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활력과 취미생활
박 종 국(다원장르작가)
20세기 최고 지도자였던 윈스턴 처칠, 위대한 군인이요 정치가였던 그는, 글 솜씨나 그림 그리기에 남다른 조예를 가졌다. 그렇기에 자신의 생활에 여유가 영국 국민에게 신뢰와 안도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처칠의 멋진 삶을 볼 때, 한 사람의 다양한 취미 생활이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얼마나 소중한지 가늠하게 된다.
또한 취미생활에 대해 그는, “취미 생활은 삶의 여유를 준다. 특히 노년일수록 필요하다. 늘그막에는 취미 생활을 익힐 수 없다, 젊은 시절부터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알베르트 슈바이처도 취미로 삼은 파이프 오르간 연주를 통하여 아프리카 오지에서의 무료함과 울적함, 답답함을 메웠고, 마음의 평정까지 얻었다고 한다. 진정한 취미 생활은 나이를 초월하여 삶의 활력에너지를 되찾아주는 원천이다.
나이가 들수록 취미생활은 필수적이다. 건전한 취미생활은 인생을 보다 풍요롭게 한다. 살다 보면 온통 즐거운 일만 연속되지 않는다. 생로병사를 다 겪어야 하는 게 우리네 삶이다. 그래서 그 과정을 통하여 어렵고, 힘들고, 괴롭고, 답답한 일을 숱하게 만난다. 하여 얽히고설키는 인간관계로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인생이 온통 먹빛으로만 채색되는 그림은 아니다. 서로 이해되지 않고, 하찮은 일로 얼굴 붉혔다 하더라도 그러한 일보다 서로 좋은 환한 낯빛으로 웃을 일이 더 많다. 성공과 실패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세상사는 일에는 희비의 쌍곡선이 일란성쌍생아처럼 닮았다. 그게 인생사는 맛이다.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세월의 빠름을 실감한다. 나이 듦에 대한 애틋함을 피부로 느끼기 때문이다. 더러 정년을 얘기하고, 노년의 삶에 대한 갈망을 짚어보기도 한다. 누구나 자신이 늙었움을 인정하기 힘들다. 그렇겠지만, 일회적인 인생에 반드시 거쳐야하는 삶의 노정을 무계획하게 받아들이기보다 매사 적극적으로 경영하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한데도 더러는 돈만으로 모든 게 가능하다고 자신한다. 엄청난 너스레이다. 오직 물질만으로 자신의 노후생활을 보장하겠다면 허망하기 그지없다. 그것은 단지 생물학적인 욕구충족만 잇대어줄 뿐 참다운 삶의 향기를 뿜어내지 못한다. 평생 동안 일구어왔던 자신의 삶 자체가 오직 의식주를 감당하는 데만 소용한다면 너무 가혹한 일이다. 그런 삶에 안주하며 살기보다는 차라리 눈 감는 게 더 편하다. 속단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삶의 가치는 딴 게 아니다. 나이가 듦에 따라 마음의 지평을 넓게 가져야한다. 뿌리 깊은 나무가 더 많은 가지를 가지고 푸름을 자랑하듯이 여러 친구와 더불어 사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다양한 취미생활을 가져야한다. 친구와 교유하면서 취미생활을 한다면 그 어떤 명약보다도 확실한 약효이다.
처칠이 칭송을 받고, 슈바이처가 시대를 초월하여 추앙을 받는 이유는 뭔가. 그들의 명예보다는 바람직한 취미생활이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신뢰감을 주고 활력을 주었다. 게다가 취미생활의 명약을 충분히 발현한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평소 취미생활을 꺼려한다면 무미건조한 삶을 영위할 수밖에―.
|박종국에세이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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