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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상호문화이해교육이 절실하다

박종국에세이/박종국칼럼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1. 8. 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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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상호문화이해교육이 절실하다

박종국(다원장르작가)

비단 코로나19 정국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나라는 앞길을 가늠할 수 없는 정치경제사회교육 난국에 처했다. 딴은 예전에 비해 살만해졌다. 무역규모가 커지고, 국민소득도 높아졌다. 덕분에 해외 나들이도 잦았고, 외국인의 입국도 늘었다. 이제 외국인 2백만 시대다. 그럼에도 순수 관광 목적으로 입국하는 외국인은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 3D업종에 취업하기 위해서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가공무역을 주로 하는 우리에게 그들이 없다면 나라 경제가 힘들어질 정도이다. 우리는 어쨌거나 200만 명 외국인과 함께 생활해야 한다(2018년 6월말 229만명을 정점으로, 2021년 7월말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은 198만여명이다. 이는 코로나사태 여파로 19개월째 44만명이나 줄어들었다).

필자가 사는 지역에서도 외국인을 만나는 일은 어렵지 않다. 대다수가 태국이나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인이다. 그들 중 남성은 일자리를 찾아서, 여성은 농촌총각의 배우자로 시집왔다. 그런데 그들은 못 사는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무시당하고, 다른 피부색으로 차별과 학대를 받는다. 이는 옌벤이나 중국 한족과는 판이하게 다른 차별이다. 더구나 영어권 나라 백인(원어민교사)과는 천양지차이다.

이와 같은 차별의식은 아마 하얀 껍데기를 우러러 보는 우리의 편협함과 고정관념 때문이 아닐까싶다. 우리의 지난한 역사가 그것을 말해 준다. 미국에 의한 강점으로 인해 우리는 굴종적으로 그들을 선망했던 게 사실이다(지금도 백인을 선호하는 우리네 속성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어떻게든 그들을 닮고 싶어 한다. 심지어 그렇게 되지 못하는 경우에는 피부만큼이라도 하얗게 되고 싶어 혈안이 되었다. 그들은 언제나 우리의 삶에서 논의의 중점이다.

피부색은 선천적이다. 때문에 그것으로 인간의 가치를 판단하는 그 자체가 무리다. 그런데도 우리의 생각은 어떤가. 단지 피부색 하나만으로 충분한 우월의식을 갖고 동남아인을 홀대한다. 자가당착적인 모순이다.

우리와 피부색이 다른 동남아인이 우리 경제를 담보해내는 노동력이 얼마인가. 인정할 일은 인정해야한다. 일례로 현재 국내 학원 외국인 영어강사는 미국에서 임시직(파트타임)으로 일하던 사람으로, 관광비자로 입국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들은 미국 사회에서 보통 이하의 지적수준을 가진 사람이다(그들의 능력을 폄하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적어도 이쯤이면 우리가 그렇게 선망하는 외국인의 자질 정도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런데도 우리는 무작정 피부색 하얀 미국이라면 좋아한다.

한동안 필자가 논술 강의를 했던 방과후아카데미에 선영(가명, 초등 5학년)이의 어머니는 태국 사람이다. 결혼 15년째로 서른 중반의 아줌마다. 아니, 우리말을 유창하게 구사하고, 자녀 교육에도 우리네 아줌마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미 그녀는 우리나라 사람으로 산다. 한데도 그녀를 우린 동남아 사람이라고 싸잡아 얘기한다(선영이는 다문화가정 자녀로 빤히 등록되었다).

생각을 바꾸고 받아들일 일은 받아들여야 한다. 이미 농촌 지역 초등학교의 경우 다문화가정 자녀가 다수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우리의 잘못된 관념으로 빚어진 편협의식이 성장기에 선 그들의 자녀에게까지 수렴된다면 그에 수반되는 문제는 크다. 대견스럽게도 선영이는 엄마가 태국 사람임을 꺼려하지 않고 당당하다. 반 친구도 선영이의 모습 그대로 받아들인다. 아이의 눈은 순수하다.

인간은 평등하다. "검은 게 아름답다"고 하였던 마루틴 킹 목사의 외침은 지금 미국에서 버럭 오바마에게서 나타났다. 미국이란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피부색을 당연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인지 오래다. 문제는 인간 본연의 능력이고 리더십이다. 우리는 언제까지 피부색 운운하면서 그들을 무시하고 차별대우할 일인지 현실은 아득하기만 하다.

필자는 현재 초등학교 교감다. 당장에 다문화가정 자녀를 담임맡지는않았지만, 전교생 273명 중에 38명이 다문화가정 아이다. 머잖아 급당 사오 명의 아이가 입학한다고 예상된다. 그냥 허두로 대는 수치가 아니다. 엄연한 현실이다. 이제 그들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정작 맞닥뜨려 손잡을 때는 이미 늦다.

무엇보다도 다문화 가정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뒤따라야한다. 다문화교육에서 '모두 다르지만 평등하다'는 상호문화이해교육으로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아울러 한국이라는 국가사회 의식도 평등의 원리라는 관점에 입각하여 피부색에 의한 인간차별은 깡그리 떨쳐내야 한다. 인종차별을 금지하는 법 제정도 서둘러야겠다.

백인을 선호하는 우리의 편협함이 언제 사라질까마는.

|박종국에세이칼럼 202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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