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를 켰더니 아침뉴스멘트가 섬뜩했다. 술 취하는 한국이란다. 이유인즉슨 작년 우리나라 주세가 무려 3조 5천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물론 나랏살림에 가용되는 돈이 주세 하나에만 준거할까마는, 담배와 유류, 귀금속류 등속의 세금보다 술로 인해 거둬들이는 게 으뜸인 세상이다. 이같이 술 마시는 세태에 대해 앵커는, 코로나19로 나락으로 치닫는 경제사정때문이라 단정하기는 했지만, 그보다 젊은 세대의 폭음이 시너지였다고 했다.
예나지금이나 인간사 희노애락에서 빠질 수 없는 게 술이다. 술은 그만큼 인간역사와 궤를 같이 하였다. 헌데 지금 우리나라 젊은 세대의 음주문화는 또다른 특징을 내재한다. 무엇보다 그들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나라경제와 불분명한 직업에 대한 응분으로 술 마신다. 지금 이 땅의 젊은이는 기성세대에 크게 분노한다. 그러다보니 자연 브레이크 없는 또래술문화가 형성되고, 치기어린 술문화에 익숙하게 되어 술을 잘 마셔야 성공한다는 거짓 신화가 자리잡았다.
인간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정도의 차이는 날언정 인간이 잘못 그린 추한 모습이 많다. 전쟁, 착취, 살육, 착취 등의 병적인 현상이 그것이다. 이러한 인간의 추한 역사는 끊임없이 정화하려는 노력으로 그래도 세상이 이만큼 아름답다. 세상을 깨끗하게 하는 힘은 젊은이에게서 나온다. 젊은이란 미래를 담당하는 사람이자 그의 고민은 바로 미래의 밝은 빛이기 때문이다. 젊은이의 분노가 없었다면 세상은 고인 물처럼 고요하기는 할망정 끝내는 썩고 만다.
그래서 젊은이는 현실에 대하여 비판적이며, 저항적이어야 하고, 사회문제에 대하여 무한히 괴로워해야 한다. 앞에서도 밝혔거니와 부조한 세태에 분연히 맞서야한다. 그렇지 못하고 술로써 항변한다는 그 자체는 비겁하다. 내가 사는 시대나 소속한 사회에 대한 온갖 불합리와 부조리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젊은이는 불의와 불법에 대해서 항거하고, 상심하며 책임져야 한다. 그게 젊은이다운 직분이자 세상을 맑게 하는 힘이다.
사람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바로 사랑할 때다. 사랑은 우리 삶을 밝게 하고, 기쁘게 하며, 세상을 풍요롭게 가꾸는 희망이다. 사랑은 단순한 놀음이나 유희가 아니요, 허구나 우상도 아니다. 더구나 사랑은 향락도 아니며, 소유욕도 아니다. 젊은이는 사랑의 실체를 꿰뚫어 보는 눈을 가져야 하고, 사랑의 감정이 무뎌지지 않는 심력을 길러야 한다.
야심한 밤거리를 걷다보면 흥청망청 술 마시고, 곤드레만드레가 되어 거리에 늘브러진 젊은 군상을 본다. 추하다. 젊음은 인생사에서 가장 큰 자존심의 시기다. 세상을 탓하며 자신을 허두로 던지기보다 하루하루를 뜨거운 가슴으로 살아야 한다. 자기를 채찍질하는 준열함과 자기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반성할 때 자기 삶에 대한 혁신과 발전을 이루게 된다. 무서운 절망감에 빠져 몸부림쳐 본 사람만이 꺼지지 않는 희망의 불꽃을 다시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