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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도 친구가 필요해요

박종국에세이/행자 이야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3. 3. 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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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도 친구가 필요해요

박종국


  서로 잘 어울려 노는 강아지를 보면 예뻐요. 그래서 강아지는 처음 친구를 만나는 게 중요해요. 만나기 힘들기 때문이에요. 강아지가 친구 만들기를 한다면 얼마나 좋까요.

  요즘 보호자는 거의 다 직장생활을 하기에 강아지가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요. 때문에 당연하고 우울증도 심해요. 해서 함께 지내는 친구를 만들어주면 좋아요. 그런데 강아지 한 마리 기르기도 버거운데, 두 마리를 입양한다는 게 쉽지 않아요. 게다가 강아지는 보호자에 대한 독점욕이 강해요. 그래서 나중에 데려온 강아지에게 지나친 관심을 보이게 되면 질투심으로 싸움을 하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요. 행자도 보호자가 어느 집 텃밭에 매어둔 길순이한테 사랑을 쏟는 모습을 볼 때, 심하게 야단을 떨었어요. 또, 집단생활을 하게 되면 영역 의식이 강화되고, 주변에 대한 경계심이 커져서 작은 소리에도 곧장 짖어요. 그러니 자연 이웃에 층견소음으로 보호자가 신경 쓰여요.

  강아지는 보호자가 같이 놀아줄 때 기뻐해요. 하지만, 자기들끼리 어울려 노는 걸 더 좋아해요. 그러면 서로 쫓고 쫓기거나, 맞붙어 뒹구는 등 단순하고 소박한 놀이를 반복하지요. 보호자가 보기에는 금방 지루하게 보이나, 강아지는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않아요. 왜 아이도 모래성을 쌓으면서 자기 일에 흠뻑 빠졌을 때 가장 행복하잖아요. 이러한 소박한 놀이가 강아지에게 비로소 재밌는 놀이예요. 그런데 강아지가 노는 모습을 지켜보면 여러 마리가 모여 놀아도 함께 어울리지 않아요. 쫓고 쫓기는 놀이를 하는가 하면 공놀이를 하는 강아지, 가만히 구멍을 파는 강아지 등 한 가지 놀이만 하지 않아요. 이것은 사람이 유아기 때 나타나는 놀이와 비슷해요.

  강아지는 친구와 함께 놀이하는 게 중요한 일이에요. 그래서 보호자는 가능한 강아지가 함께 어울릴 기회를 많이 만들어 주는 게 좋아요. 그런데도 좀처럼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강아지가 많아요. 그 원인으로는 다음 두 가지에요. 그 첫 번째는, 야생시대의 성격이 남은 경우예요. 무리를 소중히 여기고, 그 무리의 리더에게 충성을 다하는 타입의 강아지는 좀처럼 친구를 사귀지 못해요. 다른 무리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개의 기본 원칙에 충실하기 때문이에요. 어떻게 보면 융통성이 부족한 타입이지요. 행자도 그런 편이에요. 이러한 성격은 유전적 요소가 강하고 품종에 따라 차이가 나요. 일반적으로 미국이나 유럽의 개에 비해 스피츠계의 개에게 이러한 경향이 짙게 남았어요.

  두번째 경우는, 강아지의 사회성 부족 때문이에요. 강아지는 개의 사회에 통용되는 상식을 가졌어요. 가령 강아지끼리 만났을 때에는 반드시 상하 관계를 확실히 하기 위한 의식이 필요해요. 그런데 이러한 일을 할 수 없는 강아지는 반드시 트러블을 일으켜 강아지로부터 소외되기 마련이에요. 태어나자마자 너무 빨리 부모나 형제견과 떼어놓으면 강아지로서 사회성을 배우지 못하기 때문에 친구가 없는 개가 되기 쉬워요. 또 지나치게 응석을 받아주거나 다른 강아지와 접촉할 기회가 적은 개도 이런 경향을 나타내요. 단, 이러한 강아지도 보호자의 관심에 따라 무리 속에 들어가 친구를 만들어요.

  그래서 무리에 속하지 못하는 강아지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확실한 길들이기가 우선이에요. 길들이기란 인간사회의 규칙을 지키게 하는 거예요. 다른 강아지를 본 순간 보호자의 말도 듣지 않고 막무가내로 짖어댄다면 친구를 사귀기란 묘연한 희망에 불과해요. 제대로 길들여진 강아지는 보호자가 친하게 지내기만 해도 사이좋게 어울려요. 단, 강아지에게도 성격차이가 나 잘 지내는 상대를 만나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상대도 많아요. 서로 맞지 않으면 좋은 친구가 되기 힘들어요. 그렇지만 길들이기가 잘 되면 적어도 싸움은 하지 않아요.


  보호자는 강아지에게 사람다움과 강아지다움을 동시에 기대해요. 그래서 자신의 강아지가가 다른 강아지와 잘 어울려 노는 걸 보면 흐뭇해해요. 또 강아지한테도 사람과 쾌적한 생활을 영위하면서 생물학적으로 자신이 개라는 사실을 자각하게 해주어야 해요. 때문에 사람에게 사육되는 강아지도 다른 강아지와 어울리고 싶어해요.

 강아지가 친구를 사귀는 일은 보호자에게도 바람직한 일이에요. 보호자의 강아지가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하는 타입이라면 보호자가 도움의 손길을 보내야 하지 않을까요?

|박종국에세이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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