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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어느 하루 일상

박종국교육이야기/함께하는교육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1. 10. 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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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어느 하루 일상

박종국

오늘은 아침부터 시간 잔챙이가 났다.
전혀 예정에도 없는 지체였다. 그렇지만 일언반구의 원망도 하지 않았다.
그나저나 밀집된 아파트생활 구조가 더 많은 사투를 벌이게 할 지점에 이르렀다.
정말이지 차량이 너무 많아졌다. 이제 차를 몬다는 그 자체가 생활이 되었다.

출근길에서 앞서거니뒤서거니 요령을 피우는 미꾸리지(?)가 눈에 띄었다. 대개 비까번쩍한 신형차다. 어렵사리 차를 구입했으니 자기만족에 겨워 그만 거리를 활보한다. 그런데 그만하면 족히 봐줄만하다. 누구나 생애 첫차를 뽑았을 때 그런 기분이었다. 몇 번을 추월당하고도 그저 지켜보며 운전했다.

라디오뉴스를 들으니 진행자가 음주운전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 우리사회 음주운전 경력자(?)가 너무 많다는 통계를 들이댔다. 놀랄 일이다. 초범은 고사하고 음주운전 재범이 수두룩하다고 했다. 세 번째면 삼진아웃으로 곧바로 구속인데도 그런 사람일수록 술을 끊지 못한다고. 음주운전은 폭력이요, 살인행위다.

학교에 다다를 즈음 실버봉사단이 청소봉사를 하신다. "어르신, 아침부터 수고많으십니다. 고맙습니다." 차를 세우고 인사를 드렸다. 그랬더니 "아니여, 좋아서 하는거여? 운동도 되고 기분도 좋아. 오늘 교감샘은 출근이 조금 늦네?" "네, 그럴 일이 좀 생겼습니다. 수고하세요." 그랬다. 오늘은 출근이 조금 지체되었다. 평소 같으면 늦어도 8시면 학교 도착하는데.

그래도 환한 얼굴로 등교하는 아이들을 만나니 구겨졌던 마음이 싹 펴졌다. 일일이 인사하는 아이들, 건강한 웃음이 내게 보약이다. 서둘러 각반 출석상황을 챙겨보고, 발열상태도 지켜봤다. 항상 일착으로 출근해서 발열체크를 하는 보건선생님 덕분에 오늘도 별 이상없이 힘찬 하루를 시작했다.

점심급식도 무난하게 이루어졌다. 하굣길 아이들을 배웅하고,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을 챙겨봤다. 다들 건강하게 참여했다. 유치원방과후도 마찬가지다. 맞벌이부부에게 커다란 보탬이되는 돌봄이다. 현재 우리학교는 방과후학교 8과정, 돌봄교실 2학급, 유치원 2학급(특수1학급)이 운영중이다.

4시 30분, 학교텃밭에 들러 배추벌레를 한 컵 잡아내고, 배추와 상추에 물을 흠뻑 주었다. 교감 본연의 업무 이외에 번외로 하는 노작이다. 교무실에 들러 여러 선생님 퇴근을 독려했다. 소신껏 소임에 충실한 선생님, 늘 고맙다. 교사는 아이들에게 충분한 베품을 안겨주어야 한다. 그게 우리학교 선생님들의 한결같은 품성이다.

그리고 나면 나는 짐을 챙겨 도서관을 향한다. 작년부터 하루도 빼먹지 않고 계속하는 일이다. 아들이 제 삶의 터닝포인트를 완결하는 그날까지.

하루일상이 참 야무지게 길다.

|박종국참살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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