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행자 보호자를 보고 지청구하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아니, 개가 그렇게 좋아 졸졸 빨고 살게?”
“허, 그 참! 그렇게 보여? 이참에 자네도 강아지 한 마리 길러 봐?”
“에끼, 이 사람아! 그런 말 하지 마. 징그러워.”
“길러보면 정이 드네. 녀석이 말만 못하지 돌배기 아이랑 똑같아.”
“그래도 난 관심 없네. 어떻게 집안에 개를 두고 키워”
보호자는 할 말을 잊지 못합니다. 사실은 보호자도 3년 전 행자를 만나기 전에는 여느 사람처럼 강아지에 대해서 별반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해요. 그러다가 전혀 생각지도 않게 행자를 맡아 기르고부터 생각이 달라졌다고 하셨어요. 행자도 보호자를 잘 만나 여간 기쁘지 않아요. 오죽했으면 늦둥이같이 살갑게 대하는 보호자를 애써 다그치면서도 한 말씀 빠트리지 않았어요.
“아마 행자 저 녀석이 전생에 지구를 구했을 거야.”
어제도 어느 모임자리에서 그랬어요. 이 말을 들으면 행자는 마치 지구를 구한 독수리 오형제처럼 어께가 으쓱했어요. 그런데 좌중에서 불쑥 보신탕얘기가 나와 가분을 깡그리 잡쳤어요. 그 분은 개는 무조건 키워서 잡아먹어야 한다는 무서운 생각을 가졌어요. 여름 몸보신은 개고기만한 게 없다며 부추기는 바람에 저는 몸이 오싹했어요.
“개고기는 똥개, 황구가 최고지. 저런 푸들은 키워봤자 도움이 안 돼요!”
그 말에 조금은 마음이 놓였으나, 칠월 햇살 따가운 날 얼마나 많은 개들이 몸보신이란 미명하에 세상을 떠날까 생각하면 몸서리 처졌어요. 행자가 사는 읍내에도 ‘건강탕’이란 상호가 붙은 음식점이 더러 눈에 띄어요. 저녁에 보호자랑 산책할 때면 흘깃 눈여겨보는데, 왁자지껄한 사람들이 즐겁게 먹는 음식이 개고기라니 행자 마음이 무척 슬펐어요. 그뿐만이 아녜요. 며칠 전에는 보호자가 친한 친구를 만났는데, 글쎄, 농담삼아 그랬어요.
"물 끓여라"
그 말 뜻이 무엇이겠어요. 행자를 단지 한 끼 먹거리로 생각한다는 게 기분 나빴어요. 올 여름에도 얼마나 많은 개들이 억울한 죽임을 당할까요. 생각할수록 슬프져요. 꼭 보신탕 드셔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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