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마을 부잣집 아들이 소금장수 딸과 사랑에 빠져 혼인을 하려고 했다. 부잣집에서는 소금장수 집을 무시하며 심하게 반대했다. 그러나 그 아들은 "그 여자가 아니면 장가들지 않겠다"고 우겨 힘겹게 결혼 승낙을 받았다. 하지만 혼인을 반대한 부잣집에서는 며느리에게 심한 시집살이를 시켰다. 시집살이가 어찌나 지독한지 마을 전체에 소문이 자자했고, 소금장수 부부도 그 소문을 듣게 됐다. 시름에 빠진 소금장수 부인은 남편에게 "사돈댁을 우리 집에 초대해 음식 대접을 하자" 고 제안했다. 그러나 부잣집에서는 소금장수 부부의 초대를 거절했다. 그 후 여러 번 간청하자, 부잣집 부부는 마지못해 초대에 응했다. 소금장수 부부는 사돈 내외가 오자,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갖가지 음식을 잔뜩 차려 밥상을 올렸다. 그런데 사돈 내외는 여러 음식에 불만족스러운 얼굴로 숟가락과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음식이 너무 싱거워서 먹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모습을 본 소금장수 부부가 물었다. "사돈 어째서 음식을 들지 않으십니까?" 사돈 내외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음식을 사양했다. 그때 소금장수가 말했다. "사돈 내외께서 어째서 음식을 드시지 않는지 저희도 압니다. 죄송하지만, 모든 음식에 소금을 넣지 않았습니다." 소금장수 부부는 소금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우쳐주려고 일부러 모든 음식에 간을 하지 않았던 거다. "임금님이든 사돈 같은 부잣집이든 소금이 들어야 식사를 맛나게 먹습니다. 또한, 관리자가 되었든 농부가 되었든 저마다 자기의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야 세상이 돌아가지 않겠습니까? 소금장수의 딸이라고 차별하지 마시고, 저희 딸을 이뻐해 주십시오." 소금장수의 말이 끝나자, 사돈 내외는 말했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귀한 깨우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며느리 걱정 마십시오. 저희가 딸처럼 돌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