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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잠언 -30년 후 나에게

세상사는얘기/소요유소요유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3. 4. 1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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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잠언
-30년 후 나에게



박 종 국

종국씨, 무엇보다 나이들수록 당당하게 살아야 하네. 혼자 지내는 법 충분히 익히고, 남이 나를 보살펴 주기를 기대하지 말게. 편한 일 좇지 말고, 어떤 일이든 자기 힘으로 해야 하네. 죽는 날까지 일거리를 가졌다면 그건 최고의 행복이겠지. 나이들면 서러운 일 많아지네. 각오해야지. 홀대 받지 않으려면 젊었을 때 보다 더 많이 움직여야 하네.

늙으면 자연 시간 많아지네. 당황해 하거나, 성급해 하지 말고 운동 하게나. 언제나 체력 좋고, 기억력이 왕성하다고 자랑할 게 아니네. 건강을 과신하지 말게나. 그딴 떠벌이는 하루밤에 안녕이네. 노친네일수록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버릇이 보약이네.

현재 괴롭다고 비관하거나, 외로움을 만들지 말게! 늙은이라고 냉정하게 대하더라도 화내지 마시라! 설혹 자식이 무시하더라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 다 부질없는 인간사에 지나지 않네. 아내의 바가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지마. 팔순구순 건강하게 해로하는 복도 만만치 않아.

무엇보다 친구를 각별하게 대하라. 노년에 말벗이 되는 친구는 그대 삶의 훈장이자  성공작품이다. 특히 인생의 고락을 함께 한 친구는 우러러 뫼시라. 그 친구는 누군가? 지금 자네를 가장 부추기고 사랑하는 사람일세. 생각이 짧은 사람은 눈앞의 잇속에만 발발거리지만, 현명한 사람은 친구의 뒤안을 먼저 챙기네. 친구가 좋으면 영원히 좋아 하시게. 친구는 또다른 나야.

그러나 아주 오랜 훗날 친구가 앞서가더라도 지나치게 슬퍼하지 말게! 세상 떠나는 건 순서가 따로 없네. 설령 그대가 먼저 가더라도 슬퍼할 게 아냐. 아내도 마찬가지네. 그보다 고독함을 이기려는 비책으로 취미와 봉사생활을 열심히 하시게! 나이들수록 더 많은 친구와 교유하고, 남을 위하고 베풀게. 그러나 어떤 일을 하든 절대로 드러내놓고 공치사는 하지 말게! 모든 일에 감사하는 마음 하나면 충분하네!

속마음과 다른 인사치례는 하지 말게! 칭찬하는 말은 조심해서 내뱉고, 상대가 원하지 않으면 충고하지 말게. 괜한 일로 남의 생활에 참견하지 말게나! 평생 이 나라 교육을 위한 분투하였던 그 열정, 제자가 그 바람 일구는 걸 지켜만 보시게. 좋은 일 궂은일 그 속에 다 드러나게 마련이네. 결코 후회한다는 일 내세우지 말게. 지난하게 서툴렸던 삶, 애꿎은 사랑도 손꼽아보니 다 아름답지 않은가. 그만하면 만족하시게. 세상 잘 살았네. 까짓 사회적 지위나 명예가 뭐 그리 중하나?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네. 매사 맹신하지 말게나. 몸에 좋다고 아무 약이나 먹지 말고, 남에게 권하지도 말게나! 자기 의사를 정확하게 밝히고, 부정과 불의에 야합하지 말게나. 겉과 속이 다른 말을 하지 말게! 어떤 상황에도 남을 헐뜯지 말게!  

잠깐 만나 하는 말 귀에 담아 두지 말게! 가끔 오는 식구보다 매일 보살펴주는 친구, 이웃에게 감사하게나! 할 수 없는 일은 시작도 하지 말게! 반려동물은 행자하나만 충분했네. 스스로 돌볼 수 없는 동물을 기르지 말고, 사진이나 감사패, 내 옷은 항상 정리하고 살게나! 거추장한 등속은  쌓아두지 말게나. 노년에 그만큼 추악한게 또 없네. 늘 그랬지. 산책하듯  소요유하며 살라고.

종국씨, 30년 후 당신은 후덕한 늙은이가 되어야 하네! 스스로 즐겁게 사려면 먼저 베푸시게! 그러나 돈만 주면 다 된다는 생각은 말게! 일을 시킬 때는 자식보다 다른 사람에게 청하시게! 일 시키고는 절대로 잔소리하지 말고! 평생을 갈망했던 일, 북카페 풀꽃향기를 통해서 끝없이 베푸시게. 자네와 함께 하는 사람이 진정한 친구네. 늘 달뜬 마음으로 그들과 권작하시게. 자네 늑살처럼 그래, 술꾼이 일꾼이었네.

사족이 길어지네. 외출할 때는 항상 긴장하게! 젊은 사람 가는데 동행하지 말게나! 여행을 떠나면 그곳에서 죽어도 좋다고 생각하시게! 이사를 가거나 대청소를 할 때 자리를 피해주게! 음식은 적게 드시게! 방문을 자주 열고 샤워를 자주 하게! 몸을 단정히 하고, 구취 체취에 신경 쓰시게! 옷차림은 밝게, 속옷은 자주 갈아 입으시게!

이웃을 사랑하고, 늙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세! 인간답게 죽는 모습을 자식에게 보여줘야 하네! 늙그막에 잘못 죽음은 자식에 대한 배반이네. 스스로에게 비굴하게 살지 말게나. 아름다운 죽음을 고집하시게. 긴긴 인생 얼마나 값지게 사셨나. 곧장 죽어도 후회 없는 삶이 먼저네.

늘 감사하시게. 그리고 또 감사하게!
항상 기도하시게. 그리고 또 기도하게!
언제나 기뻐하시게. 그리고 또 기뻐하게!
그게 최고로 멋지게 사는 인생이네.

날마다 꼭두새벽에 허튼 글 쓰느라 수고하셨네.
그러나 지독스럽게 읽어준 응원군에게 보내는 찬사는 잊지 마시게. 그 사람이 그대 삶에 신선한 활력에너지였음을.

|박종국참살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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