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나잇값
박종국
중년이면 마땅히 나잇값을 해야 한다. 링컨의 말처럼 마흔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할 나이다. 사십대 이후의 남자는 얼굴보다 인품이 매력이다. 사십년쯤 살다보면 얼굴에 그 사람의 결이 나타난다. 그 성품에 미소가 더해지면 이십대보다 더 멋져 보인다.
나잇살 들수록 현명한 지혜를 가져야 한다. 그러자면 반드시 고전을 읽어 보라. 혹 예전에 읽었다고 하더라도 다시 읽어야 한다. 집에 없으면 헌책방을 뒤져 해묵은 문고판이라도 사서 읽어라. 언젠가 이름을 들어 본 책을 하나씩 다시 읽기 시작하면 왜 이런 책을 중고등학교 때 읽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든다.
중년에는 무엇보다 먼저 잊고 지내던 옛 친구 찾아라. 이런 저런 이유로 인연을 이어 가지 못하는 친구, 찾아서 다시금 우정을 아로새겨야 할 시기다. 돈 되는 친구만 찾아다니지 말고, 돈 안 되는 친구도 다정하게 찾아라. 그 친구는 지금 어디서 무얼 하며 살까? 언제나 만나고 싶은 친구, 주저 말고 찾아라.
나잇살 더할수록 말수를 줄여라. 허풍을 버려야 한다. 이제 지위나 명예를 높이거나 큰 돈을 벌어도, 철이 들거나 좋은 사람이 되기에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친구와의 사소한 약속을 중히 여기고, 사족을 달며 허풍 떠는 버릇을 고쳐야 한다. 버릴 걸 버리지 못하면 늙어 혼자 살아야 한다.
인품과 미소 못지 않게 신세대 유머를 익혀라. 젊은 후배와 함께하는 자리.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도통 알아 들을 수 없다면, 후배는 당신과 함께하는 자리가 거북하다. 젊음의 감각을 열심히 배워서 모두에게 웃음을 선사해라. 그게 중년 나잇살이 주는 가장 큰 보시다.
그만하면 인생을 참 잘 살았다고, 칭송받는다.
|박종국에세이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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