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열망을 이뤄낼 사람은 교사다
박종국
교사가 의욕적으로 학생을 가르치는 일은 충분히 대접 받아야 한다. 더구나 교직은 내적 동기를 갖고 하는 전문직이다. 따라서 교사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개혁적인 교육 시도는 바람직하나, 교육에 단기간의 경제적 수익을 목표로 하는 시장지향적 개혁은 분명히 잘못된 전략이다.
항간에 교사연금과 정년보장에 대해 비난을 퍼붓는 여론은 잘못되었다.
가령 교직사회도 성과급을 도입해 근무평점이 낮은 경력교사와, 연봉이 높은 교사는 내보내고, 젊은 교사를 임시교사로 대체해 비용을 절감한다는 의도는 지극히 잘못된 방향이다.
최근 많은 경력교사가 교직을 떠났다. 교사경력 기간의 최빈값이 1년이라면 어떻게 될까?과연 교사급여 비용을 낮게 유지한다고 공교육의 이윤이 증대할까?단언코 아니다. 모든 병원 의사 중 1년차 의사가 많다고 상상해 보라. 난리가 난다.
교육분야에서 단기간 경제적 수익을 창출하려는 이익지향적 정책과 전략에 대한 논란은 상당하다. 그런데 대부분의 교육선진국은 이런 정책이나 전략은 시행하지 않는다.
공교육이 침체에 빠졌다. 교육개혁도 마찬 가지다. 적어도 학교현장교사는 그렇게 생각한다. 이는 사회 거의 모든 곳에서 공교육에 대한 질타가 거세졌다는 걸 의미한다. 교육이 공동선을 위한다는 교육본질에 대한 믿음이 희박해졌다는 증거다.
세상은 빠르게 변한다. 하지만 늘 올바른 방향으로 변하는 건 아니다. 그 점에서 보면 최근에 들어 교사에 대한 사회적 공격과 비난이 날로 거세졌다. 그런 까닭에 교직은 날로 평가절하되었다.
필자가 교직에 발을 들여놓은 계기는 가정환경적 요인이 컷으나, 아이와 함께하는 게 좋았고, 그들을 올바르게 성장시킨다는 교육목적이 좋아서 교직, 그것도 초등교직을 택했다. 한데도 정년퇴임을 몇 년 앞둔 시점에서 보건대 그 열망은 아직도 요원하다.
학교는 교직을 좋아하는 교사, 배움에 적극 참여하는 학생이 함께하는 교육현장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제 이런 교육은 더는 공식적으로 존중받지 못한다.
교사의 교수행위에 대한 공격을 넘어, 교사의 인격에 대한 모독이 그것을 반증한다. 경제가 어렵다고 교사가 애써 불입한 연금을 사회적 사치로 단정하며, 적정 수준으로 삭감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세계경제의 붕괴 이후 대중의 분노는 재벌이나 은행가가 아니라 공무원과 공공영역 종사자, 특히 교사를 향했다.
현재 39년 경력교원인 필자는 1983년 3월 1일 월급 131,000원의 박봉을 받으며 교직을 시작했다(그때 현장근로자의 월급이 교사의 3~4배였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수준을 능가하지 못한다. 그러니 더는 무턱대고 이 땅의 교사를 폄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 이 순간, 대부분의 교사는 자기 직분에 열심이다.
아이들이 눈을 반짝이며 공부하고, 자신이 추구해야 할 삶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사회현상에 대한 공평함과 사회적 약자를 위하겠다는 헌신성이 돋보일 때, 그 하나만으로도 교사는 자신의 직업에 감사하고, 기쁨과 환희를 느끼며, 자신이 제대로 교육한다는 확신을 갖는다.
그게 교사의 보람이다.
한데, 20년 이상 계속된 교육개혁이 교사를 지치게 만들었다.
단지 상벌을 기준으로 삼는 교육개혁은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 또 그런 그릇된 교육적 요구가 빗발치는 환경에서 교육자의 보람이란 아주 먼 일이다.
학교교육은 궁극적으로 아이의 수업을 매일,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수많은 교사와 학교리더의 참여 없이는 어떤 가치로운 일을 제대로 이뤄내기 어렵다. 때문에 정부나 교육당국은 학교교육 변혁에 대한 올바른 방향감각을 갖고, 제대로된 지원과 영감은 물론, 긍정적인 메시지를 끊임없이 던져주어야 한다.
또한, 학부모도 자신의 교육적 심미안을 높여 지녀에 대한 교육적 기대치를 높이고, 모든 아이의 교육적 열망도 똑같이 관심가질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그 일을 해낼 사람은 교사다.
그 변화의 에너지가 교육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내는 바로메다다.
|박종국 다원장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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