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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_정호승

박종국교육이야기/삶글명시합평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1. 2. 1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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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

- 정호승

 

나는 길가에 버려져 있는 게 아니다.

먼지를 일으키며 바람 따라 떠도는 게 아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당신을 오직 기다릴 뿐이다.

 

내일도 슬퍼하고 오늘도 슬퍼하는

인생은 언제 어디서나 다시 시작할 수 없다고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이라고

길바닥에 주저앉아 우는 당신이

지푸라기라도 잡고 다시 일어서길 기다릴 뿐이다.

 

물과 바람과 맑은 햇살과

새소리가 섞인 진흙이 되어

허물어진 당신의 집을 다시 짓는

단단한 흙벽돌이 되길 바랄 뿐이다.

 

 

 

우리는 서로 어울리며 살아가는 존재들입니다. 들녘에 추수를 마치고 남겨진 지푸라기는 그 쓸모를 다한 게 아니고, 또다시 누군가의 삶에 도움을 주기 위해 존재합니다. 정호승 시인의 시를 읽고, 요즘 코로나로 어려워진 분이 많은데, 지푸라기라도 잡고 다시 일어서고 싶은 분께 위로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서로에게 지푸라기가 되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작지만 삶의 희망을 보게 만들어주는 지푸라기가 되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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