
  그 광고에는 아버지는 지금 노령이고, 몸이 편치 않아서 일금 십만원이면 아버지를 팔겠다는 광고였다. 
  사람들은 이 광고를 보면서 혀를 끌끌 찼다. 
  다 늙은 할아버지를 누가 사겠냐고 숙덕거렸다.

  그런데 이 광고를 보고 부모 없는 설움을 지녔던 한 부부가 새벽같이 그곳을 달려갔다. 대문 앞에서 몸을 가다듬은 부부는 심호흡을 하고 초인종을 눌렸다.
  넓은 정원에서 꽃밭에 물을 주던 할아버지가 대문을 열면서 어떻게
 왔냐고 물었다.

  부부는 할아버지에게 신문광고를 보고 달려왔다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할아버지가 웃음을 지으며 집안으로 안내했다.
  그 집은 아주 부잣집이었다.

  "아버지를 팔겠겠다는 광고를 보고 왔습니다."

  젊은 부부는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했다.
  할아버지는 빙긋 웃음을 짓더니 말을 이었다.

  "내가 잘 아는 할아버지인데, 그 할아버지 몸이 좋지 않아요. 그런 할아버지를 왜 사려고 하오? 

  젊은 부부는 둘 다 어릴 때 부모를 여의고 고아처럼 살다 결혼했기 때문에 부모 없는 설움이 늘 가슴에 남았다고 말했다. 아프거나 집안이 어렵지 않은 가정이라면 누가 아버지를 팔겠다고 광고를 내겠느냐고…. 비록 넉넉하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살아가는 우리 부부에게도 아버지를 모실 기회가 왔다 싶어서 달려왔습니다."

고 하였다.

  이들 부부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할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이며 돈을 달라고 했다.
  젊은 부부는 정성스럽게 가지런히 담은 흰 봉투 하나를 할아버지에게 내놓았다.
  할아버지는 돈 봉투를 받아 들고 나서 그 할아버지도 정리할 게 많아 그러니 일주일 후에 다시 이곳을 오라고 하였다.

   일주일 후, 젊은 부부는 다시금 그 집을 찾았다.
   기다리던 할아버지가 반갑게 맞이했다.

   "어서 오게나. 나의 아들며느리야. 사실 내가 너희에게 팔렸으니 응당 내가 너희들을 따라가야 한다. 그렇지만 너희가 이 집으로 식구를 데려 오너라." 

   깜짝 놀란 부부는 양자를 데려오면 얼마든지 데려오겠지만 요즈음 젊은이들이 돈만 알기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서
 이해가 되었다. 
  "저희에게 아버지로 팔렸으면 저희를 따라 가셔야지요. 비록 저희들은 넉넉하게 살지는 않지만 , 그곳에는 사랑이 가득한 집이랍니다."

 라고 고집했다.

   할아버지는 진정 흐뭇한 마음으로 말했다. 

  "너희는 참으로 착한 사람들이다. 너희가 부모를 섬기러 왔으니 진정 내 아들딸이다. 그러하니 내가 가진 모든 건 너희 소유다. 너희는 나로 인해 남부럽지 않게 살아라. 이것은 너희가 가진 아름다운 마음에 복을 불러들였다."

  고 하면서 자식들의 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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