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선
한 무리의 구두가 들어온다
여기저기 기웃거렸을 구두
종종걸음 쳤을 구두
사무실에 갇혀 있었을 구두
갈 곳 없어 공원에서 죽치고 있었을 구두
삐질삐질 땀 흘렸을 구두
우글쭈글 낡은 구두가
주인 따라 들어온다
눈 감고도 갈 수 있는 길
지하철에서 새우잠 자며
피로를 풀고 있다
또 한 무리의 구두가 들어온다
코가 쭉 빠진 게
종일 거리를 헤맨 얼굴이다.
- 『백수 삼촌을 부탁해요』 (문학동네,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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